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예쁜 MP비누 - 천연비누인가?

MP(녹여붓기)비누도 천연 비누라 할 수 있을까?

비누를 내 손으로 만들어 쓴지 올해로 딱 11년째다.  정확한 지식 없이 한 두 번 겨우 CP(Cold Processed Soap : 저온숙성비누)비누를 만들어 봤던 시작과정에서 소위 "천연비누 베이스"라는  물건이 CP비누의 수고로움과 비교적 고가의 재료에 비해 월등히, 비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팔리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한 덩이 사 본 적이 있었다.

 

이 물건, 가격에서부터 의심이 갔지만 정체 모를 묘한 자극적인 냄새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냄새였다)가 있어 뭐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해 성분을 찾아보고 다녔지만 어디에도, 심지어는 양잿물(가성소다)비누의 원조인 유럽 사이트까지 다 찾아 다녔지만 성분을 정확히 표시해 놓은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고 오로지 좋은 성분 무엇무엇이 들어갔다는 광고만 있는 형편이었다. 왜냐하면 비누는 화장품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전성분을 표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참예쁜 MP비누 - 과연 천연비누일까? 1

각설하고, 한 마디로 나는 사람들이 이 MP비누베이스를 왜 천연수제비누라 칭하는지 심지어 이 베이스를 현란한 색상과 모양 그리고 첨가물로 가공해 "천연수제 비누"라는 이름을 달고 고가로 판매를 하고 구매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원래 비누란 아무리 열을 가한다 해도 물러지거나 타거나 둘 중 하나의 반응을 보일 뿐 얼음이 녹듯 녹아내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 MP비누란 물건은 몇 번이고 전자렌지에 돌려도 중탕을 해도 그 투명함과 질감이 전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기에는 무엇인가 있지 않을까?


의문을 품고 있던 와중에 CP비누 베이스라는 것도 좀 더 높은 가격을 달고 출시되었다. 호기심 반 의심 반으로 또 한 덩이를 샀다. 결론 ? 두 말 할 것 없이 버!렸!다! 제조사에서는 무어라 반박할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MP비누 베이스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불투명하고 묘하게 기분 나쁜 냄새가 더 나는 이상한 물건일 뿐.


결국 나름 전 세계 사이트를 샅샅이 뒤져본 결과 미국의 한 사이트에서  MP비누베이스에 소디움라우릴설페이트(SLS), 소디움도데실설페이트(SDS), 소디움라우레스설페이트(SLES) 등의  석유계 계면활성제가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이 성분들은 최근에 피부 단백질을 파괴하고, 면역력을 약하게 만들어 탈모나 아토피, 천식과 비염 등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것들은 아마도 전자렌지에 몇 번이고 다시 녹여도 변함없는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물질들 일것이다. 그러니까 이 MP비누베이스들은 진짜 비누성분에 이 합성계면 활성제 성분들을 기술껏 혼합해 만들어낸 "천연수제"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껄끄러운 부분이 대단히 많은 물건인 것이다.

참예쁜 MP비누 - 과연 천연비누일까? 2

여전히 시중에는 이 비누베이스가 여러 가지 진화된 이름과 성분을 내세워 팔리고 있지만 녹여붓기 비누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고 진짜 천연 수제 비누는 전자렌지에 녹여 리배칭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변함 없는 사실이다.


이런 모든 것을 알고도 비누베이스를 구입해 뭔가 섞고 정교하게 디자인 해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즐거운 경우라면  얼마든지 좋은 취미생활이 될 수 있지만 고가에 팔리는 완성품 중에 이런 비누 베이스를 사용하여 천연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제품들이, 특히 투명비누 중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는 현실이므로 피부에 문제가 있어 고가의 천연비누를 구입을 고려할 시에는 비누의 성분을 꼼꼼히 살피고 미심쩍은 경우 제조자나 판매자에 물어 성분을 확실하게 알고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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