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를 만들다 보면 효능도 효능이지만 비누의 모양이 좀 자연스럽고 근사했으면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대나무통.
대나무통은 비누 굳히는 용기 대용으로도 쓰이지만 대나무 자체의 효능이 비누가 그 안에서 숙성되고 건조되는 동안 쏙쏙 배어들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리라 기대할 수 있다. 좋다고 소문이 자자한 노니를 올리브유에 인퓨즈해 둔 것이 있어 그걸로 대나무통에 비누를 숙성시키면 얼마나 좋은 비누가 탄생할까 기대를 하며 지난 3월에 발효 노니 대나무통 숙성 천연비누를 만들었다.
。 대나무가 피부에 좋은 이유 : 대나무에는 유황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독소를 몰아내는 작용을 하는 점이 첫손에 꼽힌다. 외에도 본초강목에 따르면 대나무 통 안 쪽에 있는 종이 같이 생긴 죽여가 피부보습 작용을 해 건조한 피부 치료제로 쓰였다 한다. 플라보노이드, 아미노산과 미네랄이 풍부해 피부진정효과를 내는 것은 덤이다.
。 노니가 피부에 좋은 이유 : 노니에는 항균 물질이 다량 함유 돼 있어 아토피와 여드름 치료에 도움을 주고 세정력이 뛰어나 별도로 클린징을 하지 않아도 모공 속까지 깨끗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이 외에 보습, 미백 등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본인의 경험이 아닐 때는 걸러서 이해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노니 대나무통 숙성 천연비누 준비물]
주재료· 노니 인퓨즈드 오일(올리브 퓨어100%) 4190g
· 시어버터 1000g
· 레드팜 오일 1000g
·밀납 300g
= 오일 총량 : 6490g : 나는 몹시 건조한 피부로 보습력이 좋은 비누 만들기를 좋아하여 올리브유로만 주로 만들지만 좀 더 강한 보습력과 고급스러움을 기대하며 시어버터를 첨가, 밀납은 경화제 대용으로, 레드팜 오일은 약간의 색상을 기대하며 넣었다.
· 높이 30cm, 지름 10cm 대나무통 10 개
· 라벤더 에센셜 오일 400g (나는 대개 오일 총량의 5% 전후 넣는다)
· 정제수 (오일 총량의 30%) :1947g
· 가성소다 (8% 디스카운트) : 781g
부재료
저울, 온도계, 마스크, 장갑, 아로마 오일, 선호하는 첨가제 등
[노니 대나무통 숙성 천연비누 만드는 과정]
●사진과 함께 보는 자세한 과정과 주의사항은 - 내 가족이 쓸 천연 비누 만들기 참조 http://binubaguni.tistory.com/45
바람이 잘 통하고 반려동물이나 어린이의 출입이 전혀 없는 곳에서 창을 등지고 작업한다. 창을 등지는 이유는 가성소다를 녹일 때 가스가발생하는데 공기 흐름의 반대 방향으로 있어야 이것을 흡입하지 않게 된다. 더불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장한다.
장갑을 반드시 끼고 준비해 둔 정제수에 적량의 가성소다를 천천히 저으면서 붓는다. 물에다 가성소다를 섞는다 ( 만일 소다에다 물을 부으면 거의 폭발 수준으로 끓어오르니 이것 역시 반드시 지키도록 한다) 이때 온도가 100도 이상 올라가므로 물이 튀어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
기름을 데워 (이 때 비즈왁스도 같이 녹인다)4, 50도 정도로, 가성소다수도 식혀 4, 50도 정도가 되는 시점에서 교반을 시작하는데 두 물질의 온도차가 10도 이상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적정 온도에 도달하면 가성소다수를 기름에 천천히 부으면서 저어준다. 거품기를 이용해도 되고 양이 적을 때는 주걱으로 해도 된다 - 공기 방울이 생기지 않게 신경 쓰면서 한 방향 - 중요! -으로만 열심히 젓다보면 크림수프 같은 정도의 농도, 거품기가 지나간 자국이 살짝 생길 정도로 걸쭉하게 된다. - 이 상태를 전문용어로 '트레이스가 남'이라 한다 -이 때, 준비해 둔 아로마오일이나 다른 각종 첨가물들을 넣고 잘 섞어 준비해 둔 대나무 통에 부어 위 그림처럼 뚜껑을 만들어 넘어지지 않게 잘 세운 채로 숙성 건조 시키면 된다.
대나무통 비누의 최대 단점은 단가가 비교적 높고 굳히는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인데 2017년 3월 27일에 만들어 거의 7개월이 지난 어제 통을 뒤집어 흔들어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었다. 오래 걸린 만큼 대나무의 속살과 향 게다가 결까지 고스란히 비누에 배어들어, 특히 대나무 향기가 생각보다 훨씬 강해서 적지 않게 넣은 라벤더 에센셜 오일의 향을 압도하는 느낌마저 들어 뭔가 느낌이 묘한 비누가 탄생했다.
사용감 : 거품이 적지만 뽀드득하게 씻기는 깔끔한 느낌과 기대했던 대로의 보습력이 느껴졌고 은은하게 남는 대나무와 라벤더의 잔향이 매력적인 비누로 괜스레 마구마구 무엇인아가 치유가 될 것 같은 기대감을 생기게 한다.
[첨언] 동남아 등에서 사오는 고가의 노니비누가 완전히 검다는 말을 들었는데 노니를 오일 인퓨즈 하기도 물에 우려 내기도 한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아마도 색소가? 왜냐하면 노니를 어디에 우려내든 간에 비누를 만들면 그저 누런 비누가 탄생할 뿐 검은 비누는 절대 나올 수 없겠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 물론 완전히 건조 돼 짙은 갈색을 띄는 열매를 직접 갈아 넣는다 해도 검은 색 비누는 커녕 짙은 갈색 비누도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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