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형제의 식이요법, 총체적 난국 12

요즘은 고양이 형제의 상태를 살피는 일에 99% 매달려 살다보니 아무래도 아이들 먹는 이야기를 자꾸만 쓰게 된다.

맛있게 밥 먹는 하얀 고양이

이 밥은 차리기만 하면 부르지 않아도 자동이다. 지금은 한 파우치를 둘로 나누어,  늘 그래 왔지만 반 파우치를 한 묘당 한 끼로 차려 줬고 예전에는 이렇게 하루에 6끼를 먹어 한 묘당 3 파우치씩 먹던 밥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것을 하루에 세 번으로 줄여 한 묘 당 하루에 한 파우치 반 먹이고 있다는 뜻이다.

고양이 형제의 최애 파우치 - 팬시피스트 인스퍼레이션

워낙에 두 녀석 모두 거의 평생을 이것 아니면 다른 것은 거의 일체 거부하며 살아왔기에 이 파우치는 거의 한국사람에게 "쌀" 또는 "햇반"처럼 늘 상비 돼 있는 것이다.

밥 먹는 고양이 형제[사연이야 어떻든 먹는 모습 하나만은 예쁘고 사랑스럽기 짝이 없다]

두 녀석 모두 차려놓고 부르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모여든다. 이 파우치를 먹을 때는 두 녀석을 떨어뜨릴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철수가 훨씬 더 빠르게 그릇을 비우기 때문에 경철이 철수의 밥을 넘볼 시간이 없다.

맛있게 밥 먹는 태비 고양이

그런데 왜 총체적 난국? 문제는 이 파우치가 철수의 귀를 몹시 가렵게 만들고 모르긴 해도 식이알러지로 보이는 탈모 등의 증상의 원인으로 의심 되기 때문이다.


이 밥을 안 주면 되지 왜 그러냐고? 안 주니 물을 거의 마시지 않아 감자의 갯수와 크기가 형편없이 줄어든다. 한 마디로 신장, 방광의 건강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다른 어떤 것을 줘도 안 된다... 입을 벌리고 물을 강제로 마시게 할 수도 없고 감자의 수확이 달라지는 것을 그냥 보며 견디기는 집사로서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아무튼 그렇다...

파미나 울트라 하이포

하이포 알러제닉 건사료만으로 어떻게든 버티고 알러지로 의심 되는 증상을 두 달만이라도 두고 보자고 했으나 샘플로 먹였을 때는 미친 기호성을 보였던 파미나의 울트라 하이포알러제닉도 막상 본품을 사 드리니 심드렁~ 

고양이 형제에게 주는 세 가지 사료

지금 이 고양이 형제의 건사료는 이 꼴을 하고 있다 - 로얄캐닌 하이포 알러제닉(로얄캐닌답지 않게 기호성 꽝이다), 생식본능 LID 토끼 (이것도 간식처럼 줄 때는 잘 먹었지만 요즘은 입도 안 대려 한다), 그리고 파미나 울트라 하이포는 아까 말 한 것처럼 soso... 먹던 사료들을 마구마구 버리고 새로운 것을 시도 할만한 형편은 안 되고 먹거나 말거나 하루에 두 번씩 이렇게 섞어서 줬다가 새로 놔 줬다가 하면서 아이들 위장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쓰레기 통으로 버리는 것이 더 많은 소비를 하고 있다.

고양이용 천연 항히스타민제

하 답답해 즈 이모들로부터 추석기념 금일봉이 도착한 참에 이런저런 필요한 것들과 함께 위의 물건도 주문 해봤는데 혹여라도 도움이 될까, 정상적인 히스타민 수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천연 식물 성분이라고 하는데, 돈 없는 암 환자가 말도 안 되는 오만 민갑요법을 다찾아다니는 심정이랄까...


파우치를 예전의 반 밖에 주지 않으니 죽지 못해 건사료를 조금씩 먹기는 하는데... 보는 분들은 그저 우짜라고? 하실 것 같아 "넋두리였다 그냥"이라는 말로 문장을 맺는다. 어떤 방법을 어떻게 써서 이 난국을 정리해야할지 스스로도 알 수 없을만큼 여러 사정들이 꼬이고 또 꼬이고 있어 지껄이는 것으로 속풀이라도 하고 싶은 그런 것. 나는 정말이지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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