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도 정다워지는 계절

아침에 눈을 뜨니 집사 한 팔에 하나씩 머리를 콕 처박고 자던 고양이들이 사라지고 없다. 어디로 간 것일까 찾아보니

집사 한 팔에 하나씩 머리를 콕 처박고 자던 고양이들

이러고 계신다

이 고양이 형제도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정다워지는 계절이 온 모양이다

평소에는 이런 모습이 기본 구도인데 한 바구니 속에 낑겨 들어간 걸 보니 이 고양이 형제도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정다워지는 계절이 온 모양이다. 가을이 가고 있다고 느끼기도 전에 훌쩍 겨울이 찾아온 것이다

이 정다움도 집사와 눈이 마주치면 2, 3초 안에 끝이난다

그러나 이 정다움도 집사와 눈이 마주치면 2, 3초 안에 끝이난다 - 집사가 하고 싶은 것 하는 꼴을 못 보겠기 때문에 치대러 내려오시는 중이다

집사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가 뭔가를 발견한듯 곁눈질을 하는 고양이

이것은 철수의 어제 장면으로 , 늘 그랬지만 요즘 들어 유난히 유령처럼 정신을 놓고 있는 집사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가 뭔가를 발견한듯 곁눈질을 하더니

스크래칭 중도 아닌 이 고양이의 진심은 집사의 관심을 끌고 싶은 것이다

냉큼, 방금 완성한 바구니 안으로 들어가 앉아 무언가 분주한 일이 있기라도 한듯 이리저리 움직인다 - 사실 저 안에서 스크래칭 외에는 무에 할 일이 있을까, 그러나 스크래칭 중도 아닌 이 고양이의 진심은 집사의 관심을 끌고 싶은 것이다


그럴만도 한 것이 집사는 요즘 들어 모든 일상을 뒤로 하고 엎어져 부어오르는 손과 팔 그리고 찢어질 듯 아픈 어깨에 악마의 발톱 연고를 처발처발 해가며 바구니를 짜거나 술을 마시거나... 


아직은 구체적으로 입에 올리기 싫은, 집안에 큰 우환이 생긴 탓인데(고양이 네 마리의 집사가 될 뻔) 그 속에 빠져 세상 끝난 듯 허우적대다 문득 정신이 들면 "아, 정말 혼자라 의지할 곳 없는 존재는 나 자신 뿐이지"라는 말로 스스로에게 일상에로의 복귀를 촉구하는 중이라 그 동안 이 고양이 형제가 겪는 무료함과 외로움에 대해 말 해 무엇하랴...

명랑해 에너지가 넘치는 철수 고양이

특히 명랑해 에너지가 넘치는 철수 고양이는 "야이, 야이!" 심심해 죽겠다는 비명을 지르고 다니다가 며칠 전, 구입한 지 3년이 가까워지도록 위 그림처럼 전쟁터 또는 집사 감시 장소로만 사용하던 캣휠에 갑자기 올라가 우다다우다다 요란하게 뜀박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길어봐야 한 번에 십 초도 뛰지 않지만 집사가 얼른 달려가 잘한다잘한다잘한다아~를 외쳐 주면 5초 단 위로 두 번 정도는 더 달려주신다. 오늘 아침까지 사흘째인데 언젠가는 철수가 캣휠 돌리는 장면도 찍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입맛 다시는 고양이

그러나, 고양이가 드디어 캣휠을 사용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생전 눈길도 주지 않던 것을 이용해 스트레스를 풀 정도이니, 게다가 고양이가 특히 싫어하는 멘톨과 로즈마리의 향을 가진 악마의 발톱 연고 냄새가 진동하는 집사를 평소 같으면 잠시 멀리 했을 법도 한데 오히려 집사가 달아나거나(로즈마리 향은 고양이에게 안 좋다) 방금 바른 연고를 씻고 와야 할 정도로 비벼대니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어찌 해도 좋을 날 없는 집사의 처지가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아침 식사를 마친 고양이 형제

아침 식사를 마친 고양이 형제, 한 녀석은 진행 중인 일감 위에 (꽤 대형으로 볼 수 있는 50*30*21의 뚜껑을 짜는 중으로 대형 타원형을 처음이라 이것이 완성 됐을 때의 모습을 기대하는 설레임이 그나마 인간을 지탱해주고 있다)

추석 시즌에 집사는 이 두 고양이들에게 다이어트 시키겠다고 선포 했었는데

다른 한 녀석은 지끈볼을 껴안고 "날 좀 바라봐~" - 경철 고양이의 빵빵한 앉음새를 보니 다시 기억나는 것 : 추석 시즌에 집사는 이 두 고양이들에게 다이어트 시키겠다고 선포 했었는데 며칠이나 했을까, 소소하게 마음 상하는 일과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악재(우환)로 저절로 잊혀져 버린 그 일, 아무 것도 지나가지 않았고 잊혀지지 않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아야 하기에 다시 - 전쟁이닷!

싹 난 마늘

지난 봄, 벌레 퇴치용으로 창가에 놓았던 통마늘도 두어 계절 풍파를 겪은 후 이렇게 싹을 틔우는데 우리 삶 어딘가에도 이런 연두빛 싹이 트고 있으리라 기대를 품으며 횡설수설과 함께 짐짓 '파이팅'! 고양이도 정다워지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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