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어떻게 된 일인지 블로그의 글씨체도 바껴 버리고 나는 글을 쓸 줄도 모르겠고 사진을 편집할 줄도 모르는 얼간이가 돼 버렸다. - 도대체 어디가서 뭘 겪고 지냈길래... 혼자만의 소리를 하면서
벌써 몇 달이나 지났나, 지난 5월 15일에는 그래도 아이들 생일이라는 것이 기억 나 기념사진 몇 장 찍어두려 했두만
그나마 얌전한 경철군, 집사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 코 앞에 받치고 앉았는데
저 고집불통 호랑이 시키, 집사가 부르거나 말거나 자리잡은 제 동생 뒤를 스윽 지나
직진!
웃차! 걸어가던 모습 그대로, 도움닫기 한 번 없이 창가로 뛰어오른다. 제대로 개무시 해주겠다는 뜻이렸다
"거 봐라, 내 저 시키 저럴 줄 알았지" 하고 있는 것 맞지, 저 하얀 고양이?!
그리하여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 수십 장의 사진을 찍었건만 겨우 건진 투샷이다 - 이런 넘의 것, 해가 갈수록 생일기념 사진 찍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집사가 욕 하는 걸 들었을까, 철수란 넘 철퍼덕 드러눕더니 "일루와 사진 찍게!"한다
췌에 가아가 바부냐, 아까는 개무시하고 지나가더니 인제는 또 사진 찍자고 오란다고 오겠냐고~ 경철군 특기 나왔다 "나는 하나도 안 들리긔~"
"자, 그럼 나 혼자만이라도 찍어 보시게~" 참말로 감사할 노릇이다. 어쩔 수 없이 찍혀 준다는 저 표정하며!
그리고 문득 생각 난 두 녀석을 한 자리에 불러모을 수 있는 묘약 "캣닢쿠션" - 이거 만들어 준 이모가 누구인지 두고두고 볼 때마다 보람 있지 않을까 싶다
여지 없이 뒷발차기 20여초 날려주시고
슬그머니 일어나 (요즘은 침 범벅은 안 한다 - 새로 만들어주씨오 이모님! ㅋ)
다시 창가로 뛰어오르는 제 형을 확인한 하얀 고양이
"이게 도대체 뭐데 저 지롤여~~" 며 뚫어지게 관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녀석도 어쩔 수 없는 애정표현을 이렇게 얼굴이나 비벼대는 소극적인 방식으로 한다 - 이렇게 이들의 8번째 생일은 지나갔고 지금은 자그마치 8살하고도 반 가까이가 돼 버렸다.
그 동안 경철군은 귓병이 나서 (내게 올 때 부터 귀가 더러웠고 귀지가 많았는데 그예 탈이 난 것이다) 한 달 20일 동안 약 먹고 주사 맞고 덕분에 철수군은 집사의 소흘함으로 우울증...?
아무튼 우리의 몇 개월은 이렇게 지나갔고 다시 글을 쓰고 사진을 편집하려니 뭐가 뭔지, 예전에는 어떻게 했지? 하나도 생각이 안 나 헤매면서 일단 시작하면 또 하게 되겠지, 똥통에 빠져 있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느낌으로 짧은 소식이었다 - 쉬는 동안 겪은 많은 유형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마도 천천히 이야기 할 기회를 만들게 될 것 같다..
사실 아직 제 정신이 아니어서 (몇 달 동안이나 정신이 나가 있었기에 ) 무얼 쓰고 무얼 올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양이와 비누바구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