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이야기 하다시피 우리집 고양이 형제는 하루에 두세 번씩 영양제를 강제로 삼켜야 하는 세월을 살고 있다. 그런데 사람처럼 물과 함께 먹일 수 있는 짐승들이 아니니 마른 캡슐 밀어넣기가 너무 미안하고 괴로울 것 같아 윤화제로 오일을 발라 먹이기도 하고 츄르를 발라 먹이기도 하다가 결국 츄르가 약간이라 수분보충을 할 겸 아이들에게 거부감이 적다는 결론으로 알러지 반응이 적은 것, 성분이 좋은 것들을 찾아찾아 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저께 이웃에 츄르 체험행사 후기를 보러 갔는데(사실 해당 츄르는 우리 고양이들에게는 알러지 성분이 들어있어 잘 먹는다 해도 이미 제외 돼 있었던 것이다) 그 블로그에 뜨는 광고가 마침 못보던 다른 츄르이길래 그 광고를 눌러 들어가봤더니
잠시 다른 이야기지만 사실 이웃의 광고는 웬만하면 누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구글로부터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오해를 받으면 이웃이 광고를 잃게 되는 무지막지한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 이 부분은 많은 분들이 모르고 서로 눌러주기를 하는 모양이던데 알고 계시길 당부 드린다)
치유치유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한방 츄르였다. 신묘환과 또 뭐더라, 경옥고 같은 이름(찾아보니 '냥옥고'다), 이렇게 두 가지가 있었는데 성분이 좋아보여서 시험삼아 하나씩 주문을 했다.
일단 신묘환부터. 아침이라 유산균까지 포함 돼 각 고양이 두 알씩 삼켜야 하는 상황이다. 캡슐 네 개의 윤활제로 쓰기에 적당한 양을 짜서 그릇에 담고
나머지는 이렇게 밀폐용기에 보관한다. 하루에 세 번 약 먹이는데 가능하면 츄르 한 스틱으로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몸에 좋다는 츄르는 아이들이 무조건 거부하기 때문에 단지 윤활제로만 강제로 먹이는 용도도라 굳이 한 스틱을 한 번에 다 짜는 낭비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문득 기호성 테스트는 한 번 해 보자고 마침 방금 먹고 비운 밥그릇에 찌끔 짜 줬더니
이게 웬 일? 얼마나 입에 맞았는지 먹다가 남긴 밥까지 싹싹 다 핥아 드신다.
[폰카로 사진 찍기가 너무 어렵다. 폰카만으로도 작품을 만들어 내는 분들이 부럽기만 한 장면이다]
철수 고양이도 마찬가지! 망했다... 이거 진절머리 나게 비싼 물건인데 이렇게 좋아하면 집사 입장으로 먹을만치 먹이고 싶다는 욕구가 불끈불끈 솟지만 경제적 여건이 허락 돼야 하는 일 아닌가 말이다. 10g 스틱 5개들이 한 팩에 4천원이니 한묘당 하루에 두 스틱이라 쳐도 @@;; - 다른 츄르들은 한 스틱 당 양도 거의 두 배로 많고 이걸 차치하고 가격 자체만 봐도 더 저렴해서 다른 츄르의 거의 두 배로 비싼 가격이라 볼 수 있다.
10g 한 스틱이라 아주 찌끔씩 줬더니 모자랐는지 철수 고양이는 물도 마시고
그래도 미진 했는지 건사료까지 드셔주신다. 그러니까 이 신묘환이라는 츄르가 에피타이저로 식욕을 단단히 돋구어 놓은 모양이다. 현실로 눈물이 난다... 오늘 아침에는 딱 윤활제 역할만 할 정도로 짜 먹이고 나머지는 늘 하던대로 밀폐보관 중인데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집사는 맴찢! 와중에 카메라까지 깨 먹어서...ㅜ.ㅜ
가초남매 엄니, 이 글 보시걸랑 한 팩씩만 시험 해보셔요~ (냥옥고는 아직 시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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