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갑질 위에 또 갑질?

비누바구니 2021. 9. 12. 08:57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스스로 도와주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조건이 있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 삶의 행로를 바꾸는 조건이었다. 단칼에 거절했다가 "그래, 하지 머" 몇 달 후에 수락, 도와달라 하니 또 다른 조건이 나온다. 진짜로 상대의 삶을 손가락에 걸고 요리조리 장난질 치자는 수준의 요구였다. 그런 사람도 있고... ㅎㅎ, 그런 조건을 "살아남기 위해" 받아들인다면 죽는 게 낫다는 게 내 신념이다, 그래서 차리 죽어라! 했다.

그리고 택배기사님,
온 국민이 다 알다시피 을 중에 을로 알려진 분들이다. 그런데 말이다, 타 블로그에 있을 때 더 자세하게 썼지만

이런 일이 있었고 도무지 그 행위가 이해되지가 않아 본사에 1:1 질문글을 올렸다.

[택배 회사에 1:1 문의]

이틀 후, 영업 개시일인 월요일에 전화가 오긴 했었다. 송장번호를 10개 정도 불러달라 등등, 내 느낌으로는 본사에서도 이걸 꽤 큰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긴 했다. 두 번이나 전화가 왔고 메일로 증명 파일을 보내달라고까지 했으나 뚜렷한 대책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이 없다.

아래층의 같은 택배를 쓰는 가게에 전화를 해보니 자신도 알고 있고 물어볼 생각은 있으나 아마도 그 기사분, 곧 그만두지 싶어 추이를 살피고 있다고 하신다.

내가 더 벌고 덜 벌고의 문제가 아니라... 뭔가가 계속 썩어가고 있다는 느낌. 원칙도 진심도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됐다는 느낌... 베이비붐 세대라면 대부분 이해하실 것이다, 뭔가 시궁창에 빠진 듯한 이 느낌. 이대로의 단가로 간다면 나 또한 고객들에게 사기를 치는 셈이 되지 않는가!

확실한 것은 택배비는 회사와 등급을 막론하고 10% 오른 것이 정상이라는 것. 그러니 지금도 택배비 변동 없이 계속 판매하시는 분은 그동안 송료에 대한 어떤 조작이(물건값 내리고 대신 송료 올리고) 있었거나 나처럼 10% 이상 올린 분은 알면서도 당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

[침 바른 주먹이나 하나 먹어라!]

정리해보니 이 세상은 모두가, 어떤 위치에서건 어떤 형태로건 갑질 하는 세상, 을에 위치에 있어야 할 사람은 언제나, 무슨 일이건 을이어야만 하는 세상이라는 것. 알량한 재력 하나로 남의 인생을 손가락에 감고 놀고 싶은 사람이나 제가 을인지 갑인지 짐작도 못하고 무조건 갑질 하는 사람들, 세상이 그런가 보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어떤 일에 있어서도 갑의 위치에 설 자신이 없다. 갑이 되어 을에게 줄 상처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갑과 을이 왜 존재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