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앞으로 나란히 뻗었다냥~

경철이는 밤새 침대 밑에서 푸덕거렸다. 약 기운이 가시고 나니 넥카라가 이리 걸리고 저리 걸리고 그렇잖아도 불편해 죽겠는데 얕은 침대 밑에서 기어 다니려니 거리조준도 높이조준도 안 돼 더 미칠 지경이었을 것이다. 아예 침대 밑에 들어가지 못하게 사방을 막아버릴까도 생각 했지만 그렇게 되면 더 만나기 힘 든 구석으로 숨어버릴 것 같아 그 생각도 금새 포기 해야만 했다

고양이 이개혈종 - 다시 부어오른 귀

아침에 일어나 불만 가득한 눈으로 집사를 째려보는데 집사 눈에는 다시 부풀어 오른 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석션은 실패다...

집사 마음을 아는가 모르는가 무심히 바라보는 고양이

"뭔 개소리여~" 나도 개소리였으면 좋겠다. 제발이지 이대로 좀 가라앉아 주면 나도 소원이 없겠다.

약 먹이는 집사를 피해 창가로 도망가 화 난 쵸정을 보이는 고양이

제 정신 돌아온 녀석 붙잡고 약 먹이고 귀 소독하고 나니 잔뜩 골이 나서 창가로 뛰어 올랐다. 바깥 구경 따위 할 여유가 없다, 집사가 또 저한테 무슨 짓을 할지 경계를 단디이 서야 하니까

긴장한 채로 집사를 살피는 고양이

그렇게 한 동안 집사의 움직임을 따라잡다가

마음을 놓고 바구니에 걸터 앉은 고양이

내내 셔터만 누르고 있자 그제사 마음이 놓이는지 바구니에 두 팔 걸치고 앉더니

창가에서 졸고있는 이개혈종을 앓는 고양이

스르르 졸기까지 한다. 밤 새 푸덕거리느라 제대로 못 잤을테니 졸음이 올 만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밥을 먹지 못한다는 것이다. 밥을 먹으려고 그릇에 입을 갖다대면 넥카라가 그릇에 걸리니 그것이 미치겠는 모양이다. 머리를 자꾸만 위로 치켜들고 뱅뱅이를 돈다. 그러고 돌아다니니 집사는 손에 밥그릇을 들고 따라 다니며 손가락으로 찍어 먹인다. 그러면 또 먹어준다 (침대 밑에 기어들어가 손가락으로 찍어 먹인 이야기는 앞에서 썼을 것이다(반 쪽만 스코티쉬폴드가 된 내 고양이 - 고양이 귓병 6) 그러나 아무리 그렇게 먹여도 한 끼를 제대로 먹이려면 턱도 없다. 손가락에 묻은 거 핥아먹어 언제 살도록 밥을 먹겠냐고...

넥카라를 한 동생이 낯설어 방에 들어가지 못하는 고양이

약 먹이고 소독하고 우웨~ 하며 도망 다니는 꼴을 매일 지켜보는 철수는 이 아이대로 불안하고 어수선해서 할 짓이 아니다. 안방에는 몸을 반만 걸치고 들여다보고 서 있다가 

낯설어진 동생을 의심스럽게 돌아보는 고양이

부엌까지 지나와야 있는 작은 방에 들어서서야 겨우 불안하고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뒤돌아본다. 거기서는 암만 뒤돌아봐도 안 보이는데 말이다.

형 고양이를 마주 내려다보는 동생 고양이

경철은 경철대로 엉아가 왜 저러는지 궁금한 모양이다, 저는 제 꼴을 전혀 모르고 자신이 어떤 소리를 지르는지 전혀 들리지 않으니 저렇게 서성거리는 형이 오히려 별 꼴인 것이다

수상한 가방을 관찰하는 고양이

경철 고양이를 이상하게 만든 요술상자 같은 캐리어 한 번 쳐다보고

세상이 변해 두려운 고양이

도저히 불안한지 방을 버리고 나가면서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그렇게 하루가 가고 약 먹이고 소독할 시간이 됐는데, 게다가 아이는 거의 하루종일 굶다시피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집사가 내린 결정은 다음 번 병원에 갈 때 미리 먹일 것으로 타놓은 안정제를 먹여 밥도 약도 먹이고 카라에 적응할 시간을 벌자는 것이었다. 약효는 90분 후에 나타난다고 하는데 그래서 병원예약 한 시간 반 전에 먹이는 것인데 약 먹일 시간이 지나기 전에 빨리 안정제부터 먹이자, 독하게 마음을 먹었던 것이 주효해 30분이 지나면서부터 성격이 얌전해지더니 밥 30g짜리 세 개, 추르 한개(안 좋은 것이라 별로 안 먹이고 싶지 않지만 물 대신 어쩔수 없이 ) 먹어주시고

진정제 먹고 편안히 쭈욱 뻗은 고양이

다시 30분 후에는 얌전히 약도 받아먹고 귀 소독도 소리 지르지 않고 참아 주었다 ( 참고로 이 안정제는 그야말로 그냥 신경을 조금 누그러뜨리는 것이라 아이를 마비시키거나 하지는 않아서 모든 행동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 물론 남용은 절대 금물이다.) 그렇게 배불리 먹고 약까지 막고 나니 저도 마음이 편한가 침대 밑에 들어가지 않고 캐리어 안에 들어가더니 앞으로 나란히! 아기 때 이 후로 처음 보여주는 귀엽고 고마운 장면이다

앞으로 나란히 고양이

약기운 떄문이거나 말거나 집사는 그 모습이 하 귀엽고 신기해 자꾸만 사진을 찍어대는데

근심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고양이

요 며칠 변해버린 세상에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 철수 고양이는 내내 근심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내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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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2019.10.11 11:46 신고

    앞으로 나란히 한 모습 정말 아가 같고 귀여워요~ 물론 골난 모습도 귀엽고 경계하는 모습도 귀여운데 안 아프고 골난거면 참 좋을텐데요..
    철수도 저러다 병날까 걱정이에요.... 가을인 시샘 때문인지 초동이가 아프면 며칠 후 따라서 아프더라고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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