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먹는 개와 창문 밖 고양이

한 주먹도 안 되는 것을 한 손에 쥐고 높이 들어올려 던지기 직전의 자세를 취한 학대자의 장면을 많은 사람들이 봤을 것이다.

아기 댕댕이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이 사람 절대로 용서 받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부분이 "봄이 되면 동물보호소로 봉사를 다니겠다"이다. 지금은 추워서 못 가시겠다는 것, 자신의 손에 죽임을 당한 아이에게 사죄하는 것도 지금은 추우니까 따뜻해져 움직이기 편할 때 하겠다는 것이다.


개에게는 식분증이 드문 일이 아니다. 특히 먹을 수 있는 것 없는 것 가릴 줄 모르는 연령대의 강아지에게는 더 흔하게 일어난다. 성견이라 해도 옛날에 개들을 놓아 기를 때는 먹을 것이 없는 개들이 똥 먹는 일은 다반사였고 그래서 '똥개'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먹을거리가 풍부한 요즘에는 강아지는 작을수록 예쁘고 귀엽다고 작게 머무르길 원하는 사람들이 아이들 배를 곯려 의도치 않게 식분증을 유도하기도 한다. 아마 죽임을 당한 강아지도 배가 고팠을 것이다... 식분증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 경우에는 그래서였지 않을까 싶다. 그래놓고 '똥개' 탓을 한다. 


이유가 무엇이었다 해도 억장이 무너진다. 그러면서 갑자기 한 녀석이 떠오른다.


우리집 (예전 집)창문에서 내려다 보이는 아랫집 간이 지붕 위가 바깥 아이들이 해바라기도 하고 집사에게 간식 달라고 조르기도 하는 장소였는데 이사 나오기 열흘 전 쯤에 이 녀석이 갑자기 방충망에 손톱을 박고 뙇!

태어난지 한 6, 7개월이나 됐을 때였나, 창문 안 쪽이 어찌나 궁금 했던지 아직 다 자라지 못해 작디작은 몸을 있는대로 늘구고 서서...


평소에는 이렇게 마당에서 올려다 보다가 간식을 내려주면 조용히 먹고 사라지곤 하던 녀석이 


우리가 곧 헤어지게 될 거란 걸 알았던가 철수와 눈을 딱 맞추고는 한참을 저렇게 매달려 있었다 - 저런 녀석들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 집사는 혹시 도배 아저씨들이 일할 때 이 녀석이 이렇게 기웃거리다 해꼬지라도 당할까봐 노심초사 하다가 이튿날 같은 장면이 되풀이 되길래 "이 눔시키, 여기 오면 안 돼!"하고 짐짓 매섭게 창문을 닫았었다. 내 마음을 알기나 했을까... 그 때 버리고 떠나온 창문 밖 아이들이 다른 동물들이 뉴스에 오르내릴 때마다 나도 저런 학대자 중 한 사람이 아니겠는가(학대자는 아니어도 방치자) 하는 죄책감에 마음 놓고 욕도 못한다.


이눔 시키! 했을 때 방충망을 놓고 아래로 뛰어내려 내게 뭐라고 잔소리를 하던 모습 - 미안하다, 인간들이 모다 이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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