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비누 보관법과 사용법

비누를 새로 만든 것도 아닌데 맥락없이 이 꼭지를 쓰는 이유는 내가 만든 비누를 쓰는 몇몇 분들께 그 때마다 일일이 따로 설명하기가 번거로워 포스트로 정리해두면 필요할 때마다 찾아볼 수 있으리라는 간편함을 노려서이다^^

천연비누란

곧 화학성분이 1도 들어가지 않은 자연의 소재로만 만든 비누임은 모두 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떤 화학 기술적 뒷받침도 없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공장에서 생산한 비누와는 보관법이나 사용법이 좀 더 까다로운 편이다

천연비누 보관법과 사용법

여기서 잠깐!

녹여붓기(MP) 비누는 천연비누가 아니다

언젠가 여기에 대해 언급한 적도 있지만 [참예쁜 MP비누 - 천연비누인가?] 놋여붓기 비누는 절대로 천연비누 범주 안에 들 수 없다. 굳이 좋은 이름을 붙이자면 DIY비누 또는 반수제 비누?

내 시각에 따라 천연비누는 세 가지로 나뉘는데

1. 진짜 잿물로 만든 전통 비누 - 나무를 태우고 남는 재의 알칼리적인 성질을 이용해 옛날부터 만들어 오던 진짜 수제 천연비누(기회가 된다면 정말로 한 번쯤 도전하고 싶은 기법이다)

 

2. CP 비누 - 비누 만드는 과정이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진행 된다고 해서 저온법(Cold processed)이라 하는데 소위 '양잿물'이라 하는 가성소다와 기름을 이용해 만드는 비누다. 그러나 가성소다는 비누화 과정을 거치고 숙성이 되는 동안 자연분해 되는 물질로 변하기 때문에 요즘에는 흔히 이걸로 천연비누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든 비누에 천연 아로마 오일로 향을 내지 않고 F.O라는 약자로 흔히 불리는 프래그런스오일(fragrance oil)을 쓴다면 말짱 도루묵이 될 것이다. 이 F.O의 제조법은 각 회사마다 일급 기밀로 다루고 있는데 무엇무엇을 합성해 만들어내는지는 진짜로 며느리도 모른다 - 향이 지나치게 강하고 오래가는 천연비누를 경계하시라!

 

3.HP비누 - Hot processed soap, 말 그대로 고온법으로 만드는 비누인데 CP 제조 과정과 비슷하지만 도중에 설탕과 알콜 등을 고온으로 작용시켜 투명한 비누가 생산 된다(이것은 직접 만들어 본 적이 없으므로  패스) 그러나 이 투명함을 미끼로 MP비누를 HP비누라 속여 파는 사람, 속아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반드시 잘 살펴보셔야 할 일이다. 

 

얼마 전 뉴스가 시중에 판매 되는 천연비누의 70% 이상이 진짜 천연비누가 아니더라는 조사결과를 보도 하기도 했다 - 오늘은 여기에 대해 쓸 생각이 아니었으므로 각설,

내가 비누를 제조하는 유일한 기법이 CP이므로 CP 비누 보관법, 사용법에 대해 나름의 경험을 서술하면

보관법 - CP비누는 울보다

습기에 눈물 흘리는 CP비누

간단히 말 해 비누는 주변의 습기를 빨아들여 쉬이 물러지는 성질이 있는데 경화제를 사용하지 않은 CP비누는 특히 더 쉽게 물러져 습한 욕실에 이틀 정도만 둬도 콧물처럼 줄줄 흘러내리기 십상이다. 게다가 요즘 같이 습도 높은 계절에는 온 몸으로 눈물을 흘리기까지 한다 그래서

 

1. 비누는 가능하면 건조한 곳에 보관한다

2. 습도가 높은 계절에는 눈물을 흘리므로 습기를 자주 닦아주고 이 흘러내린 습기가 주변 물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건사해야 한다

3. 밀봉 하지 않고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순한 비누가 된다

 

비교적 간단한 지침이지만 건조하게 보관하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만은 아니어서 사용 후 욕실의 환기나 비누의 건조함 등에 일일이 신경 쓰기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천연비누의 거품

천연비누의 단점

1. 위에서 말 했듯이 쉽게 물러져 보관이 까다롭다

2. 세정력이 약하다 - 보습이나 약한 피부를 위한 오일구성으로 만든 비누라면 더더욱 세정력이 약하고 쉽게 물러지는데 내가 만든 대부분의 비누가 그렇다

3. 씻고 나면 찌꺼기가 많다 - 비누로 목욕이나 샤워를 하고 나면 물에 둥둥 뜨거나 욕조에 띠를 둘러 들러붙는 마치 때처럼 보이는 이것은 사실은 때가 아니라 비누성분이 수돗물에 든 금속성분과 반응 해 만드는 것인데 센물일수록 이 비누 때가 많아진다 - 공장 제품에는 '금속이온봉쇄제'라는 화학물질을 사용해 비누때를 최소화 하기도 하지만 천연비누에는 그런 것을 사용하지 않으니 목욕이라도 하고 나면 욕조, 욕실 청소에 꽤 공을 들여야 한다는 귀찮음이 있다

커피마블 베이직

천연비누의 장점

피부에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암 등을 유발하는 화학성분이 일체 들어있지 않아 안전함은 물론이고 효과는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경험하고 추천하는 효과적인 사용법

세수를 하든 샤워 또는 목욕을 하든 한 자리에서 두 번 이상 사용한다. 더불어 "낭비"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많은 양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세정력이 약해서 한 번 사용으로는 개운한 느낌이 잘 들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 번 이상 비누칠을 하고 나면 피부가 확실히 더 부드럽고 매끈해지며 사람에 따라서는 보습제가 따로 필요 없을 만큼 촉촉해지기도 한다. 

 

나를 포함한 우리 가족 모두 씻고 난 후에 반드시 보습제가 필요한 사람들이었는데 내가 비누를 만들고부터는 어느 누구도 보습제를 따로 찾지 않는다 (그리고 피부가 유난히 건조한 사람이라면 샤워보다는 욕조에 몸을 담그는 목욕을 하는 편이 보습에 훨씬 효과적이다)

 

만일 내가 가진 천연비누의 효과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내 피부에 맞지 않는 성분이 들었다고 느껴질 때는 손빨래용 비누나 설거지용으로 사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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