홑(홀)집사의 아픈 두 손가락

우리 철수 고양이는 요즘, 말했다시피 우울증이라 좁디좁은 캣타워 구멍 속에 들어앉아 있기를 즐기는데 얼마나 좁은지 집사가 손울 넣어 밥 먹으라고 엉덩이 밀어내기도 불가능한지라

우울한 고양이

어쩔 수 없이 식탁도 없이 이렇게 밥그릇만 겨우 남는 공간에 넣어드리면 굶어 죽기는 싫은지 웅크린 자세 그대로 밥을 드시는 일이 잦아졌다

소파에서 곤히 잠자는 고양이

그리고 오후에, "우리 병원 갔다 올게~" 인사를 해도 가등가 말등가...

간식을 먹으려다 이 쪽을 바라보는 고양이

병원에서 돌아오니 과자병에서 과자를 꺼내 먹을까 말까 한 찰나였던 듯 김 샌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본다

새로운 캐리어의 냄새를 맡는 고양이

그래도 고양이 삼신의 호기심은 어쩔 수 없는지 경철이 이 속에만 들어갔다 나오면 왜 저 지롤을하는지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아파도 요염한 자세는 양보 못해!) 궁금하기는 했던지 캐리어 위에 올라가 냄새도 맡아보고

이상한 냄새가 나는 물건들을 일일이 점검하는 고양이

약봉지도 일일이 검사하고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 동생의 냄새를 점검하는 형 고양이

"니 내 동생 맞아?" 하는 듯 경철에게 가 냄새를 킁킁 하고는 무엇인지 수상쩍은 것이 스트레스가 되는지 작은 방문에 달려 있는 캣트래퍼로 우와아! 소리지르며 한 바탕 뛰어올랐다 내려오더니

캣휠을 돌리는 스트레스에 찬 고양이

미친듯이 캣휠을 돌린다. - 이 장면은 사실 다 뛰고 난 후에 진정이 되고 있는 중인데 집사가 "아이 잘 하네~ 함 더 해 봐~" 하니 할까말까 망설이는 중으로 집사 말 들으면 그 놈이 강아지지 고양이겠는가. - 아무튼 몇 년이나 거의 거들떠도 안보던 캣휠이 요즘 갑자기 열 일 하는 중이다 (경철이 병원 들락거린 이 후 매일 한 두 번씩 반드시)

침대 밑 박스에 숨은 고양이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인 오늘(22일 화요일) 밥 차려놓고 "철수야"라고 아무리 찾아다녀도 아이가 보이질 않는다. 그 동안도 집사는 넥카라를 하고 있어 밥 먹기 불편한 경철이 수발 드느라 철수는 알아서 먹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침대 밑, 바구니 위도 아니고 박스 속에 들어앉아 하도 애타게 불러대니 고개만 빼꼼... 약 먹고 귀소독 두려운 경철이 저리 가라!의 행보다


그래, 너 오늘부터 영양제 이틀에 세 알이 아니라 하루에 두 알이닷!

눈을 가리고 세상 고민 다 떠안은듯 잠 자는 고양이

세상 귀찮다! 네 생각이 내 생각이다...

부풀어오른 이개혈종 고양이의 귀

와중에 하얀 고양이는 선생님 말씀대로 귀 끝부분에 피가 차서 구슬같이 부풀었는데 (원래 그렇다고 하시던데 선생님께는 이걸 해결하는 방법이 있기나 한 것일까...?)

구슬같이 부풀어오른 이개혈종 고양이의 귀

그래도 저를 이리 만든 집사가 밉지도 않은가 고롱고롱 애교가 귀찮도록 넘친다.

노트북을 끌어안고 잠 자는 고양이

넘치는 애교에 못이겨 집사가 노트북을 닫아버리자 "이 넘의 것 다시는 못 연다"는 듯 노트북을 부여잡고 딥슬립에 빠진 척하는 역시 집사의 애정에 목이 마른 이개혈종을 앓는 고양이 - 별 일 없으면 내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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