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미로서는 좀 드물게 늘 알고싶은 게 차고 넘치는 사람이다. 그래서 예전에 내가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 중 하나는 내게 "지적 호기심"을 주체 못하는 족속이라고 비꼬기까지 했는데 오늘 내가 한 짓은 이 짓을 지나 "지적 허영심"이었다고 알고 싶은 걸 모두 해결하고나서야 내 행동에 이런 제목을 붙이게 됐다. 왜냐하면 요즘 세상에 "검색"이란 걸 하면 다 나오는데 굳이 내 힘으로 해결하고 싶다는 오기가 발동해 진짜로 그렇게 해버린 후 이것도 일종의 오만이 아닐까, 고생을 사서 한 스스로에게 피식~ 자조 섞인 웃음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eos m50의 메뉴설정에서 "렌즈 수차 보정"이란 것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 된다. 이 기능은 이전에 m100에는 없었기 때문에 굳이 DPP(Digital Photo Professional - 캐논 전용 포토에디터로 징하게 무겁지만 포토샵을 매 달 결제까지 하며 사용할 만한 실력은 못되기 때문에 울며겨자 먹기로 사용한다)에 들어가야만 쓸 수 있는 메뉴였는데 카메라 자체에 이 기능이 탑재 돼 있다니!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서 모두 "ON"으로 바꿔 줬다. 그런데 '디지털렌즈 최적화'에서 걸림돌이 생겼으니... 그림에는 틀림없이 "ON"으로 돼 있지만,
세부설정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보정 불가 - 데이터 없음'이라고 뜬다. 카메라는 틀림없이 내 렌즈를 인식하고 있는데 데이터가 없다니? 그 아래 설정에도 떡하니 "ON"이 들어와 있는데도 말이다. 이런 건 용서 못한다. 내 렌즈, 제 돈 주고 정식 경로로 구입한 정품이고 등록까지 마쳤는데 데이터가 없다는 건 뭔가 이유가 있는 것이다. 젠장... 여기서 오기가 발동한다.
요즘 물건답지 않게 캐논은 다행히 꽤 두꺼운 사용 설명서가 항상 제공 된다. 언제나 어떤 설명서건 설렁설렁 보는 내 버릇이 영 마땅찮았던 참에 꼼꼼히 읽어보기로 작정하고 우선 문제가 되는 렌즈 부분을 살펴보니 별다른 설명이 없다. 음... 계속해서 뭔가 답이 있을 것 같은 항목을 찾다가 반짝 불이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EOS Utility"
사실 어떤 제품이건, 심지어 마우스 하나에도 나름의 유틸리티가 제공 되는 세상이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란 것을 그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던 바 이 SW도 존재를 알면서도 무시하고 지냈는데 어쩌면 이 속에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다행히도 들었다.
캐논코리아 컨슈머이미징 고객지원(바로가기)으로 달려가 소프트웨어 다운로드가 들어있는 항목을 눌렀다.
검색상자에 "EOS Utility"를 넣고 검색,
다운로드 가능한 항목이 33개 나온다 (전체를 보면 머리만 아프므로 볼 필요 없다) - 그것을 열어보니
맨 위에 애플용이 뜨고 그 다음에 윈도즈용이 뜬다. 맨 위에 있는 것이 대개는 최신버전이니 더 살펴 볼 필요없이 다운로드 한다.
다운로드 된 폴더에서 .exe의 이름을 확인 한 후 더블클릭으로 설치한다. 중간에 사용자 정의 설치, 자동 설치 등이 나오는데 나는 카알못이라 자동설치를 선택, 쭉쭉 넘어가 설치를 마친다.
그리고 전체앱으로 가보니 'EOS Lens Registration Tool'이 있다. 반갑다 친구야! 꾹 눌러 열어준다.
오잉? 카메라가 등록되지 않았다고라? 분명히 정품등록하고 사은품으로 128G 메모리 카드까지 신청 했는디? - ㅎㅋㅋ, 그제서야 비로소 드는 생각이 '카메라를 컴터에 연결 해야 하는구나'였다.
내 생각이 맞았다. 카메라를 컴터에 연결하고 다시 'EOS Lens Registration Tool'을 열어보니 이런 창이 열리는데 내 렌즈가 목록에 뜨기는 하는데 아무리 체크를 해도 먹히지를 않는다. 그림상의 다른 세 렌즈에 모두 체크가 돼 있는 것을 해제하고 내 것으로 체크를 하니 그제서야 먹힌다.
그러니까 렌즈를 세 개 이상은 등록할 수 없는 모양인데 가장 흔히 쓰는 렌즈들이 자동등록 돼 뜨기 때문에 그것들을 다 해제 한 후 내 것을 등록해야 하는 것이었다 (현재 내게는 없는 'EF-M 32mm f/1.4 STM'에 굳이 체크를 해 놓은 것은 일종의 버킷리스트다 ㅎ~)
만일 이 목록에 본인이 현재 사용하는 렌즈가 없다면 위 그림의 핑크 화살표 부분의 "렌즈 목록 편집"을 열면 캐논의 모든 렌즈가 다 뜨므로 그 중에서 본인의 렌즈를 찾아 체크하면 된다.
이제 "수정 데이터 이용가능"이라고 뜬다. 이제 DPP에 들어가서 이것이 사진마다 자동으로 설정이 돼 찍히는지 일일이 수동으로 손대야 하는지 알아보니 사진마다 나름의 환경에 맞게 따로 설정이 돼 찍히는 것이 확인 됐다.
이 외에 더 세세히 설정을 하려면 카메라 안 '재생설정'에서 이미지마다 원하는 설정을 지정해줘도 된다. 말하자면 이 재생설정 부분에 DPP의 기능이 거의 다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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