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바구니는 폭풍 고민 중!

어제부터 '중간 정도 크기' 바구니의 뚜껑 짜기에 들어갔다는 말은 어제 포스트에서 전했지 싶으다. 그런데 이것이 폭풍 고민의 빌미가 될 줄이야!

지끈 바구니 - 직사각형 1

사실 그저께 완성한 본체의 모양이 어딘가 삐딱해 보이는 것이 - 이걸 가시적으로 증명 하려고 사진을 찍고 또 찍었는데도 계속 반듯하게만 찍혀 말로만 설명하고 말아야지 포기한 후 뒤적여 본 그저께 사진 중에서 발견한 삐딱한 바구니의 모습!

 

사실 바구니는 힘 조절에 까딱 실패하면 10개 중 9개는 어떻게든 조금은 삐딱하게 짜지게 마련인데 (나는 바구니가 촘촘하고 단단하게 짜여지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더더욱 힘 조절이 어렵다) 이 정도 삐딱한 건 늘 있다시피 한 일이니

지끈 바구니 - 직사각형 5

2차에 걸쳐 마감재 처리를 하면서 살짝 젖었을 때 조물조물 하여 모양을 대충 바로잡기는 했지만

지끈 바구니 - 직사각형 4

조금 느슨하게 짜여지기 시작한 뚜껑의 모양이 뜻 밖에도 반듯하고 또 느슨한 탓에 뭔지 모를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마저 갖추기 시작하면서 아, 이 뚜껑을 계속 짜올려 본체로 만들고 뚜껑은 다시 짜는 것이 낫지 않을까 - 여기에서부터 고민이 시작 된 것이다

 

약간 비뚤어진 본체는 포기하고 - 물론 폐기한다는 듯은 절대로 아니다 - 저 뚜껑이라고 짜기 시작한 걸 본체로 쓰려면  아직 저보다 2배는 더 짜 올리고 뚜껑은 원천 새로 시작해야 하며 원래 계획대로 뚜껑을 그냥 뚜껑으로 쓰려면 여기서 짜기를 멈춰야 하는데

지끈 바구니 - 직사각형 3

문제는 게획대로 진행 한다면 본체의 삐딱함 때문에 완성 후에도 내내 찝찝함을 감수해야 할 것이고 찝찝함을 피하기 위해 지금의 뚜껑을 본체로 전환해 작업을 계속 한다면  일이 많아짐은 당연한 일이고 저 '균형 잘 맞음'이 내내 유지 된다는 보장도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뚜껑이 이처럼 반듯하고 따뜻한 느낌으로 나온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이도저도 결정을 못하고 이 지점에 서 딱 작업을 멈추고 고민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사실 이 쪽글을 시작할 때 이미 마음은 정해져 있었던 듯하다 - 뚜껑의 본체화! 이렇게 새로 작업을 해봐도 여전히 삐딱하게 나온다면 그 때는 어쩔 수 없는 걸로, 그러니까 저 본체는 본체가 아닌 걸로 그리고 저 뚜껑은 뚜껑이 아닌 걸로

 

일이 너무 많아 어째? 염려하실 분도 있을 것이고 나도 일이 많아진 것보다는 지체되는 것이 마음에 안 들기는 하지만 내내 삐딱함에 대한 찝찝함을 견디는 것보다는 먼저 짠 본체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

지끈 바구니 - 직사각형 2

내 고양이 형제 둘 중 어느 한 녀석을 저 바구니에 집어넣어 봐라, 보고잡다~는 주문이 있었는데 훨씬 더 작은 종이 상자에는 기를 쓰고 비집고 들어가시는 고양느님들, 이 바구니는 머리를 처박기 좋게 뉘어 놓아도 안 들어가신다. 집사는 이유를 안다 - 왜냐하면 마감재가 발라져 있어 냄새가 낯설은 데다 그저께 일을 방해하는 이 녀석을 퇴치하기 위해 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묻혀놓았기 때문에 더더욱 딜어가기 싫은 것이다. 사실 바구니가 이 거대 고양이들을 감당하기에는 작기도 하고~

 

내가 누구나 다 알아듣는 말을 하기나 한 것일까 의심하면서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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