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 내 블로그에 올 때마다 오늘은 누가 왔나, 하고 유입로그도 같이 확인하게 되는데 어제는 블로그 유입로그를 보고 깜짝 놀라게 되는 일이 있었다. "우리 고양이가 생리를 해요" "고양이는 배란을 몇 번 하나요" 등 암고양이의 생리와 임신과 관련해 '아, 이 사람은 고양이와 살면서도 고양이에 대해 전혀 백지 상태구나'라고 느끼게 하는 검색어가 처음으로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놀랐는지 그 검색어에 대고 "고양이가 피 흘리면 병이예요, 생리가 아니예요!"라는 댓글을 달고 싶은 충동이 불쑥 솟구칠 지경이었다
댓글을 달긴 어디다 달겠니? 제 정신이 돌아오자 일반적인 집사라면 모두들 알고 계시겠지만 저런 검색어로 찾아오시는 분들을 위해 고양이의 생리와 배란에 대해 한 번쯤 정리해 두는 것이 좋겠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고양이는 생리를 안 한다
댕댕이들은 사람처럼 생리를 하지만 고양이는 생리를 안 한다. 왜냐하면 고양이는 일정한 주기로 배란을 해 아기를 낳은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고양이와의 접촉 후에 비로소 배란을 하기 때문이다. 발정증세를 보인다고 생리 중이거나 배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배란 할 준비가 됐다'고 알리는 것이 발정이다. 그러므로 고양이는 임신 중에도 다른 정자가 들어오면 배란이 돼 중복임신(토끼도 이에 속한다)을 하는 경우가 있고(10% 정도)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는 한 배에 피가 다른 자식을 임신하고 낳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고양이에게는 생리라는 것이 없으므로 폐경도 없다. 그러므로 고양이는 나이가 많아도 임신을 할 수 있고 건강만 허락 한다면 새끼를 계속 낳을 수도 있다
암고양이가 생리혈을 보인다면
그것은 두 말 할 것 없이 질병이다. 요로나 방광 또는 자궁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에 가야만 한다. 다시 한 번 말 하지만 고양이는 유혈생리를 하지 않는다
[시작한 참에 고양이의 발정과 임신에 관해 좀 더 알아보면]
고양이의 발정
고양이는 개체와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6 ~ 9개월 사이에 첫발정이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비시니안은 특히 이른 나이에 성적인 성숙을 완성하는 품종으로 유명해서 6개월이면 성묘의 노릇을 하게 되며 매우 드물지만 샤미즈는 4개월에도 새끼를 낳을 조건이 될 수 있다 - 그러나 이 시기는 전체적으로 점점 빨라지고 있는 추세인데 고양이의 성적 성숙이 인공조명 환경과 실내온도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요즈음 같이 밤낮 없이 조명이 밝을 때는 발정이 빨리 올 뿐만 아니라 기간도 길어지고 주기도 잦아지고 있어 대개는 봄과 초가을까지를 발정기로 보고 있지만 요즘은 한겨울 두어달을 제외 하고는 그 주기도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양이는 발정을 하지 않는 것이 더 건강하다
암고양이는 발정이 나면 과다한 호르몬의 영향으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는데 임신을 하거나 중성화를 하거나 두 가지 방법 밖에는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 일부 집사들은 고양이의 생식 능력을 뺏는 것이 비인간적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말 해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 - 고양이는 한 번에 새끼를 평균 4 ~ 6마리를 낳게 되는데 적게 잡아 일 년에 두 번이라고 치면 적어도 10 마리가 넘을 이 많은 아깽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대부분은 입양이 안 돼 거리로 내몰리거나 보호소 신세를 지게 되는데 이렇게 불행해질 것이 뻔한 생명들을 책임감 없이 태어나게 하는 것이 더 비인간적이지 않은가?
집고양이의 경우라면 제한적으로 임신 시키면 되지 않겠느냐 하겠지만 발정 때마다 임신하지 않으면 암고양이는 호르몬 중독으로 평생을 발정 난 상태로 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평생 발정 난 고양이와 그 집사가 받을 스트레스를 생각해 보라! 게다가 이 해결되지 않은 호르몬은 자궁축농증, 유방종 등의 심각한 질병을 불러올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높아 고양이의 건강에도 치명적이므로 99.99% 수의사들은 고양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제 때 중성화 수술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