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과 스트레스 없이 잘 놀아 주기 - 외집사는 어려워

요즘 들어 특히 신경 쓰이는 것이 고양이를 위한 실내환경의 다양화 또는 풍부화이다. 왜냐하면 겨울이라 아무래도 지속적으로 밖을 내다볼 수 있게 창을 열어주는 일이 어려운데 지난 포스트에서도 언급 했지만 전망대를 가지지 못한 고양이는 스트레스로 특발성 방광염에 걸릴 확률이 전망대를 내내 가지고 있는 고양이에 비해 4.64배나 높다는 기사를 읽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철수가 특발성 방광염에 걸렸던 것도 탈모가 왔던 것도 모두 겨울을 지나는 동안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이 쓰이는 내용이었다.

고양이들과 스트레스 없이 잘 놀아 주기  1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실내 환경의 다양화를 위해 방바닥에 고양이 운동장 만들기.  이상하게 아이들이 침대 위에서만 뛰어다니며 놀고 맨바닥에서는 잘 뛰지 않는 점에 착안한 것이었다. 방바닥에 이불 깔아놓고 생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나는 처음에는 유아용 놀이매트를 구매할까 생각도 했었지만 따로 생각하는 것이 있어 그냥 가구 없는 빈 바닥 전체를 커버하는 이불을 깔기로 했다.

고양이들 이불을 깔아주니 더 잘 논다

잘 한 결정이다. 두 녀석 모두 평소보다 더 활발히 놀아준다. 특히 이불을 살짝 구겨 주름 사이에 장난감을 빼꼼~ 해 놓으면 눈동자가 알사탕 만큼 굵어져 덤빈다 - 역시 장난감은 내놓고 흔들기보다 살짝만 보이게 숨겨서 꼼지락거리는 게 1000% 이상 아이들의 흥미를 더 유발한다는 것도 증명 되었다. 사실 이 이유 때문에 매트 대신 이불을 선택한 것이다, 매트는 장난감을 빼꼼~ 할만한 주름을 만들 수 없으니까

고양이들과 이불 위에서 놀기

[고양이 레이저 포인터 잡기 놀이]

고양이들과 레이저포인터 놀이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한 가지가 문제로 떠오른다 - 경철 고양이 LED포인터로 잘 놀고 있다, 뚱뚱한 넘이 놀이 때는 얼마나 재빠르고 열성적인지 그 모습을 보는 동안 내내 푸히힛, 킬킬킬 웃음을 멈출 새가 없는데

한 고양이와 놀아주면 다른 한 고양이는 자연히 쉬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철수 고양이, 침대 위에 올라가 이런 표정으로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우짜노... 집사가 하나 뿐인 이 집 가족 구성으로는 한 고양이와 놀아주면 다른 한 고양이는 자연히 쉬고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저 표정을 보면 그 동안 쉬고 있는 고양이 마음에 뭔가가 올라오는 것이다. 이것도 위에 언급한 기사를 읽지 않았더라면 "느들 운명이니 순서대로 골고루 놀아줄테니 얌전히 기다려" 또는 "이리와, 같이 놀아~" 했지 싶은데 다묘 가정의 고양이가 외동 고양이보다 특발성 방광염에 걸릴 확률이 3.16배 더 높다고 나타났다 하니 저런 표정을 보는 순간 집사는 가슴이 철렁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공격 한 발 장전" 자세를 보이시는 철수 고양이

동생을 침대 밑으로 몰아넣는 형 고양이

잘 놀고 있던 동생을 침대 밑으로 몰아넣고

철수 고양이는 불빛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아 낚시대를 준비

"내가 논다, 내가 놀 거다!"의 표정으로 사냥에 나서시는데 이 때 눈치 빠른 집사라면 얼른 장난감을 바꿔 들어야 한다, 철수는 불빛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아 낚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것

고양이의 사냥판

이렇게 슬슬 사냥판이 제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하는데

동생 고양이가 지겨움과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다시 나왔다

하필 그 때 침대 밑으로 쫓겨 들어갔던 동생 고양이가 지겨움과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유령처럼 스윽~ 떠오르니

겁 먹은 고양이 코스프레

얼마나 거세게 동생을 나무랐던지 때 모르고 기어나온 벌을 이렇게 받고 있다 - 사실 꽤 긴 엎치락 뒷치락 하악질 등이 있었지만 내 똑딱이는 마음이 급할수록 AF가 느려지는 속성이 있어 게시할 만한 그림은 건지지 못했다(사진사 실력 탓은 절대 아님 --;;) - 경철 고양이는 엉아 심기 불편하게 깐죽대다가도 집사와 조금이라도 관련 된 일로 공격을 당하면 세상 불쌍한, 겁 먹은 고양이 코스프레를 저리 해주신다

이리저리 살펴보는 척도 하는 고양이

그러다 보니 문득 자존심이 상하던가 짐짓 볼 일이 있어 거기 낑겨 들어간냥 흡흡 냄새도 맡아보고 이리저리 살펴보는 척도 하지만

엉아의 눈치를 살피는 동생 고양이

금새 다시 엉아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내심 제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엉아의 분노가 겁이 나긴 하는 모양이다

절대 고독에 휩싸인 경철 고양이

"아이고 내 팔자야~ 아직 나갈 때가 아닌가벼..." 절대 고독에 휩싸인 경철 고양이

 

다시 새로운 고민 : 사실 이 문제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서부터 늘 있어왔지만 외집사에 두 묘 이상의 가정이라면 놀이 대상에서 제외되는 나머지 한 고양이가 심히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둘이서 한꺼번에 적당히 어울려 놀면 되지 싶지만 언젠가부터 아이들이 "니가 뛸거가? 내가 뛰어도 되나?" 하듯 장난감 앞에서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눈치 없이 날뛰다가 충돌사고가 난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인데,

고양이들과  잘 놀아 주는 법

이 과정에서 서로 눈치만 보다가 결국 두 녀석 모두 김이 빠져 주저 앉아 버리는 경우도 있고 또 다른 경우는 한 녀석이 눈치 없이 엉덩이를 흔들고 있으니 눈치 빠른 한 놈이 뛰기를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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