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는 명랑하다

고양이 형제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집사와 노는 일에도 몹시 시들해지고 그들을 어떻게든 놀게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집사도 같이 늙어 기운도 달리고,

심심한 표정의 고양이

우리의 일상은 철수 고양이의 이 자세와 표정처럼 여여하게 흘러간다.

무엇인가를 발견한 고양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집 최고 에너자이저 철수 고양이는 뭔가 반짝! 스스로 즐길거리를 찾아낸 눈빛이다.

고양이의 조심스런 걸음

그리고는 살금살금 사냥꾼다운 걸음걸이를 시작한다. 아니, 뻔한 집구석에 뭐 저렇게까지 사냥할 거이 있겠냐, 했더니

사냥감을 직시하는 고양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림 오른쪽에 보이는 허연 솜덩어리, 경철 고양이!

의아한 표정을 짓는 하얀 고양이

잽싸게 방향을 틀어 어렵사리 제 형의 공격을 피한 경철 고양이, "저 새끼 갑자기 왜 저래?" 정말로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 녀석은 진짜로 사람 만큼 표정이 풍부하다)

긴장감에 휩싸인 하얀 고양이

그래도 제 형이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자 "좋아, 한 판 뜨자!"는듯 형을 노려보며 발톱을 바각바각 갈고 있지만  "저걸 또 우째 감당하지?"라는 걱정도 함께 한 가득 담고 있음을 숨길 수가 없는 표정이다.

스크래칭에 열중한 하얀 고양이

"좋아, 그래도 해보는거얏! 발톱 쫌만 더 갈고~"며 다시 스크래칭에 열중하는데

동생 고양이를 덮치는 형 고양이

사냥꾼이 상대가 발톱 다 갈 때까지 기다려 준다면 그거이 사냥꾼이겠는가, 상대가 스크래처에 코를 박은 사이에 와락 덮쳐버려야 제 맛이지~

스크래칭 후 냄새를 맡는 태비 고양이

그리하여 경철 고양이는 한 컷 만에 프레임 밖으로 사라지고 대신 발톱을 갈고 있는 사냥꾼, "여기는 내 나와바리여~"

사냥감을 향해 돌진하는 고양이

심기일전, 다시 사냥감을 향해 돌진 하지만

의자 아래로 숨은 고양이

이 사냥감 또한 만만치는 않다. 에너지는 제 형에게 달릴지 몰라도 온 집구석이 제 영역이기 때문에 어디에 어떻게 숨어야 저 에너자이저 사냥꾼이 더 이상 힘을 못 쓰는지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단숨에 작은 방문에 캣클라이머 최상층까지 점프한 고양이

한참을 제 동생이 숨은 의자 앞에서 헛솜방망이질을 하다가 제 분에 못이겨 "으아아~"소리를 치며 우다다를 시작하더니 단숨에 작은 방문에 캣클라이머 최상층까지 점프!

기가 잔뜩 죽은 표정으로 밖을 향해 걸음을 떼는 경철 고양이

심술스런 형이 다른 방으로 갔으니 이제는 나와도 되려나, 기가 잔뜩 죽은 표정으로 밖을 향해 걸음을 떼는 경철 고양이.

최상층에 도달하자 마자 곧바로 몸을 돌려 뛰어내리는 고양이

버뜨! 이 에너자이저는 최상층에 도달하자 마자 곧바로 몸을 돌려 아까 하던 일을 마무리 할 생각으로 뛰기 시작 하는데 정말로 두구둑, 두구둑 하며 말발굽 소리를 내며 뛰더라~ (절때 거짓말 아님 ㅎㅎ)

대치하고 있는 고양이 형제

철수 고양이는 에너지를 한 번 폭발 시켜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집사가 말려도 소용없어서 경철 고양이 어쩔 수 없이 또 심장이 쫄깃거리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 

하지만 철수 고양이의 눈치로 보건데 일을 크게 진행 시킬 마음은 없는 것 같아 집사는 지켜보기로 한다.

동생을 쫓는 태비 고양이

일이 커질지 안 커질지 어찌 아느냐고요? 철수 고양이가 공연히 경철 고양이를 쫓기만 하지 와락 덮쳐서 목덜미를 물거나 등의 시도는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대답 할 수 있다. 덩치는 경철 고양이가 뚱뚱해서 조금 더 크지만 뼈대는 철수가 훨씬 더 사나이다워서 맘 먹고 경철을 덮치면 목덜미를 무는 것은 순식간인데 지금은 뻔히 덮칠 수 있는 위치인데도 그저 쫓아다니기만 하고 있는 것이 그저 뛰어다니고 싶은 욕구 때문에 저러는 것이 보이는 것이다.

침대 아래에 숨은 하얀 고양이

이 겁보 고양이는 그걸 모른다. 어쩌면 알고 있다고 해도 이 녀석은 성격이 너무나 집사를 닮아서 제 형이 집적거리는 게 그저 귀찮고 싫어서 피해다니는 것일 수도 있다.

집사 옆에 딱 붙어앉은 쫄보 고양이

이쯤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집사가 바닥에 내려 앉음으로 해서 이 사냥은 일단락이 됐다. 쫄보 고양이는 집사 옆에 딱 붙어서 "이제 덤빌테면 덤벼 봐!"라며 제 형을 쏘아보지만

메롱하는 에너자이저 고양이

이 똑똑한 에너자이저 고양이는 집사가 둘 사이를 가로막으면 게임 끝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이 개구진 "메렁~" 한 판으로 깔끔히 동생 사냥을 끝내기로 마음 먹었다. 남은 에너지는 집사가 쥐돌이를 몇 번 던져주고 물고오고 하는 댕댕이들이 흔히 하는 캣치볼 같은 놀이로 방출 했다.


세 식구 모두 나이는 들어가고 고양이에게조차 재미있고 신기한 것도 점점 적어져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집 철수 고양이는 홀로 꿋꿋이 명랑함을 잃지 않아 고맙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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