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힌 냥이를 모조리 빼내는 굴러온 능력냥

지영 고양이가 쫓겨나고 예쁜 고양이가가 이 집을 차지한 이 후로 하루에도 몇 번씩 여자아이들이 싸워대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싸우거나 말거나 순덕이를 더 이상 볼 수 없던 이 후로 도무지 신경 쓰고 싶지 않던 내가 오늘은, 지난 밤에 밥을 좀 모자랄까 싶게 준 이유도 있고 와라라락! 하며 몸싸움을 벌이는 듯한 소리까지 나니 다치도록 싸우는 건 아닌지 확인하고 심하다면 돌멩이라도 던져야겠기에 밥과 카메라를 챙겨들고 현관을 나서니

창문 밖 고양이들의 싸움

바로 계단 아래에 요 냔들이 요렇게 대치 중이었다. 당연히 그저께 담벼락 위에서 쌈박질 하던 예쁜이와 삼색이려니 생각하고 무조건 셔터를 누르고 본다. 저 삼색이 지지배 쩍벌하고 버티고 선 꼴 좀 보소, 조거조거 보면 볼수록 진짜로 보통냔이 아닌 것 같다

지영 고양이가 쫓겨나고 예쁜 고양이가가 이 집을 차지한 이 후로 하루에도 몇 번씩 여자아이들이 싸워대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그러면서 별 생각없이 줌으로 100% 당기니 어라? 삼색이와 대치하고 있는 저건 지영이잖아!!! 


그런데 두 녀석 모두 내가 문을 열고나가는 소리를 들었을텐데도 인간의 존재라는 것 접수조차 안 할만치 즈들 상황에 몰두해 있다, 심지어 지영이는 나와 눈까지 마주쳤는데 말이다. 그렇게 나를 무시할 만큼 당돌하게 굴길래 더더욱 예쁜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인데!

지영이 꼬리가 안쪽으로 말려들어가 있다? 이것은 삼색이에게 밀리고 있다는 뜻... 조 당돌한 삼색이가 이 집 터줏마님을?!

그런데 점점... 지영일 만나 기쁜 마음을 추스르고 지켜보고 있자니 두 녀석 모두 털을 할 수 있는 만큼 부풀리고 대치 중이긴 한데 지영이 꼬리가 안쪽으로 말려들어가 있다? 이것은 삼색이에게 밀리고 있다는 뜻... 조 당돌한 삼색이가 이 집 터줏마님을?!

아까 와라라락! 몸싸움 하는 소리가 났을 때 지영 고양이가 힘으로 밀렸던 모양이다

아까 와라라락! 몸싸움 하는 소리가 났을 때 지영 고양이가 힘으로 밀렸던 모양이다. 쯧! 슬슬 꽁지를 빼며 후퇴하려는 걸 이대로 두면 영영 놓칠까 "지영아~" 불렀더니 두 녀석 모두 화들짝 놀라 대문 아래로 꽁지 빠지게 달아난다. 


지영이, 옛날(1년 전)에는 쏙쏙 잘도 빠져 다니더니 이제는 자란 건지 늙은 건지 이도저도 아니면 너무 당황해 그런 건지 한참을 허우적 버르적거리다 힘겹게 탈출에 성공 한다. 

따라 내려가니 다행히 두 녀석 모두 같은 차 밑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숨었는데 인간이 얼마나 모질고 무서우면 목숨 건 듯한 싸움까지 포기하고 둘이 나란히 같은 차 아래로 기어들어 갔을까.

따라 내려가니 다행히 두 녀석 모두 같은 차 밑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숨었는데 인간이 얼마나 모질고 무서우면 목숨 건 듯한 싸움까지 포기하고 둘이 나란히 같은 차 아래로 기어들어 갔을까... 지영여사 "난 몰라, 아무도 아무것도 안 보여~" 지 앞에 먼저 캔을 부어 줬는데도 먼 산, 얼음 자세를 풀지 못한다. 2년째 보는 아짐인데 아직도 그리 무서우냐... 미안타, 내가 인간이라

저는 번듯한 제 집까지 있는데도 그냥 두면 틀림없이 지영이 밥을 빼앗아 먹을 형국이라 남은 밥을 제 앞에 부어주니 오오~ 요냔, 저 당돌한 눈빛 좀 보소!!!

야아는 지영이 딸 지봉이가 늘 끼고 다니지만 틀림없이 지봉이가 낳은 딸은 아닐 것이여, 그렇지 않음 지영이가 제 할머닌데 저럴 리가 없지. 저는 번듯한 제 집까지 있는데도 그냥 두면 틀림없이 지영이 밥을 빼앗아 먹을 형국이라 남은 밥을 제 앞에 부어주니 오오~ 요냔, 저 당돌한 눈빛 좀 보소!!!

삼색이가 제 몫을 먹기 시작하니 그제서야 지영이도 한 술 뜨기 시작한다

삼색이가 제 몫을 먹기 시작하니 그제서야 지영이도 한 술 뜨기 시작한다. 아 그런데 지영아, 꼬라지가 와 이래 됐어... 눈 밑에 그 점은 머스마들 꼬시려고 붙인 것이냐, '아내의 유혹?'이라면 다행이고 설마 저것이 진드기일까 인간은 걱정 하나를 또 보탠다

삼색이 먹는 속도를 보니 캔이 더 필요하다, 그래야 지영이가 무사히 식사를 마치겠다

삼색이 먹는 속도를 보니 캔이 더 필요하다, 그래야 지영이가 무사히 식사를 마치겠다는 판단에 다시 2개를 갖고 내려오니 요 녀석, 줌인 없이 카메라를 이만치나 들이댔는데도 동요가 없다. 사람 손 탄 녀석은 어디가 달라도 달라. 그런데 요 삼색이 냔아, 너는 눈빛 보니 어데가서 굴러도 굶지는 않겠다, 그러니 밥은 네 집에서 먹고 지영이 영역 돌려주구라, 으잉?

지영여사, 드시면서도 얼굴에 수심이 가득

지영여사, 드시면서도 얼굴에 수심이 가득, 이 일을 우짜믄 좋노? 지영이라면 매일 창 아래 와서 따로 특식을 요구해도 얼마든지 줄 수 있는데 언제부턴가 매일 밤 사료만 남겨놓고 캔을 더 내놓으라고' 까끄이~' 하며 졸라 대는 건 예쁜이다.


지영아, 어쨌거나 무사히 잘 있는 걸 확인해 다행이다. 네 꼴이 그리된 건 다 내 탓이니라, 순덕이가 안 보이는 이 후로 모든 살뜰함을 놓아버리고 그저 누구라도 먹어라는 식의 애정 없는 급식을 한 탓이니라... 순덕이 말이다, 순덕이가 안 보여서 그랬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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