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기왓장 아래 꼬물이들

순덕이 밥을 준비하고 있는데 - 오후 7시 반에서 8시 사이에 밥을 내가니 그 무렵이었다 침대방 창 가에서 잘 놀고 있던 경철 고양이가 창에서 또 "와와이~ 끄으응~" 했다

느낌이 시키는 대로 뛰어가 내다보니 딱 주먹 만한 크기의 꼬물이가 빨간 지붕 위에서 꼬물꼬물

요즘은 그것이 그저 일상다반사라 첫 고함에는 그냥 넘겼는데 두 번째 고함의 톤이 사뭇 다르다? 느낌이 시키는 대로 뛰어가 내다보니 딱 주먹 만한 크기의 꼬물이가 빨간 지붕 위에서 꼬물꼬물, 어미가 주변 어디에 있겠거니 아무리 살펴도 보이질 않고 으르릉 대는 소리를 따라 짐작해보니 빨간 기와장 아래...? 꼬물이는 어미가 있음직한 기와장 틈새로 들어가려고 아둥바둥, 어미는 경철이 소리 때문인지 무엇 때문인지 계속 으르릉, 혹시나 하고 "예쁜아" 하니 더 큰소리로 갇히지 않았으면 저러고 있을까, 는 생각이 퍼떡 들었다.

꼬물이가 들어가려고 계속 시도를 해도 자꾸만 되돌아 나오곤 하는 것이 그 틈새가 너무 좁아 그런 것 같은데

꼬물이가 들어가려고 계속 시도를 해도 자꾸만 되돌아 나오곤 하는 것이 그 틈새가 너무 좁아 그런 것 같은데... (늘 방충망 사이로도 요행히 사진이 찍히는 편이었는데 이 날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는 데다 꼬물이 모습은 도저히 카메라로 잡히지가 않았고 저 닭가슴살 사진도 다른 밝은 날 찍은 것이다)갇혀있는 건지 아닌지 보려고 닭가슴살을 지붕으로 던졌지만 몇 분이 지나도록 무소식

지붕 위에 입도 많고 수고양이들도 들락거리니 새끼들 보호 하느라 저기 숨어든 거구나 생각하면 안심하게 됐는데

그렇게 아이들 동태를 살피면서 며칠 시간이 지나는 중 예쁜이가 기왓장 아래를 무시로 드나드는 걸 보고 아하, 지붕 위에 입도 많고 수고양이들도 들락거리니 새끼들 보호 하느라 저기 숨어든 거구나 생각하면 안심하게 됐는데

어느 날 해바라기를 하러 나온 건지 밥순이에게 밥을 요구하러 나온 건지,

어느 날 해바라기를 하러 나온 건지 밥순이에게 밥을 요구하러 나온 건지, 요 냔! 밥이 필요하면 밥순이 얼굴보고 "크오오 크르릉~" 하는 것이냐? 표정은 말갛게 보이지만 밥순이를 위협하는 중이다  (방충망을 사이에 두고 찍었는데 사진이 꽤 잘 나온듯~^^;;) 

아이가 젖을 무니 마징가 귀가 제 모양으로 돌아오네???

그런데 끼아악! 예쁜이 턱 밑에  저것이 어쩐 물건이다냐~~~~@@ 우워오~~ 꼴에 손 있다고 한 손을 들어 애미를 부여잡고 젖을 빤다. 어린 것이 저리 참을성 없이 기어올라와 매달리니예쁜여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오동나무에 걸려 버렸다. 아이가 젖을 무니 마징가 귀가 제 모양으로 돌아오네???

지붕 아래에는 적어도 두 마리 이상의 꼬물이들이 살고 있다

이 녀석은 그저께 그 녀석이 아니다, 고로 지붕 아래에는 적어도 두 마리 이상의 꼬물이들이 살고 있다. 입고 있는 옷으로 봐서 99.9% 딸아인데 손이 저렇게 커 보이는 건 아직 너무 어려 그럴까 영양상태가 나빠 그럴까... 애미란 것은, 지난 새벽에 죽고 죽일 듯한 소리로 쌈박질을 하더니 양 귀가 다 까져 있다. 지붕 아래 습기 때문에 피부병이 생긴 건 아니길 바라마지 않으면서 싸움으로 생긴 상처라 믿으려 한다

3쌍의 눈이 내려다 보고 있다는 걸 모르는 꼬물이는 세상 온갖 것이 다 신기해 냄새 맡고 비벼대고 들여다보고

3쌍의 눈이 내려다 보고 있다는 걸 모르는 꼬물이는 세상 온갖 것이 다 신기해 냄새 맡고 비벼대고 들여다보고, 아이~ 내 손바닥보다 작은 그 몸 속에 있을 게 다 있다는 말이재??? ㅎㅋㅋ  애미는 심기가 불편, "여보오~ 담북씨! 밥순이 가족이 우리 아이를 노리고 있어요~" 하고 있는지도.. --;;

야아야~ 그 귀 쫌만 더 세우면 니 로켓처럼 날아오를 수도 있겠다이

어떻게 구슬렀는지 아이를 들여보내고 저 꼴을 하고 보초서고 계신 예쁜여사. 야아야~ 그 귀 쫌만 더 세우면 니 로켓처럼 날아오를 수도 있겠다이~ 

그런데 이 날 밤,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 틈새가 벌어진 기왓장 아래가 무사할까 걱정에 잠을 이루기 어려웠는데

이튿날 어미란 것이 이 꼴을 하고 밥자리에 나타났다

이튿날 어미란 것이 이 꼴을 하고 밥자리에 나타났다... 니가 그 꼴이면 아이들은??? 그러나 확인할 길이 없으니 스스로 모습을 보여줄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날 오후 젖은 지붕이 채 마르기도 전에 이소가 시작 돼 총 5마리를 물고 끌고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하지만 이사를 다녀야 하는 캣맘이라면 이도저도 다 아이들에게 못할 짓이라는 생각을 요즘에는 한다. 이 후로도 내 캣맘질은 몇 년 더 계속 됐지만...

밥을 먹으러는 꼬박꼬박 나타나기에 안심은 하고 있었지만 어디로 갔는지 몰라 걱정이 되던 중 꽤 긴 골목을 지나 소방도로를 건넌 맞은 편, 늘 대문이 열려있는 집 마당에서 모습이 포착됐다. 멀리서 보는 그 집 마당 구조로 보아 숨을 곳이 많아보여 그나마 안심을 할 수 있었던 그 때였다... 하지만 이사를 다녀야 하는 캣맘이라면 이도저도 다 아이들에게 못할 짓이라는 생각을 요즘에는 한다. 이 후로도 내 캣맘질은 몇 년 더 계속 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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