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들에 엑스레이 찍는다냥~

요즘 우리집 장남 고양이 철수는 요즘 이러고 있지 않으면 대부분은 내게 와서 치대고 있기 때문에 어디서 무얼 하는지 늘 알고 있는 편이지만

우울하게 누워 있는 고양이

특히 침대 위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는 하얀둥이 경철 고양이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근래 3달간 해 온대로 침대 밑에 있겠거니 생각하다가 그래도 정 불안해지면 찾아 나서거나 들리지 않는 걸 뻔히 알면서도 애타는 마음으로 소리내 부르면 돌아다니는데

침대 밑에서 몸을 반만 내밀고 잠 자고 있는 고양이

이 날도 드디어 찾아나서려고 침대 밑으로 내려 서다가 허걱! 고양이 밟을 뻔! (정말이지 큰 일날 뻔했다) 대개 고양이들은 하다못해 A4용지라도 하나 깔고 앉아야 마음이 편한 동물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녀석은 자주 이렇게 맨바닥에 드러누워 단잠을 잔다.

잠에 완전히 취해 눈을 못 뜨는 고양이

그러다 플래시를 터트리는 것도 아닌데 기가 막히게 사진 찍는 기색을 알아차려서 잠에 빠져 눈도 못 뜨면서 일어나 앉는다. "아이고, 그냥 자거라~ 뭐 할라고 일어나노..." 정말 푹 자고 있었던 모양인지 단잠을 깨운 것 같아 많이 미안하게 만드는 표정이다.

잠이 덜 깬 채로 일어나는 고양이

저렇게 잠이 덜 깼으면서도 "그러면 내가 집사 옆에 가 줄게~" 하고 꾸물꾸물 일어서는 착한 효도냥에게 "아니, 안 와도 돼!" 집사는 질색을 하지만 이 때는 진짜로 아무것도 안 들리는 고양이가 돼

집사를 빤히 바라보는 고양이

"나 잠 다 깼어요~" 무엇을 잔뜩 바라마지 않는 눈길로 집사를 응시한다. "줄 거 있어서 찾은 거 아녀 이넘아!"

침대 밑에서 몸을 반만 내밀고 대답하는 고양이

그렇게 아이를 찾다보면 때로는 마치 들리는 아이처럼 침대 밑에서 "왜애?" 소리가 들려 내려다 보니 이러고 있기도 하고

온돌에 드러누워 봄 지지는 고양이

그리고 또 다른 날, 침대에서 내려서려다 또 다시 허걱! 한다. 지난 번에 몸이 반만 나와 있어 밟을 뻔 했다고 호들갑을 떨어서 그러는가 이 번에는 잘 보이라고 몸 전체가 다 나와 침대 바로 밑 맨바닥에 노숙을 하고 있다 - 진짜로 집사가 발을 내리면 밟기 딱 좋은 자리다

깊은 잠에 빠진 고양이 형제

경철이는 보기보다 수더분한 구석이 있어서 철수와 다르게 이렇게 자주 노숙을 하는 편이다. 이 장면이 두 고양이의 다른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남들이 보면 "저 집구석에는 고양이 잠 자리 하나 안 마련해줬나?" 할 것만 같아 부끄러워 죽겠다, 이 넘아! 멀쩡한 집구석에서 노숙냥 포스라니 말이다

잠에 덜 깬 얼굴을 한 하얀 고양이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렇게 바닥에서 노숙을 하고 깼을 때 유독 깊이 잠 들었던 표정을 하는데, 생각 해보니 보일러 때문이었다. 올 해는 아이도 아프고 인간도 10월 중순부터 어슬어슬 추위를 타기 시작해 일찍 보일러를 돌리기 시작하니 저도 노쇠, 병약한 고양이라 그런가 온돌에 뜨끈하게 몸을 지지는 것이었던 모양이다. - 이름하여 "구들장 엑스레이"

하품 하는 얼룩 고양이

그래, 이제는 우리도 좀 따뜻하게 살아 보자꾸나, 는 집사 말에 "잔성, 대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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