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고양이 형제가 앞다투어 찾는 것

어느 집이건 고양이가 있다면 계절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현상이 이 녀석들의 행동 변화라는 것을 집사들은 모두 알고 계실 것이다.

무릎 고양이

철수 고양이는 태고적부터 무릎고양이였으니 당연히 찬바람만 불기 시작하면 집사 무릎에 붙어사는 것이 일상이다. 얼마나 껌딱지처럼 붙어 있는지 밥 먹으러 일어나거나 집사를 따라 다니거나

동생 고양이를 공격 하려는 형 고양이

하루에 한 번 정도는 집사에게 애교를 부리는 제 동생, 경철 고양이를 "조사 버리겠다"고 설칠 때 외에는 집사 무릎에 시멘트 공구리 친 것처럼 붙어 앉아 있다. 지금도 그 지롤을 떨고 있는 중이다.

'조사 버리겠다'는 국립국어원의 해석으로 '견디지 못하도록 매우 볶아치다.'의 전라도 사투리이며 내가 개인적으로 이해 할 때는 '뽀개버리다 - 조져버리다 - 조사버리다'로 옮겨간 말로 보인다. 잘은 모르지만 전라도 사투리에는 "ㅂ, ㅍ, ㄷ, ㅌ, ㄱ, ㄲ, ㅋ, ㅅ, ㅈ, ㅊ, ㅎ"등의 장애음 앞 또는 뒤에 오는 경음화 현상이 쓰이지 않아 가장 흔한 예를 들면 "급하게"를 "그파게"라 하지 않고 "그바게"라고 하는 그런 현상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싶다.

의자 밑에 숨어든 고양이

간만에 바닥에서 지끈 작업을 하는 집사에게 애교 부리다 순식간에 의자 밑으로 쫓겨 들어간 억울한 하얀 고양이.

의자 아래를 공격적으로 들여다보는 태비 고양이

이 대장 고양이 녀석, 하루종일 집사 무릎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제 동생이 집사 곁에 잠시 알짱거리는 것조차 용납이 안 돼 의자 밑으로 쫓겨들어간 넘을 기어이 귀까지 저모양으로 낮추고 겨들어가 진짜로 조사불랑갑다...

의자 아래에서 메롱 하는 하얀 고양이

하지만 형이 암만 그래도 거기까지는 못들어온다는 걸 아는 경철 고양이는 놀란 가슴 진정 시키려 괜한 그루밍을 시작한다. 어쩌면 형아에게 저 손을 한 대쯤 맞았을지도 모르겠다.

바구니 위에서 동생을 공격하려는 형 고양이

요 정도로 물러나고 싶지 않은 대장 고양이는 도무지 의자 밑으로 겨들어갈 방법이 없으니 이번에는 바구니 동굴 위로 올라가 다른 구멍을 찾지만 철수 고양이가 하도 자주 저곳에 올라가 삐대는 바람에 주저 앉으려는 바구니를 다시 세우려 방향을 돌려 놓아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니 두 눈이 분노로 이글거린다.

제 손을 그루밍 하는 하얀 고양이

의자 아래의 녀석도 그루밍으로 평온해 보이지만 그것이 아니다. 고로롱송도 대단히 평화롭고 만족스러울 때 이 외에 몹시 고통스럽거나 몹시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부르는 것처럼 그루밍도 마찬가지로 평온함을 의미 하기도 하지만 불안을 잠 재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즉, 이 하얀 고양이 녀석은 형아의 기세에 한껏 주눅이 들어 "이깟 일로 안 죽는다"며 스스로를 달래고 있는 중이다.

나란히 앉은 고양이 형제

그러다 잠시 후, 집사가 다른 볼일을 보고 방으로 들어오니 두 녀석이 이렇게 엉덩이를 붙이고 나란히 앉아 있다. 불과 몇 분 전의 그 풍경은? 이것이 다 부쩍 내려간 기온이 어쩔 수 없이 이들을 엉덩이라도 서로 붙이고 있게 만드는 것인데...

뒷통수를 보이는 고양이 형제

오늘 아침에도 여늬날과 다름없이 집사는 사진 편집을 하고 철수는 집사 무릎을 차지하고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경철 고양이가 바닥에서 "야이, 야이"하고 돌아다니는 것까지는 의식 했는데 갑자기 무릎 쪽에 뭔가 묵직한 변화가 느껴진다? 내려다 봤더니 아 이 뚱보 고양이가 제 형 등에 올라타 아주 제대로 집사 무릎을 접수 해버린 것이다. ㅋㅎㅎ! 이게 웬일이랴~ 이런 일은 생전 처음이라 카메라를 찾아들고 무조건 눌러보니 철수 고양이, 이미 하얀 궁디에 밀려서 저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대장 고양이 철수의 애처로운 눈빛

동생 궁디에 압사 당하지 않으려고 밀려난 대장 고양이 철수의 애처로운 눈빛... 그런데 나는 이 상황이 왜 이리도 우습냐~

동생에게 밀려난 형 고양이

"띠벌, 자리까지 뺏기고 압사 당할 뻔 했는데 집사란 인간은 푸히힛 웃고 자빠졌네. 세상에 믿을 인간 하나도 없다더니..."

하얀 고양이 뒷통수

철수의 모습은 희미하지만 마주 보는 고양이 형제, 아마 경철 고양이 시키 틀림없이 "확 마!"의 눈빛을 감히 대장 고양이에게 쏘고 있었을 것이다.

무릎 고양이

참말로 삼백 년 만에 집사 무릎을 차지하고 만족한 하얀 뚱띠 고양이~ 날씨가 차가워지니 두 녀석이 이렇게 앞다투어 찾는 집사 무릎은 그야말로 불티가 난다. 그런데 말이다... 집사는 다리가 저려도 웬만하면 참아야 하고 똥두간에 가고잡아도 터지기 직전까지는 참아야 하는 괴로움, 이것은 이 고양이들과는 건혀 상관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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