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 어색한 사이

집사에게 엉덩이 방뎅이를 들이밀고 나란히 나란히~ 테이블 아래,그리고 침대 위 - 이런 장소이니 겨울을 맞은 고양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최적의 장소는 없을 것이다.

고양이 형제의 뒷모습

하나는 방뎅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고 하나는 그냥 냥뎅이? 참고로 저 방뎅이는 위에서 찍으면 넉넉하고 포근한 방석 같아보이기까지한다.

겨울이 되면서부터 부쩍 자주 두 녀석이 이렇게 나란히 엎드리거나 누워 자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데 계절 탓이긴 하지만 억지로라도 나란한 이 엉덩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또 고마운지! 이럴 때 두 녀석의 표정은 또 얼마나 예쁠까, 집사 가슴이 둑흔둑흔~

나란히 앉아 무료한 표정을 짓는 고양이 형제

에라이 C, 이런 반전이! 앞에서 보는 표정은 왜 나란히 앉아있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어색하기 짝이 없다.  이럴거면 멀찌감치 앉았든가! 

아기 때 같으면 이 정도로 가까이 있으면 서로 그루밍을 해주곤 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어느 사이엔가부터, 정확하게는 이 집으로 이사 온 후부터 무엇인가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어버렸다.

아무 생각없어보이는 하얀 고양이

제 엄니 얼굴이 보여도 뚜웅~ 일별도 안 한다. 

심심한 표정의 고양이

게다가 이 녀석은 외면까지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고양이 형제

제 형이 저 위에 뭐가 있는 것처럼 시선을 주니 경철 고양이, 군중심리의 본능적인 발동으로 저도 모르게 제 형과 같은 곳을 쳐다본다.

나란히 엎드렸지만 어색해 보이는 고양이 형제

하지만 거기까지다. 이내 서로 같은 곳을 바라봤던 것조차도 어색하고 싫었던 것처럼 약속이나 한듯 똑같은 표정으로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시선을 떨군다. ㅋㅋ 누가 쌍둥이 아니랄까봐~

긴장감이 흐르는 고양이 형제 사이

그리고 다른 시각, 집안 일을 하고 들어오니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는지 두 녀석 모두 또 약속이나 한듯 얼음! 하고 있다. 게다가 언제나 그렇듯 이런 구도로 앉아 있으면 뭔가 말로 할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과 어색함...

먼 곳을 보는 고양이

철수 고양이, 언제나처럼 어색한 순간에는 시선을 피한다.

멍 때리는 하얀 고양이

이 하얀 녀석도 짐짓 멍 때리는 표정을 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한다.

서로를 의식하며 멀찌기 앉은 고양이 형제

철수 고양이가 곁눈으로 제 동생의 동태를 살피니 내내 이 쪽으로 시선을 주고 있던 하얀 녀석도 외면!

긴장감을 가득 담고 제 형 쪽을 바라보는 동생 고양이

이런 어색함을 풀고 두 녀석이 머리를 맞대는 꼴 좀 보자고 캥거루 간식을 경철 쪽으로 몇 조각 던지니 경철은 제 앞으로 굴러오는 것이니 본능적으로 한 걸음 옮겼다가 다시 눈에 긴장감을 가득 담고 제 형 쪽을 바라본다. 당연히 철수 고양이는 간식 따위에는 끄떡도 않는다. 

고양이 형제의 묘한 장면

철수 고양이, 뒤늦게 "간식이라도 먹자"고 생각했는지 돌아앉았지만 저 멀리 경철 고양이 보이는가? ㅋㅋ 이미 다 먹고 입술을 핥고 있다~


집사가 하나 뿐이라는 것이 이들의 본능적인 경쟁심을 부추겨 이렇게 됐으리라는 짐작은 하지만, 이 고양이 형제, 같은 배에서 거의 같은 시각에 태어났음에도 '우리 사이는 어색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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