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강림 그리고 SNS적 반전

고양이들은 존재 자체가 평화라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시각을 가진 분들도 많겠지만 적어도 고양이의 모습에 반해 '랜선집사'의 수준에만 도달해도 이 말에 반론을 내놓으실 분은 얼마 안 되지 싶다고 생각한다. 특히 고양이의 잠은 인간마저 절로 휴식을 느끼게 마력을 가지고 있는데,

침대 밑에서 낮잠 자는 태비 고양이

기온이 내려가면서 보일러를 가동하기 시작하자 침대 아래에는 좀처럼 들어가지 않는 철수 고양이가 따뜻한 바닥의 온도를 즐기려는듯 가끔 그 곳에 놓인 바구니에 또아리를 틀고 낮잠을 자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여기서 굳이 '낮잠'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밤잠은 하루도 예외 없이 절대로! 집사 팔에 안기는 것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며 이 고양이 형제가 이렇게 밤잠에 들기 시작하면 아아, 다시 겨울이 왔구나, 이것이 100% 정답이다.

침대 위에서 낮잠 자는 하얀 고양이

그러나 오늘의 주인공은 이 녀석이다. 깊은 낮잠에 빠진 모습이 위에서 봐도 평화롭고

자는 모습이 귀여운 하얀 고양이

아래에서 봐도 완벽한 평화로움,

자는 모습이 평화로운 하얀 고양이

그야말로 대평화가 강림하사~ 란 말이 (적어도 내 입에서)절로 나오는 장면이라 

셔터 소리가 나도 잘 자는 난청고양이

방향을 바꾸어가며 수십 장을 찍었다. 철수 같으면 셔터 소리에 금새 깼을텐데 이 녀석은 들리지 않으니 진동만 없으면 셔터 소리를 내면서도 얼마든지 평화로움을 계속 유지하게 할 수 있다.

고양이의 잠은 평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시키"란 말을 늘 실감하고 살지만 이런 편안하고 근심걱정 하나도 없어 보이는 모습일 때는 더더욱 가슴 뭉클해지는 찌인~한 애정을 느끼게 된다.

고양이 똥꼬스키 탄 흔적

그리고 대반전(이 비슷한 그림은 어제 똥꼬스키에 관한 글에서 소개 했다. [고양이 - 고양이의 똥꼬스키 - 귀엽기는 하지만...] - 내 현실이지만 이 장면을 보고 아, 이게 바로 SNS등 디지털 매체의 폐해구나, 처음으로 실감하게 됐다. 남과 비교해서 다들 화려하고 편안하고 즐거운 삶을 사는 것 같은데 내 현실만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열등감 내지는 소외감을 느껴 SNS 우울증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던가?


대평화의 이면에는 이런 "똥꼬스키"의 대반전이, 이면도 아니고 바로 머리 위, 겨우 카메라의 프레임 밖에 이런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 이것이 SNS 등, 디지털 매체의 민낯인 것을...

힐링을 부르는 고양이의 잠

그러거나 말거나 똥꼬스키 자국의 한 뼘 아래에는 대평화, 힐링의 장면이 계속 연출된다.

침대 한 가운데를 점령한 고양이

고양이들은 제 똥이라도 그게 묻은 자리에는 절대로 더 이상 몸을 누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피해서 급기야 집사가 누워야 하는 자리, 그야말로 침대 한 가운데에 떡 버티고 누워서 대평화를 시전하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시키와 그 위의 똥자국 ㅍㅎㅎ! 

여전히 잠 자는 귀여운 고양이[급기야 집사는 침대 덮개를 바꿨는데, 침구 자체보다 덮개를 먼저 바꾼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

그러니 삶이란 것 누구나 할 것 없이 더하기 빼기 제로라는 진리를 이 작은 에피소드로 다시 한 번 인정하게 된다. SNS 우울증을 겪었거나 겪은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자신의 환경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부분만 프레임 안에 넣어 전시해보면 당장에 "아, 이것이구나. 내가 초라한 게 아니었어!"를 느끼시게 되지 싶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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