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소환2 - 청소기 변태 고양이

청소기를 좋아하는 난청 고양이

집사를 올려다 보는 고양이

경철군, 아침마다 청소기만 꺼내면 불문곡직 달려와 간절한 눈빛 발사, 청소기를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간절한 눈빛을 발사하다니, 어쩌라고?

청소기 빗질에 엉덩이를 치켜든 고양이

이걸 해달라는 거다. (마침 큰온냐가 텃밭에 가자고 와 있어 찍을 수 있었다, 사람 손의 고마움~) 커텐 또는 가구 청소용 솔 끼워서 저를 청소해 달라고. 엉덩이가 저절로 치켜질 만큼 좋아한다, 뿐이랴

청소기 빗질을 좋아하는 고양이

엎드려 기면서 바람 나오는 청소기 똥꼬에 코 쳐박고

청소기 바람을 즐기는 고양이

발라당까지, 아주 좋아 죽음. 이 아이는 난청이니 안 들려 그런가보다, 그러기를 6년. 이제는 청소기 꺼내기도 겁이난다, 들러붙어 제 요구가 채워질 때까지 떨어지질 않으니 요즘 같이 짜증스러운 날씨에는 더더욱.

 

그럼 철수는 설마 난청이 아니니 여늬 고양이들처럼 청소기 싫어할 것이야, 싫어한다 물론, 그러니 청소기 돌리는데 적어도 방해는 안 될 것이야...?

청소기를 피하지 않는 고양이

그러나! 두 녀석들 때매 침대 위에도 반드시 청소기를 돌려야 하는데 절대 비켜주질 않는다. 비켜라~ 하다 못해 두 다리 잡아올리고 청소기를 들이밀면 "아, 왜애~" 한다. 그러니 철수군은, 청소기가 싫긴 하지만 - 제 몸에 솔질 같은 거 하지 말라고 한다, 평소에 - 무서워 하지는 않는다, 모다 경철군 덕분이다. 이러다 보니 예전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래서 소환. 2013년 7월 10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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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변태 개그묘 경철씨, 익히 알려진 대로 청소기를 아~주 사랑해 주십니다.

청소기 변태 고양이

씹고!

청소기를 껴안고 좋아하는 난청 고양이 1

뜯고!

청소기 냄새를 맡는 난청 고양이

맛 보고!

청소기 앞에서 발라당 하는 난청 고양이

즐기고! 경철이가 이 짓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해요, 난청이라 소음이 두렵지 않거든요. (가끔 특정 주파수의 소음은 들리나 싶기도 해요)

청소기에 올라타는 난청 고양이

광고를 그대로 따라만 하면 창의력 꽝!인 고양이니까 한 가지만 더~ 올라타고!

바구니 속 고양이

하지만 철수씨는... 도무지 청소기를 사랑할 수 있을만치 무덤덤한 청력의 소유묘가 아니라는 얘기지요. 그러나 경철이는 남들이 들을 수 있다는 걸 모르고 철수는 경철이 안 들린다는 걸 모르니, 돌콩만한 경철씨가 아무렇지도 않게 들러붙어 개구신 짓을 할 때는 반드시 뭔가 좋은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 소음에 도망 다니면 자신이 오히려 뭔가 상식에 어긋나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나봐요. 그러니 흡입구가 웬만큼 가까이 가도 모두지 비킬 생각을 안 해요. "비켜, 안 비켜?" 그러면 인간도 방법이 있지요.

청소기가 몸에 닿자 깜짝 놀라는 고양이

이에는 이, 눈에는 눈! 허걱! 설마 몸에다가 진짜로 붙인겨??? 정말 그렇게 견딜 작정인가, 사람이 슬금슬금 흡입구를 가까이, 점점 더 가까이 가져가 봐요. "참아야 하느니라, 이거 머 좋은 건가본데 나만 싫다 하면 바보 되자녀..." 하듯 견디고 계셔요, 절대 도망 안 가요, 틀림없이 겁은 내고 있는데...

청소기와 고양이

아띠, 고만 해!!! 당해 보니 별 것 아니기는 하네...


그러던 어느 아침!

