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을 치뤄주고 싶은 내 첫번째 미러리스 카메라 eos m100 그리고 새 생명 eos m50

내 카메라가 며칠 전에 돌아가셨다. 저 혼자 수명을 다해 죽은 것이 아니라 주인이란 인간이 목 디스크 때문에 손에 힘도 거의 못쓰는 주제에 손목걸이도 없이 들고 까불다가 바닥에 내동댕이 쳐버렸기 때문이다. ([사람] - 폰카에 렌즈도 못 찾아서 제 손가락이나 찍는 사람)

내 첫번째 미러리스 카메라 eos m100
[이럴 때 카메라 좀 쓰는 분들은 메인 카메라로 이런 사진을 찍던데 내게는 eos m100이 메인이었기 때문에 sub camera는 당연히 폰카, 그래서 이 꼭지 대부분의 장면은 엘지 폰카로 찍은 것]

수리를 중단 시키고 돌아온 돌아가신 카메라...

주문한 바디가 같은 택배 회사라 같이 도착한 모습

마침 새로 주문한 바디가 같은 택배 회사라 같이 도착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더더욱 아린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막상 처음 샀을 때부터 내동댕이 칠 때까지 눈꼽만치도 정이 가지 않는 물건이었는데 

캐논 eos m100, m50 비교

막상 시체가 되어 돌아오고 그것도 새로운, 싱싱한 바디와 함께 도착해 다이렉트로 비교를 하니 마음이 묘하게 아려왔다. 보시다시피 바디는 렌즈를 살리느라 같은 기종 다른 모델 eos m50으로 선택했다. 그나마도 검은 색은 모두 품절이라 하얀색으로 왔는데 내게는 색 따위는 거의 상관이 없다. 베이비 핑크, 블루 마린 이따위 웃기는 색깔만 아니면 된다. 남들은 소장품 또는 과시품 쯤으로 여기는 물건 중에 내게는 단지 소모품일 뿐인 물건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카메라와 자동차이다.

새 카메라와 죽은 카메라

그래서 렌즈도 당시에 검은색을 구할 수 없어 실버로 했는데 흰색과 물려 놓으니 다이얼이나 그립 부분인 회색이  우연히 세트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이런 부분에 끝없이 수더분한 내가 언뜻 이해 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ㅋㅎㅎ~

eos m50으로 처음 찍은 사진

새 바디에 구 렌즈를 체결하고 찍은 첫사진이다. 이렇게 죽은 바디 (죽었다고 굳이 표현할 것도 없겠다. 영어로 시체를 바디라고 표현하기도 하니 말이다)의 장례식을 마음으로 치뤘다.

EOS M50으로 처음 찍은 내 고양이

기왕지사 같은 기종 할 것, 조금 더 가격이 낮은 m200으로 하지 그랬냐 등의 소리가 들릴 것 같기도 한데 (사실 m200은 m100 디자인에 m50의 기능을 갖춘 물건이라고 말 하는 사람도 있다 - 그 말이 맞다면 m200이 가격 면으로 봤을 때 더 실용적이다) 나는 그냥 100, 200 이런 이름이 너무 싸구려 같아서 50이 좀 더 비싸니 어디가 나아도 낫겠지, 라는 말도 안 되는 기대로 이걸로 선택했다 - 아직은 사실 m50이 m200보다 더 비싼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모른다. 고로 천천히 그 이유를 찾아봐야 할 일이겠지만 이미 질러버린 것 알아서 뭐 하랴. 풀프레임이 아니라면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인데.

EOS M50으로 처음 찍은 하얀 고양이

돌아가신 eos m100과 같은 셋팅으로 촬영 했는데 결과물이 전제척으로 더 밝고 부드럽게 나온다는 느낌적인 느낌? 아마도 컴퓨터에서 따로 다뤄야 했던 DPP기능이 카메라 안으로 들어가 모두 미리 설정해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는 차이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지금은 모든 것이 짐작일 뿐 뭘 알고 쓰는 것은 아니다.

찾기 어려운 eos m50의 내장 플래시

이건 폰카로 찍은 건데 리사이징 하고 같이 올려놓으니 내 눈에는 두 카메라 화질의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똥눈인가보다. 아무튼 이 사진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내장 플래시를 못 찾아 엄청지게 헤맸고 검색을 해봐도 나오지 않아 애를 먹다가 여기 어디쯤 건드리면 될 것 같다는 느낌에 앞뒤로 어찌어찌 움직여 보니

드디어 eos m50의 내장 플래시를 찾았다

이렇게 열리더라는 것. 그런데 이 내장 플래시, m100에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성능이 기가 막혀

eos m50의 내장 플래시를 켜고 찍은 사진

후막동조, 가장 어두운 걸로 설정 했음에도 이렇게 나온다. 게다가 이 내장 플래시는 물리적으로 꿈쩍도 않아 천장으로 쏘아 올려 빛을 흐려지게도 못하게 돼 있다. 나중에 메뉴를 다시 들여다 보니 내장 카메라의 밝기 밸런스를 맞추는 설정이 따로 내장 돼 있었다. - 설정을 바꾸고는 아직 다시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아서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지는 아직 모른다. 아직은 뭔가 심적으로 지친 느낌이라 해보고 싶지도 않고...

eos m50의 on off는 다이얼식이다

불편한 것은 온, 오프가 버튼식이 아니라 다이얼 식이라는 것 - 만져 봐서 온 오프 상태를 알 수 있어 편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직업상 손끝에 굳은살이 많았던 사람이라 뭐든 만지는 것보다 눈으로 확인하는 걸 더 편안해 하기 때문에 이건 몹시 불편하다.

eos m50의 usb 커넥터

그리고 이건 편하다고 해야할까 짜증스럽다고 해야할까, 그 새 usb로 연결하는 핀이 바뀌어 이 전에는 전용을 따로 구입해야 했었는데 이 기종은 우리가 흔히 쓰는 전화기용 케이블로도 usb연결이 된다는 것인데 나는 좀 짜증스럽게 느끼는 쪽이다. 왜냐하면 예전에 만일을 위해 m100 전용 케이블을 한꺼번에 두 개나 사 뒀었거등...

물들은 카메라 그립 부분

ㅋㅎㅎ! 좀 전에 아이들 알레르기 약을 소분하고 손을 씻지 않고 바로 카메라를 들었더니 그립부분 좀 보소, 손에 묻었던 약의 녹색이 고스란히 옮겨가 아예 물이 들어버렸다. 제대로 닦아보면 지워질지, 어쨌든 물걸레 정도로는 지워지지 않는다. 안 지워지면 말라지 젠장! - 아까도 말했다시피 카메라는 내게 실용품 소모품이라 색이니 디자인 같은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으니까.

EOS m50으로 촬영한 잠 자는 고양이

아이들 좋아하는 츄르도 비싸서 못 사고 병원 갈 만한 일도 웬만하면 응급처치로 넘길 정도로 돈 없다는 인간이 이런 걸 살 돈이 어디서 났느냐... "나 새 카메라 사 주어~~"하고 치댈 수 있는 꼴랑 한 살, 두 살 더 많은 두 개의 언니들이 있기 때문이다. 고로 내 돈 일 푼도 안 들이고 카메라 깨먹은 당일로 새 물건을 주문할 수 있었다는 것. 이건 뭐 뻔뻔한 건지 철딱서니가 없는 건지... 어쨌든 부럽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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