사람

생일 축하합니다~

비누바구니 2021. 11. 28. 10:07

일어나 아이들 밥 주고 어제 만든 바구니에 마감재 먹이고 

[카톡의 생일축하 메시지]

어제 찍은 사진들을 내가 내 pc 카톡으로 보내 놨기에 (카톡으로 보내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설명하게 될지도) 열어보니 맨 앞에 카카오프렌즈가 나와서 내 프로필을 배경으로 꽃을 흩날려주고 있었다. 그렇지, 내 생일을 나보다 카톡이 먼저 알아버리는 세상, 그리고 그런 나이가 됐지...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해마다 받던 이런 진심 없는 형식적인 축하가 이번에는 반갑고 감사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외에는  문자라도 하나 받을 곳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겠지...? 

 

좀 오래 전에(10년은 안 된 것 같다), 모두와 단절된 채 병에 걸려 혼자 살던 여성이 보험가입 권유 광고 메시지에 "-.-"이라는 답장을 보내놨더라고, 그것이 그 여성의 유일하고 마지막인 세상과의 소통이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고 그것이 늘 마음에 남아 있었는데 나도 드디어 이런 소통을 하기 시작했구나 ㅎㅎ;;

[물 한 방울 없이 제 몸을 녹여 싹을 틔우는 마늘]

내게 보내는 생일 축하 카드 - 말라 비틀어진 마늘에서도 새파란 싹이 나고 있다는 기적과 같은 삶을 축하 해~

 

내 삶만 기적인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우주이자 기적인 것은 여러 말할 필요가 없지만 나는 60년 인생 처음으로 스스로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이렇게 말라비틀어진 마늘에서 새파란 싹을 틔우듯 살아낸 나에게 칭찬을 보낸다. 살아줘서 고마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