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랑눈 고양이와 팔랑귀 집사 그리고 그 둘을 갖고 노는 에너자이저 고양이

이런 현상에는 경철 고양이나 철수 고양이 모두 다를 바가 없지만 오늘은 철수 고양이의 꼬드김에 넘어간 팔랑귀 같은, 귀가 들리지 않으니 팔랑눈 고양이라고 할 수 있을 두 고양이 형제와 팔랑귀 집사까지 세 식구의 한 장면이다. 

형의 돌발적인 행동에 깜짝 놀라는 듯한 동생 고양이[제 형의 돌발적인 행동에 깜짝 놀라는 듯한 경철 고양이]

이 장면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고양이들의 성향, 그러니까 사람 아이들 또는 귀 얇은 사람의 모습과 조금도 다를 바 없기 때문에 그 만큼 알 것 다 알아 그 만큼 더 소중하고 존중해야 할 존재라는 뜻이다.

도발적인 눈빛의 고양이

저 위의 그림은 철수 고양이가 이런 식으로 이유도 없이 도발적인 눈빛으로 경철 고양이를 응시하다가 갑자기 말이나 된 것처럼 고양이 발굽 소리를 내며 귀까지 제끼고 바람처럼 뛰어나가 깜짝 놀랐기 때문에 나온 표정인데

형의 돌발적인 우다다의 방향으로 관심을 보이는 히얀 고양이

놀랐으니 당연히 형의 돌발적인 우다다의 방향으로 관심을 보인다. 인간인 집사도 무슨 일인가 싶어 얼른 엉덩이를 일으킬 지경이었으니 3~5살 아기 같은 경철 고양이 마음에 "저기 뭐가 있는데?" 왜 궁금하지 않았겠는가~

저 멀리 황당함과 궁금함이 뒤섞인 묘한 표정의 경철 고양이

그래서 캣닢쿠션을 팽개치고 경철이도 말처럼 또각또각 뛰어 급히 따라나가봤더니 아, 이 형이란 넘 좀 보소 "엉아, 여기 뭐 있는데?" 하는 순진한 제 동생에게 "있긴 뭐가 있어, 지롤!" 하며 동생에게는 눈길 한 번 안 주고 이미 되돌아오는 중이다. 

저 멀리 황당함과 궁금함이 뒤섞인 묘한 표정의 경철이... "아이고 내 새끼, 엉아 우다다에 속았어여"라고 엉덩이라도 토닥여 주고 싶다.

허공을 응시하며 방으로 들어서는 고양이

그렇게 우다다 한 방으로 가뿐하게 제 동생과 집사를 꼬드겨 낸 이 대장 고양이도 두 식구의 열렬한 반응에 조금은 당황한 것일까? "속아 넘어갔지. 메렁~" 을 즐기는 표정만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아직도 저 뒤에 아직도 사태 파악이 안 된듯 멍하니 서 있는 순진한 경철 고양이.

다리를 꼬고 느릿느릿 기지개를 키며 움직이는 고양이

"췌, 저 시키는 맨날 저 지롤여. 깜딱 놀랐자나..." 표정을 보니 이런 일 따위야 이미 익숙해 이제는 지겹다는듯 다리를 꼬아서 기지개 비슷한 걸 키면서 느릿느릿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저 동작의 진심은어쩌면 자신이 형에게 속아서 뛰어나간 게 아니라 그냥 지겨워서 슬쩍 마실 한 번 갔다 돌아오는듯 보이고 싶은 자존심일까, 싶기도 하다.

기죽은 표정으로 돌아오는 고양이

그렇다 하더라도 뭐 재미있는 게 있나 하는 기대감에 뛰어나갔다가 형에게 농락 당한 것에 대한 실망감 또한 감출 수는 없다.

밖으로 나갔다 돌아오는 고양이

이윽고 제 형이 시야에 들어오니 다시 물음표를 던지는 표정이 된다 "엉아, 무슨 일이었어?" 

집사 뜨개질감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고양이

제 동생이 그러거나 말거나 '갑분우다다'를 연출 했던 이 고양이는 그 새 집사 뜨개질감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내가 언제 뭘 했는데?"라는듯 시치미를 뚝 떼고 있다

집사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다가오는 고양이

쓸쓸하고 허무한 걸음...? 할 수 없지 머. 고양이라는 족속들을 정말로 느닷없이 귀까지 제껴 공기의 저항을 줄여가며 빠르게 우다다를 시전 할 때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럴 때마다 매 번 속아넘아가는 고양이나 인간이나 팔랑눈, 팔랑귀인 탓일 뿐, 경철이도 한밤 중에 건넛방 캣클라이머 위에서 우웨우웨~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오르락내리락 해서 잘 자던 제 형을 후다닥 뛰어나가게 만드는 일이 자주 있으니 쌤쌤이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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