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형제,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는데...

아래 그림이 요즘 철수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는 고양이

웃는 법도 없고 (고양이에게도 기분 좋은 표정이 있다) 집사를 종일 따라다니며 징징거리던 습관조차 언젠가부터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가슴 아픈 내 고양이

그리고 대부분은 이런 모습으로 잠을 자거나 눈을 뜨고 있어도 이러고 누워만 있다

침대 밑에 숨어서 밥을 먹는 고양이

이 하얀 고양이 때문이다. 이 녀석의 귓병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그 전에도 집사가 엉뚱한 짓 하느라 좋았던 건 아니지만) 말도 아니게 어수선하고 무거워졌기 때문인데 - 이 장면은 집사가 침대 밑으로 기어 들어가 경철 고양느님 코 밑에 밥그릇을 받들고 있는 상황이다

입맛을 다시는 하얀 고양이

이 고양이는 저대로 치료 스트레스에 집사가 꿈쩍만 하면 도망가고 특히 밥을 먹다가는 반도 못먹고 누가 때리기라도 한듯 말처럼 두 발 모아 뛰기를 해 침대 밑으로 숨어버리니 (밥을 먹고나면 반드시 약을 먹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이 연명시키려면 이렇게 집사가 엎어져 그릇이라도 받들고 있어야 하는데

창틀에서 밥을 먹는 고양이

철수에게는 그저 저 앉은 바구니 창틀에 밥 차려주고는 거들떠 볼 여유조차 없으니...

제습기를 골똘히 살피는 고양이

그래도 고양이 호기심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제습기에서 바람이 나오니 원리라도 연구할 참인지 골똘히 냄새 맡고 들여다 보기를 꽤 오래한다.

제습기의 바람이 신기한 고양이

하지만 제습기에서 나오는 바람이 그리 깨끗할 리 없다고 생각하는 집사가 "지지야!" 한 마디만 하면

불쌍한 모습으로 엎드려 있는 고양이

이 꼴을 하고 구석에 가 엎어져 있다

고양이의 우울한 표정

"철수야"하고 부르면 마지못해 고개를 드는데 영 집사와는 눈을 맞추고 싶지가 않은 모양으로 세상 서러운 표정이다. 그래서 오늘 고양이 병원에 간 참에 선생님께 의논을 했더니 (철수는 우울할 뿐만 아니라 배에 털이 다 빠지도록 오버그루밍에 하루 한 번씩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는데 그 목소리에 짜증과 불만이 깊게 배어있다)

고양이 영양제 질켄

직접 진단을 하지 않고서는 줄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다고 하셨다. 이름하여 "질켄"이라는 일종의 영양제인데 내용을 보면 - 개와 고양이를 위한 영양보조제 / 모유의 원리를 이용한 스트레스 완화제라고 돼 있다


[용법 및 용량]

- 체중 5kg 이하: 1캡슐

- 체중 5-10kg: 2캡슐

- 1일 1회 혹은 1일 2회에 나누어 경구투여

- 캡슐 자체로 투여 혹은 캡슐 개봉 후 사료 또는 간식에 혼합하여 투여, 물과 함께 투여 가능


[등록성분량]

인 0.1% 이상, 칼슘 0.05% 이상, 조지방 0.01% 이상, 조단백질 18.00% 이상, 수분 14.00% 이하, >조섬유 2.00% 이하, 조회분 7.00% 이하

[원료]

말토덱스트린, 카제인(α-카소제핀), 스테아린산마그네슘, 질켄 성분의 핵심은 "α-카소제핀인데 이것은 우유에 있는 성분으로 아기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는 물질이라 사람 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같은 효과를 내는 영양제라고 한다. 약을 먹인 후기를 보면 오버그루밍이 사라졌다, 피부를 움찔움찔 떨던 반응이 사라졌다, 등이 있어서 다른 무엇보다는 현재의 스트레스 그리고 오버그루밍으로 인한 탈모 등의 개선을 기대하면서 꾸준히 먹여볼 생각이다.


5kg이 넘는 고양이에게는 하루에 두 개 먹여도 된다고 하는데 나는 이틀에 3개 정도로 먹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며칠 전에 몸무게를 쟀을 때 6.7kg으로 다이어트가 돼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마그네슘이 들어있어 혹시 설사라도 부르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있어서 하루에 두 개가 과할 것 같기도 하고 - 경철이도 치료를 받는 동안 400g이상이 줄어들었다


어제 오후에 사오자마자 하나 먹이고 오늘 아침에 두 번째로 먹었으니 조금이라도 효과를 보려면 아직 열흘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한다 - 영양제기 때문에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고 선생님이 말씀 하셨거든

고양이 형제의 아름다운 투샷

그리고도 한참을 이렇게 엎드려 있길래 뒤 빼꼼 내다보이는 경철이와의 장면이 하도 예뻐서 사진으로라도 좀 남겨두려 했더니 

나무랄 데 없이 아름다운 고양이 형제

경철이 쪽에 가서 장면을 방해하는 소소한 것들 좀 치우고 돌아와 다시 찍으려니"자, 여깄다 예쁜장면!" 하고 벌떡 일어나 

화장실 갈 때 외에는 생전 올 일 없는 작은 방 피아노 위에 이따구 표정으로 자리를 잡고 앉으셨다 - 집사는 집사대로 정신력, 체력, 경제력에 모두 한계를 느껴 거의 제 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아이에게 너무 이기적으로 굴었나, 하는 반성을 시시때때로 하지만 집사도 무언가를 해야 너희들도 먹고 사는데 이 일을 어째야 할까... 어쨌든 약 먹고 기분이라도 좀 나아지려나 지금 기댈 것은 그것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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