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돌, 꽃네와 그야말로 창문 밖 고양이

길고양이 - 어느 새벽, 신경 쓰이는 잔잔한 일이 밤 새 잠을 설치게 해 뒤척이고 있던 중 마당에서 앙칼진 싸움소리가 올라온다. 잠을 못 자 제 정신이 아니어서 그런 기대를 한 것일까, 순덕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 설마 순덕이가 그리 앙칼지게 싸울 수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벌떡 일어나 잠옷 바람에 카메라를 들고 내려가니 

당돌하게 마주보는 길고양이

싸우던 둘 중 한 놈은 고등어태비, 얼핏 봐서 지봉이 패밀리 중 하나 같았는데,  인간을 의식하자 마자 담 위로 날아 아주 사라져버렸고 (천만에 순덕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자꾸만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남은 건 당돌하기 짝이 없는 이 꽃네란 냔 - 고양이인데 꽃뱀은 너무 하다신 분이 계셔 '꽃네"해 주기로-  언제나 처럼 당돌하기 짝이 없게 인간을 딱! 마주보고 앉았다. 

곁눈질 하는 길고양이

요 지지배야, 아까 싸우던 게 만일 지봉이라면 너는 감옥에 가야 해, 새끼 때부터 너를 그리도 애지중지 돌보던 착하고 어질어 빠진 지봉이와 싸웠다면 말이다 - 내가 하는 생각을 듣기라도 했을까 ㅎㅋㅋ~ 아무리 미워도 예쁘고 귀여운 건 부인 할 수 없는 것! 고양이도 이렇게 적나라하게 곁눈질을 하는구나!

마징가 귀를 하고 시선을 피하는 길고양이

곁눈질로는 성이 안 차던지 얼굴을 돌려 마주 봤다가

얼른 다시 외면하고 곁눈질에 마징가 귀,

얼른 다시 외면하고 곁눈질에 마징가 귀. 이 못된 지지배 이번 상대는 쉽지 않다는 걸 이제서야 받아 들인 것일까, 제 집 놔두고 지영이 집에 예쁜이 집에 모다 침입해 밥자리 뺏은 죄묘 주제에 이렇게나 큰소리를 치다니... 하지만 고양이 삼신, 아이와 다를 바 없는 것이 아기들이 무서운 것 보고 울다 돌아보다를 반복하는 것과 같은 형국이라 헛웃음만 나오더라, 그리고 순덕이 자취를 볼 수 없는 현실에 한숨...


그리고 그야말로 창문 밖 고양이

창 밖 지붕에 와 늘어져 누운 대장 길고양이

나 같은 걸 캣맘이라고 툭하면 창 밖 아랫층 간이 지붕 위, 뜨겁기도 할텐데 저리 누워 계신 담북군, 나는 순덕이가 차 밑에 누워있다 밥 먹으러 겨우 일어나던 마지막 날 장면이 오버랩 돼 아이들이 저러고 있는 것이 싫은데... 이런 날씨에는 누구라도 어쩔수 없을 것 같기는 하다.

창 밖 지붕에 와 늘어져 누운 대장 길고양이 고개를 든다

사진 찍느라 불이 번쩍! 하니 "엄마다" 하는 걸까 고개를 슬몃 들어보고는  

창 밖 지붕에 와 늘어져 누운 대장 길고양이 나를 올려다 본다

일어나지도 않고 몸을 굴려 이 쪽으로 향했는데 저 손, 설마 너 꾹꾹이 하는 거냐? 소극적이지만 두 손이 번갈아가며 끄덕끄덕 주먹을 쥐었다 놨다 한다

창 밖 지붕에 와 늘어져 누운 대장 길고양이 다시 눕는다

그러다 다시 털썩, 누운 채로 오에 오에~ 더위에 기운이 많이 빠진 모양이다, 수고양이에게는 창으로 특식을 주지 않는다는 규칙을 어기고 줘야하나 제법 오래 갈등 하다 밖으로 밥 내 갈 시간이 너무도 멀은지라 그리고 저렇게 엄마야라고 창 밖에 와 오매불망 앉았는데, 하필 내 눈에 띄었으니 오늘만 주자...

창 밖 지붕에 와 늘어져 누운 대장 길고양이 특식 얻으러 왔다

불쌍한 척 한 덕택으로 여자 아이들에게만 허락 된 창 밖 특식 자리에서 캔 두 개 스틱 몇 개 흡입하시고 마당으로 응가하러 내려가심 - 응가 장면을 찍으려 무지 애를 썼건만 방향과 각도가 전혀 맞지 않아 혼자 즐김 ^^

차 밑에서 사람을 바라보는 아깽이

야아는 담북이 아깽이다, 라는 느낌을 첫눈에 주는 아이인데 예쁜이가 4개월 전에 낳은 것이 벌써 이만치나 자랐을까... 누구 자식이건, 꽃네에게 걸리지 말고 그 지지배 피해 잘 챙겨 먹고 다니거라.


이 때는 바깥에 식구들이 자꾸 느는 모양인지 여름인데도 밥그릇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할 만큼 잘들 먹어주었다, 나 같은 걸 캣맘이라고 찾아와 밥을 먹어주다니 고맙고 또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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