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가 만드는 건 전부 우리 꺼! - 집사의 휴식 빼앗기에 통달한 고양이 형제

고양이들은 정말로 영물이다.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 즈들을 만져주거나 놀아줄 만한 손도 여유도 없다는 것을 어느 새 터득한 느낌이다. 아기 때는 마우스를 껴안고 엎드리거나 심지어 키보드 위에 앉아버려 집사가 "$)^($#*......" 이런 식의 외계어를 숱하게 쓰게 만들더니 요즘은 눈치가 너무나 빤해져서

집사의 일감을 들여다보는 고양이[엄니, 지금 머 만드는 거에여?]

아날로그 작업이 집사에게 여유와 휴식이라는 걸 귀신 같이 알아차린다. 이 장면도 침대 위에 가만히 엎드려 있던 경철 고양이가 집사가 일감 앞에 앉자마자 지금부터는 아날로그 시간이라는 걸 알아차리고 내려와 내 일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척하신다.

집사의 일을 방해하는 고양이

"엄니 잘 엎어져 놀고 있다가 내가 오니까 왜 갑자기 벌떡 일어서는겨?"

"사진 찍어서 네가 이 엄니 방해하는 거 고발 하려고 이 넘아~"

웃는 것처럼 보이는 고양이

"오하하! 고발 많이 해보씨오, 사람들이 누굴 욕 하나 보자고욧!"하는듯 실눈을 만들어 웃어제낀다. 이것이 이른바 썩소라는 것인가보다 ㅋㅋ

고양이 형제

경철보다 잠시 뒤에 침대에서 뛰어내린 철수 고양이, 펼쳐지는 상황을 보니 때를 잘못 맞췄나 싶었던지 짐짓 다른 곳에 볼 일이 있다는듯 방향을 바꿔 걸어가는데 집사는 다 알고 있다, 저거 전부 쑈! 하는 거다. 잠시 후에 이 녀석이 무슨 짓을 할지 집사는 이미 훤히 꿰고 있다 ㅎㅋㅋ!

놀아달라고 조르는 고양이

경철 고양이는 이제 노골적으로 "이거 짤 시간 있으면 우리랑 놀아줄 시간도 있다는 말 아니오!" 눈빛을 보낸다. 하아~ 나도 좀 생각없이 손을 놀리며 쉬는 시간 좀 가지면 안 되나... 집사에게는 진짜로 이런 손 일이 힐링의 시간인데 한 바퀴도 조용히 짤 여유를 주지 않는다.

한 손을 들고 있는 고양이

이 얍삽하도록 똑똑한 자슥, 내 그럴 줄 알았다. 저 쪽으로 가는 척하더니 돌아앉아 이 쪽의 동정을 살핀다. 

생각에 잠긴 고양이

잠시 생각에 잠기는 눈치더니 그 새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고 제 행동의 방향을 결정했는지

갑자기 다가오는 고양이

대뜸 일어서 카메라 조점 바꿀 사이도 없이 뚜벅뚜벅 진격의 고양이가 된다.

등 돌리고 앉은 고양이

그리고는 "난 절대 엄니 휴식을 방해 할 생각은 없소만..." 아까 내가 무슨 짓을 할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행동이 정확하게 이것이다.

"다 좋은데 이넘아, 그거 느들 꺼 아녀~ ㅜ.ㅜ"

집사 일감에 올라앉은 고양이

암만, 방해는 안 하지. 다만 앉을 만한 방석이 그 곳에 있길래, 그리고 마침 제 엉덩이 사이즈와 딱 맞길래 여분까지 딱 맞춰 올라앉았을 뿐! 방바닥이 요즘은 좀 차게 느껴지니까 말이야~

일어서서 걸어오는 고양이

"철수야 머리 빗자~" 하니 벌떡 일어서서 다가온다. 두 녀석 모두 머리빗는 시간을 어느 땐가부터 몹시 즐기는데 집사라는 인간이 여늬 여성들처럼 살아있는 상대를 쓰다듬도 안고 주무르고 인런 행동을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머리 빗는 동안에라도 집사의 손길을 더 느끼는 것이 좋은 때문일까 싶을 때가 있어 많이, 아주 많이 미안하다.


그런데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이 고양이들은 집사가 컴퓨터 앞을 떠나 아날로그 세계에 빠질 때 여유가 있고 한가롭다는 것은 언제 어떻게 알았을까나? @.@ 사실은 한가로워서가 아니라 힐링이 필요해 잡는 일감인데 그마저도 용납하지 않는 이 불효냥들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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