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좋으라고 먹는 약도 밥도 유세 덩어리

여늬 날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평화로운 점심 무렵 오후 시간이었다.

쥐돌이를 물고노는 고양이

장남 고양이 철수는 최애 장난감 쥐돌이를 어디서 찾았는지 요리조리 머리를 흔들며 짓이기며 놀고 있었고

나른한 표정의 고양이

책상 아래 들어앉은 막내 고양이 경철이도 제 형 노는 모습을 보며 나른한 시간을 죽이고 있었는데

고양이 천연 항히스타민제

갑자기 집사가 알레르기 약과 그릇 등을 준비해 들어와

고양이 약 소분하기

소분해 캡슐에 담고 (이런 식의 정제는 가루로 빻기보다 손톱으로 꼭 누르고 반으로 툭 부러뜨려 먹이는 것이 훨씬 더 깔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이 말이 혹시 다른 약 먹이는 집사님들께 도움이 되려나...ㅎ~)

고양이 약 먹일 때 윤활제용 츄르

윤활제용 츄르를 짜고 어쩌고 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목격한 두 고양이 형제,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는 경철 고양이

"엄니, 그걸 또 제 목구멍으로 밀어넣으시려고요?" 정말이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는 경철 고양이. 미안하지만 언제나 약 먹는 순서는 이 녀석이 앞이다, 왜냐하면 일단 도망가면 침대 아래 가장 구석으로 숨어버려 때로는 집사가 기어 들어가서 아이를 감싸고 다시 뒷배밀이를 하며 기어나와야 하기 때문에 숨기 전에 잡아서 해치우는 것이 상책이기 때문이다.

침대 아래를 들여다 보는 고양이

그렇게 잡혀서 먼저 약을 삼킨 하얀 고양이, 집사 품에서 놓여나자 마자 고개를 주억거리며 침대 아래를 들여다 본다. 이미 약은 먹었는데 새삼 그 아래로 숨을 생각으로 그러는 것은 아닐터,

물고뜯던 쥐돌이를 팽개쳐버리고 침대 아래로 숨어든 고양이

들여다보니 평소에는 당당하기 짝이 없는 대장 고양이 녀석이 이러고 있다. 제 동생이 약 먹는 모습을 보자마자 물고뜯던 쥐돌이를 팽개쳐버리고 침대 아래로 숨어들어

마치 바구니가 거기 있어서 들어앉았을 뿐이라는듯 딴청을 피우는 고양이

대장 체면에 약 먹는 게 겁나 서 숨었다는 티는 내고 싶지 않았던지 마치 바구니가 거기 있어서 들어앉았을 뿐이라는듯 딴청을 피우고 있다.

입술을 핥는 하얀 고양이

"쩝! 쫄보 같은 시키!" 잘 난척하는 경철의 표정이 가관이다. 이것이 먼저 매 맞은자의 여유라고나 할까.

언짢은듯 손을 터는 고양이

"우이씨, 똥 먹었다!" 그래도 철수는 말귀를 알아듣고 당할 일은 피한다고 피해지지 않는 걸 알기 때문에 나오라고 하면 순순하지는 않지만 집사가 침대 아래로 기어들어가게 만들지는 않아 약을 먹이고 나니 득달같이 캣폴로 뛰어올라 오른손을 타라락! 털며 재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간식을 먹고 돌아서는 고양이의 불만스런 표정

이 녀석도 동결건조 명태를 보상으로 얻어먹고도 기분이 별로인 것은 마찬가지.

해먹으로 올라간 고양이

"세상 다 꼴보기 싫다, 해먹에 드가 잠이나 자야지..."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밥을 코 앞에 가자 놓아도 거들떠도 안 보는 고양이

밥 시간이 돼 차려놓고 아무리 불러도 들은 척도 않는다.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밥그릇을 코 앞에 대령하는 수 밖에 없다... 집사가 달리 집사겠는가 --;;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긴장한 표정의 고양이

"이걸 날더러 우짜라고?" 눈빛 한 번 엄중하고 냉정하다.

눈웃음을 짓는 고양이

"제가 잘못 했으니께 진지 드시라고요"

"음... 제 잘못을 알기는 아는 모양이군" 그제서야 조금 누그러진 표정이 되며 고양이의 웃는 눈을 하는데 사람 눈에는 "니 또 그러지 말구라이!" 다그치는 걸로 보여 누가 나 좋으려고 약 먹이나, 즈들 좋으라고 꼬박꼬박 약이니 밥이니 챙겨드리는 집사의 정성을 무시하고 유세가, 유세가 하늘을 찌른다, 이 넘의 고양이 시키더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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