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순전한 기록이다 - 9월18일 금요일 : 철수의 오버그루밍이 거의 사라졌다.
9월 17일 목요일 - 위 그림은 힐즈의 식이 알러지용 z/d 캔이다. 입자는 무스처럼 곱지만 점도가 떡처럼 높아서 물을 살짝 타도 턱도 없이 끈적거린다. 그건 그렇고 아이들이 입도 안 댄다. 경철 고양이는 아직도 잇몸이 시원찮은지 건사료는 먹지 않고 내내 굶다가 말라비틀어지기 직전인 z/d캔을 몇 입 먹어보기도 하지만 철수 고양이는 냄새도 안 맡는다. 그나마 먹어줄 것 같은 로얄캐닌에서는 식이알러지용 캔이나 파우치는 찾을 수가 없다. 내내 건사료만 먹여야 하는건가...?
포르자10 하이포 알러제닉이란 걸 고양이 카페에서 줏어듣고 구입해봤다. 소포장으로만 판매해 가격적 부담이 없어 얼른 손이 갔다. (다른 알레르기용 사료들은 파미나 하나만 빼고 이 전에 이미 모두 퇴짜를 맞았다)
철수만 살짝 입을 댄다, 그것도 집사 손에 있는 것만.
검은 것은 생식 본능 LID토끼, 노란 것은 로얄캐닌 하이포알러제닉 - 섞어줘도 따로 줘도 안 먹는다.
온라인 동물병원에서 처방식을 구매하니 이런 안내서가 함께 따라왔다. 이래서 나도 아이들에게 맞는 일반식을 찾고 싶어 내내 이런저런 성분들을 봐가며 찾아 다니지만 성분과 기호성 모두 충족 시키는 건 아직 찾지 못했고 기호성은 보장 된 파미나의 식이알러지용 건사료는 비싸도 너무 비싸서 지금 구입 해놓은 것들을 어느 정도 처리한 다음에나 시도를 해볼 수 있을지, 그조차도 보장이 없다.
목요일 밤이 깊어서야 하루종일 아이들 사진을 한 장도 찍지 않았다는 게 기억이 나 아무 장면이나 꾹꾹 눌러 찍으니 철수 고양이 "이런 장면은 아니아니 아니 돼오!" 한다.
경철고양이는 양치질 한 직후라 그루밍을 하시는 중인데 오른쪽으로 시커먼 털뭉치가 나타나 다음 샷을 완전히 가려 두 박자 쉬게 하더니
무심히 그루밍 하는 동생에게 또 "네 이놈!" 하신다. 집사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정말이지 싫어 보이는 것은 인간의 선입견 내지는 편견일까?
당연히 나머지 장면은 이것 뿐이다. 늘 그렇듯 경철 고양이는 바람처럼 사라졌고 혼자 남아 민망한 넘은 애꿎은 스크래처만 박박! - 하지만 요즘 집사 눈에 새로이 띄는 장면들은 경철 고양이 또한 철수 못잖게 제 형이 지나갈 때마다 괜히 다리를 걸거나 솜방망이질을 하면서 막상 반대인 상황이 되면 저는 불같이 화를 낸다는 사실이다. 어젯밤에도 하악질을 서너번은 하고 잤다.
18일 금요일 아침, 어제보다 물을 더 섞어 더 묽게 해줬지만 역시나 두 녀석 모두 입을 안 대는 z/d캔이다. 약은 먹여야 하는데 두 녀석 모두 거의 빈 속이다. 무조건 약을 준비해 와 캡슐에다 저 습식을 듬뿍 입혀 입으로 밀어넣었다 - 손톱 만큼이지만 강제급식을 한 셈이다. 이렇게 먹다보면 어느 새 길이들어 스스로 캔에 입을 댈까 기대도 하지만 강제로 먹여지는 맛은 대놓고 더 싫어지기 마련이라...
엎친데 덮친다고 집사는 몇 달 전부터 왼팔이 저려 거의 쓰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이런저런 어수선한 소식과 감정에다 오른팔까지 저리기 시작한다. 목 디스크 때문이라 짐작은 하지만 우짜라고...? 상황파악 안 되는 내 몸에게 내가 핀잔을 놓는다.
10개가 모였으니 나중에 찾아보기 쉽게 관련 글 목록을 만들어 둔다.
·철수 고양이 탈모의 기록 - 식이조절, 보조제 요법 1
·철수 고양이 탈모의 기록 - 츄르의 성분 소독 그리고 면역력 3
·철수 고양이 치료기 4 - 잊어버린 건지 고의로 빼먹은 건지 의심스러운 기억 하나
·보상욕구와 진정한 사랑, 관심의 차이 - 고양이 형제 영양제, 치료기 5
·집사가 뭘 더 바라겠니... - 고양이 형제의 오만 발병 오만 치료 6
글 예약 해놓고 보니 빼 먹은 것이 있어서 덧)
사진으로 보일랑가 모르겠지만 철수가 경철에게 솜방망이질을 해 빼놓은 털뭉치를 자세히 보니 모근 쪽에 뭔가 하얀 덩어리 같은 것들이 맺혀 있기를 두어 번, 자세히 살피니 츄르 흘린 것이 뭉쳐 나왔나 싶기도 하고 각질인가 싶기도 하고,
이 후로 머리를 빗겨 줄 때마다 살펴보는데 츄르가 굳으면 저렇게 누런 색으로 빗겨져 나오는데 이건 완전히 하얀색이라 곰팡이 같지도 않고 이상타 이상타, 마음만 졸이고 있던 중,
찾은 해답 - 작년에 이개혈종 수술을 겪으면서 넥카라로 목을 조여 이렇게 자국이 날 정도였는데,
(2019/10/25 -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내 고양이 넥카라, 욕창 생길 뻔...) 털을 벌려서 드러난 피부의 넓이를 보면 적어도 1cm는 넘었고 자국도 올해 초까지 보일 정도로 깊었으니 그 때 상한 피부가 지금까지 벗겨져 나오는 것이리라는 짐작이 된다. 왜냐하면 하체 쪽을 빗으면 저런 뭉치가 안 나오는데 꼭 상체, 그것도 철수가 자주 주먹질 하는 목덜미 주위를 빗으면 저런 것이 같이 빠지고 빗에도 낑겨 나오니까... 이런 답이라도 억지로 유추 해낼 수 있어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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