청소기를 무서워 하지 않는 고양이

"내 장난감, 낑겼어, 낑겼어, 내 놔아~" 청소기가 윙윙 최고의 수위로 돌아가고 있는데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망가지는 않아도 늘 어느 정도는 불편해 하는 기색이더니 이 날부터는 완전 극뽁!의 포스가~~^^ 참 신기하다, 아무리 동생이 멋모르고 설쳐도 싫은 건 싫을 것 같은데 정말이지 "극복하고 말테닷!"하는 느낌을 내내 주더니... 이런 녀석이 기특하기도 하지만 이 놈 저 놈 모두 마음이 아파요,

 

들리지 않는 경철이는 말 할 것도 없지만 애꿎은 철수는, 다른 고양이들 같으면 극뽁! 이런 거 할 필요도 없는데 순전히 저 돌콩, 개구신한테 얕잡힐까봐 견뎌내는 것 같아서요. '철수야, 고양이들은 원래 청소기 무서워하는 거야. 도망가고 싫어하고 그래도 괜찮아...' 경철이는 들리지 않는 아이라 특별하다는 설명을 해 줄 수도 없고...

 

그나저나 요 며칠 전부터는 인간은 아예 기계를 번쩍 한 팔로 들고 청소하게 됐어요. 저 개구신이 청소기 똥꼬에서 나오는 먼지바람을 저렇게 자꾸만 핥핥하고 들이마셔서, 그렇잖아도 가끔 심상찮은 기침을 하는 시키인데... 대신 할망구 손목이 시리기 시작했습니다이~--;;


다시 오늘, 2017년 8월로 돌아와서, 이 후로 철수, 웬만한 소음에는 눈도 깜빡 않는 담대한 고양이가 되었지만 난청 고양이, 심심하거나 불만스러운 것이 있을 때 래고래 소리 지르며 이 방 저방 뛰어다니는 것도 함께 배워 두 시키 함께 소리소리 지르며 불만을 토로할 때면 아, 차라리 내가 난청이고 싶어라~~

 

달랑 두 개 달렸던 댓글, 지금도 이렇게 달랑 두 분~^__________^

 

컴터맨 2013.07.10 15:25 신고 URL EDIT REPLY
아...철수의 저 얼음땡 표정! 가여워서 어떡.........ㅎㅎㅎㅎ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얘들이 청소기 소음을 귀로만 듣는건 아닐꺼예요. 초등학교때 들은바로는 골전도라고 해서 뼈를 통한 진동으로도 감지한다던데, 사람애기(...라고 하니 웃기네요 ㅋㅋ)들이 청소기 돌리면 잘 자는 이유가, 그 진동이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느끼던 것과 거의 일치한다는 과학적인(!) 얘기가 있더라구요 ㅎㅎ 아마 경철이 귀가 잘 안들려도 골전도를 통해서 청소기를 느끼고 있을 꺼란 생각이 듭니다. 철수 역시 얼음이 되었지만 확 튀어 도망가지 않는것도 뭔가 매력적인 부분이 있기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ㅎㅎ


고양이두마리 | 2013.07.10 15:39 URL EDIT
골전도라는 말씀 맞는 것 같아요. 돌아서 가는 경철이 바닥을 통통 치면 돌아보거든요. 그 만큼 진동에 민감하니 그 진동을 틀림없이 느낄 거예요. 그런데 철수는 암만봐도 제 해석이 맞는 것 같은 것이 아직도 좋아하지는 않아요, 피해 다닐 필요가 없다는 건 느끼는 것 같지만, 울 철수는 상남자에 총명괭이 라!!! ㅎㅎ 경철아~ 해서 뽀르르 달려오고 반짝 돌아보고 이러지 못한다는 사실이 요즘 들어 새삼 심하게 딱해요 ㅜ.ㅜ

 

(아래는 아주 생각할 거리가 많은 댓글)
오온이 2013.07.10 17:01 신고 URL EDIT REPLY
이 글에 터키쉬 앙고라 태그가 달린 것은 더구나 다시 보니 난청도 있음은 흰 털에 파란 눈 괭이 덜컥 비싼 돈 주고 분양 받기 전에 난청이란 문제도 있으니 보시오, 하는 뜻입니까옹? ^^


고양이두마리 | 2013.07.10 17:35 URL EDIT
넹, 그렇사옵니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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