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씨, 내게 왜 그래? - m50 내장 플래시와 함께 살기

지난 달 맞나? 몇 년 사용하지 않았던 캐논 m100을 내동댕이쳐 깨버리고 어울리지도 않는 어리광을 부려 언니들에게 당일로  m50을 얻을 수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렌즈는 멀쩡해 모델만 다른 같은 기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는데...([사람] - 장례식을 치뤄주고 싶은 내 첫번째 미러리스 카메라 eos m100 그리고 새 생명 eos m50)

캐논 m50 내장 스트로보를 사용한 사진

그런데 이 사진은? 내장 플래시를 사용해 하얀 고양이 경철군을 찍은 장면이다. M100을 처음 샀을 때도 똑 같은 경험을 했었는데 문제는 내장 플래시. 

나는 구석진 곳에(주로 침대 아래) 잘 숨는 특성을 가진 고양이를 주로 찍는 사람이고 집구석이 북향이라 대낮에도 불을 켜야할 만큼 어두운 편이기 때문에 내장 플래시를 쓸 일이 가끔 생기는데 M100은 그나마 가장 약한 빛으로 설정하고 플래시의 고개를 제껴 천장으로 쏘아올리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대로 쓸 만 했는데...

캐논 m50 내장스트로보에 테이프를 붙이는 중

이건 플래시의 목이 제껴지는 기능이 없다. 우짜노... 아주 오래 전에 '카잘알' 이웃이 가르쳐 주신 방법이 기억 나 플래시에 어느 정도 빛을 투과하는 종이 반창고(파스 접착제) 1겹부터 시작해

캐논 m50 내장스트로보에 겹겹이 테이프를 붙이는 중

5겹까지 붙여가며 일일이 시험을 해봤다.

캐논 m50 내장스트로보에 테이프를 붙이고 찍은 침대 아래

이것이 4겹 붙였을 때다. 얼핏 봐서는 조금만 보정을 하면 이만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캐논 m50 내장스트로보 빛이 너무 강하다

마침 고양이 형제가 침대 아래에서 투탁 거릴 때의 장면을 잡아보니 무보정으로 철수조차도 노출이 심해보이고 경철 고양이는 그저 허연 덩어리만 보인다. 아마도 아이가 비교,적 침대 입구 밝은 쪽에 있어 이리 찍혔나 싶긴 하다.

보정도 어려울 만큼 플래시 빛이 강하다

이것이 내 실력으로 최대한 보정한 장면이다. ㅜ.ㅜ 내게 왜 그래 캐논씨?

캐논 m50 플래시 설정

측광, 싱크로, 세이프티FE 따위 다 손 대고 모든 설정마다 다 따로 찍어봐도 별다르지 않다.

캐논 m50 플래시 설정 - 플래시 발광량 최소

플래시 발광량을 최소로 지정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지난 번 경험에 힘 입어 맨 처음에 한 일이고 선막동조, 후막동조 다 소용없다. 결국 테이프를 한 겹 더 붙였다.

내장 플래시의 빛 조절이 안 되는 캐논m50

그래도 비교적 어두운 색이라 빛에 강한 철수를 찍으니, 그것도 침대 밑에 있는 장면임에도 이렇게 나온다.

어둑신한 방에서 플래시 없이 찍은 경철 고양이

석양무렵처럼 어둑신한 방에서 플래시 없이 찍은 무보정 경철 고양이,

하얀 종이 테이프 5겹을 붙인 내장 플래시를 터뜨려 찍은 무보정 경철 고양이

하얀 종이 테이프 5겹을 붙인 내장 플래시를 터뜨려 찍은 무보정 경철 고양이. 우짜쓰까... 다른 분들은 이 내장 플래시를 어떤 방법으로 쓸 만하게 만드는지, 아직도 테이프를 두어겹은 더 붙여야 할 것처럼 보이는데 미러리스는 원래 이런 것인지 아니면 캐논만 그런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나만 모르는 모종의 비밀이 있는 것인지 그서도 아니면 내장 플래시란 무릇 한밤에 빛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스라고 있는 것인지? 끄응...

플래시 때문에 눈이 빨갛게 나온 경철 고양이

침대 아래의 경철 고양이 with 플래시 무보정

플래시 때문에 눈이 빨갛게 나온 경철 고양이 사진을 보정

침대 아래의 경철 고양이 with 플래시 나름 침대 아래라는 느낌을 살려 최대한 보정한 것. - 여기까지  쓰다가 한 잠 나고 나서 생각하니 테이프를 한 두겹 더 붙여봐야겠다는 것 뿐 딱히 다른 대안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플래시 없이 찍었더니 철수 고양이의 경우 ISO가 최고치로 치솟고 동시에 노이즈가 엄청날 뿐 아니라 꺼먼 덩어리만 찍혀 웬만한 보정으로는 먹히지 않을 것 같으니까...물론 보정실력이 달리는 것도 문제지만 뭐 대단한 사진 찍는다고 보정 공부까지 어깨 빠지게 해야하나 싶으다. 

사고 싶은 캐논 렌즈

어쩌면 EF-M 32mm f/1.4 STM, 이것을 장착하면 플래시 없이 좀 나은 장면을 얻을 수 있으려나 싶지만 글쎄다, 얼마나 달라질지... 그리고 갖고 싶다고 그냥 쉽게 장바구니에 넣을 가격은 아니다. 최대로 할인을 받아도 468000이나 하니. 아무튼 캐논씨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내 내게 불친절하다고 느끼고 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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