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 밥이 그리도 탐나는 개냥?

우리집에는 고양이 형제의 반려동물로 햄스터 두 마리가 있다.

내가 알기로는 햄스터들은 잡식성이라 더러 육류 또는 어류들을 섭취 하는 것이 좋들 듯한데 시판되는 햄스터용 먹이들은 모두 곡식류 뿐이라 고양이 형제의 식사를 하루에 한 티스푼 정도 나누어 주곤 하는데 어제는 문득 북어채를 주면 딱딱해서 햄뚱이 좋아하는 갉갉 - 야아는 내내 창살을 이빨로 물어 뜯는다. 갉을 수 있는 쿠키, 나무토막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 꼬릿꼬릿 냄새까지 좋아하지 않을까는 생각이 들어 한 쪼가리 넣어 줬더니

햄스터 기르기 1

지 엄니 손가락 물어대는 햄뚱군, 오전이라 틀림없이 자고 있었을 것 같은데 득달같이 달려나와 갉갉 맛있게도 먹는다.

햄스터 기르기  2

얌전하고 겁 많은 햄철군, 꼬릿한 냄새가 퍼지니 저도 먹어보겠다고 뛰어나오긴 했는데 지 덩치 3, 4배는 넘는 시커먼 카메라가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제발"하면서 두 손 모아 비는 중이다. 이 녀석은 뭐 좀 먹어보려면 언제나 뚱이에게 물리고 밀리고 찌지익! 도망가서 뚱군 식사가 끝나면 비로소 한 입 다실 수가 있는 딱한 넘인데 북어채 냄새는 도무지 순서를 기다리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랴, 니 건 따로 하나 주꾸마

햄스터 기르기  3

맛 있나? 새끼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 보면, 특히 정신놓고 맛있게 먹는 걸 보면 그보다 더 흐뭇한 일이 또 있으랴, 오냐 많이 묵아라~ 그러나 그 사이 제 간식을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눈치챈 일 묘!

햄스터 기르기 4

햄스터 케이지에 대고 냄새를 킁킁, 진짜로 개처럼 콧바람 소리를 슉슉 내며 냄새를 맡더니

햄스터 기르기 5

내 거라고, 내놓으라고 햄스터 케이지 위에 올라갔다 내려갔다

햄스터 기르기 6

"야야, 거 내 꺼야! 내놔,내놔!!!" 생 지롤난리가 났다.

햄스터 기르기 7

저 창살 사이로 털장갑 낀 손을 집어넣어 아그들 먹고 있는 북어채를 샤샤샥 입구까지 끌어오더니

햄스터 기르기 8

암만해도 손가락은 둔했던지 입으로 물어끌어내려고 안간힘을 쓰시는 중이다. 아따 즈들 때문에 이 집에 들어오게 된 아그들인데 좀 나눠먹고 사이좋게 지내지럴~

햄스터 기르기 9

괭이 엉아 지롤발광을 하거나 말거나 한 일년 반 같이 살다보니 별 거 아니더라 싶은지 열심히도 드신다.

햄스터 기르기 10

두 햄찌들 모두 끄떡없이 즈들 먹을 거 계속 먹고 있으니 괭이 엉아도 방법이 없다고 느낀 것일까

햄스터 기르기 11

좁은 창살 사이로 들어가 북어채 꺼내느라 헛고생한  손이 아팠던지 아니면 그만한 일에 벌였던 괭지롤이 좀은 민망했던지 외면하고 손만 핥핥!

 

그나저나 햄스터들은 보통 3년 정도 산다는데 이 아이들 내게 온 지 어언 1년하고 반, 햄뚱이는 이미 좀 자라 있는 상태였는데 괜찮을까... 내가 설치류의 안녕을 걱정하고 더 나아가 애지중지 하게 될 줄은 나 자신도 몰랐던 일인데 역시 괭이들이 생명이란 것에 대해 가르쳐 준 것이 많아 그렇다는 걸 금방 깨닫는다.

 

경철군, 결국 저 지롤발광 덕에 연어간식 득템!

 

내가 햄스터를 기르는 방법

1. 밥은 그릇에 따로 준다 - 낮은 종지에 듬뿍 넣어주면 몇 날 며칠 즈들이 알아서 꺼내 먹는다.

2. 오줌 싼 자리 청소는 매일 해준다 - 소변 보는 자리를 즈들이 알아서 정해 항상 그곳에만 싸기 때문에 청소가 쉽다. 이렇게 하면 톱밥 전체를 갈아주는 일은 생각보다 그리 자주 하지 않아도 된다. 2, 3주에 한 번 정도. 그래도 냄새 안 난다.

3. 고양이 캔을 조금씩 나눠준다 - 많이 먹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두 마리 당 반 티스푼 정도를 준다. (곡식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

4. 매일 신선한 채소를 준다. 물도 매일 갈아 준다.

5. 겨울에는 집에 목화 뭉치를 넣어주고 여름에는 작은 도자기 접시를 쿨링매트 대용으로 넣어준다.

6. 낮에는 집 위에 천을 덮어 어둡게 해준다 - 누가 그러라 한 건 아니고 낮에 주로 자길래 편히 자라고 혼자 마음 쓴 것.

 

이렇게 하니 소문으로 듣던 것 같이 종양이 생기거나 눈병, 피부병 등이 생기지 않고 비교적 잘 자란다.

 

(아이들 소식 전할 때가 됐지 싶은데 이제는 세 식구(다섯 식구) 모두 늘 그렇고 그런 새로울 거 없는 하루를 보내는 시기라 이렇게 엮어서라도 울 시키들 소식을 전함)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