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직접 들려주는 고양이 이야기 - 집사에게 하고 싶은 말

1. 내가 "야옹~"하고 울 때는

친구들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집사하고 소통 하기 위해서야. 고양이들끼리는 굳이 소리를 내지 않아도 의사소통이 돼. 그러니까 우리가 울 때는 (발정기 빼고) 집사에게 할 말이 있어서야. 우리 고양이들은 인간들이 소리로 소통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거든. 그래서 우리 울음 소리가 사람 아기들의 울음소리와 같은 주파수 대에 있는 것이야. 그러니까 내가 울 때는 무시하지 말고 나를 좀 살펴봐줬으면 좋겠어~

우는 고양이

2. 내가 고로롱송을 부를 때마다 기분이 좋아서 그러는 것은 아니야

사람들은 우리가 고로롱송을 부르면 늘 기분이 최고로 좋아서 그런다고 착각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야. 우리는 몹시 두려울 때도 통증이 심할 때도 스스로를 안정 시키고 통증을 덜기 위해 본능적으로 고로롱송을 불러. 왜냐하면 고로롱이 힐링의 바이브레이션이라고 불릴 정도로 치료효과가 있거든. 그러니까 혹시 내가 아플 때 또는 낯선 곳에서 고로롱송을 부를 때는 내가 몹시 고통스런 상황에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어.


3. 나는 질서정연하고 익숙한 게 좋아

물론 이 말은 집을 단정하게 가꾸라는 이야기가 아니야. 집은 어지러울수록 우리에겐 더 재미있는 정글이 되니까. 하지만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먹고 자고 놀고 그루밍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 순서가 있고 때가 있어. 그러니까  내게 묻지도 않고 하루아침에 화장실 위치를 바꿔버리거나 식사 시간을 바꾸지 말았으면 좋겠어. 새로운 질서에 적응할 때 우리는 적지않게 스트레스를 받거든. 그리고 새로운 캣타워를 사줬는데 얼른 올라가지 않는다고 실망 하지도 마. 우리는 낯선 것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니까 좀 기다리면 나중에는 말려도 올라 갈거니까 말이야 - 그리고 제발 낯선 고양이를 하루 아침에 코밑에 들이밀지 마. 우리에게 가장 익숙해지기 어려운 존재가 내 영역을 침범한 낯선 고양이니까 말이야.

낯선 것을 싫어하는 고양이

4. 내가 이불에 실수를 한다고 "복수"한다고 생각 하지 마

사람들은 고양이가 영물이어서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 이불에 실수를 할 때는 집사를 화 나게 하거나 복수를 하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몸이 아프거나 화장실이 더럽거나 새로운 모래가 적응이 안 되는 등의 이유가 있을 뿐이야. 그러니까 내가 혹시 실수를 하더라도 혼 내지 말고 내가 왜 그랬는지 이유를 찾아봤으면 좋겠어. 안타깝게도 나는 말로 알려줄 수 없으니까... 그리고 나는 집사가 화를 낸다는 건 알지만 왜 화를 내는지는 이해를 못하니까 실수를 했다고 화를 내거나 혼내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집사가 내게 화를 내면 그건 마음에 상처로 남아서 몸에 병이 생길 수도 있고 집사를 무서워하게 될 수도 있어.


5. 내가 스크래칭 하는 것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야

우리가 스크래칭을 하는 건 발톱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기분을 나타내거나 영역표시를 하는 중요한 사인이야. 그러니까 적당한 스크래처를 넉넉하게 마련 해주면 고맙겠어. 안 그러면 내가 스스로 뭔가 긁을 만한 것을 찾아 나서게 될거야, 예를 들어 비싼 가죽소파나 금방 도배한 벽지 같은 것 말이야.

밥 먹는 고양이 형제

6. 내 밥그릇을 아무 데나 두지 마

우리가 몹시 청결한 동물이란 건 인간들도 잘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내 밥그릇은 가능하면 화장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놓아줬으면 좋겠어. 사람도 화장실 냄새 맡으며 밥 먹는 건 싫지않아? 그리고 물그릇도 밥그릇과 떨어진 곳에 여러 개 놓아주면 좋겠어. 우리는 밥과 물을 함께 먹고 마시지 않게 타고 났기 때문에 밥그릇 옆에 있는 물은 별로 마시고 싶지 않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우리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물웅덩이를 발견하고 "좀 마셔볼까?" 하는 종족이거든.


7. 내 고양이는 식탁에 안 올라간다고?

우리는 내 영역 안의 높은 곳이라면 무조건 올라가야 해. 그러니까 집사가 식탁에 못 올라가게 하면 올라가지 않는 것 같지만 혼자 있을 때 내가 뭐 하겠어? 식탁 위에서 산책도 하고 이것저것 맛을 볼 때도 있어. 그러니까 식탁 위라고 해서 내가 안 올라가리라 믿고 위험한 음식이나 물건은 놓아두지 않았으면 좋겠어. 식탁 뿐만 아니라 집사가 집을 비우면 올라갈 수 있는 모든 곳에 올라가니까 항상 안전에 대해 생각하는 게 좋을거야.

높은 곳에 올라간 고양이

8. 내 눈을 봐, 예쁜이~

이런 말, 우리 고양이들에게는 No-Go!야. 만일 내가 예쁘고 귀여워서 지그시 들여다보고 싶다면 눈을 천천히 깜빡여 주길 부탁해. 왜냐하면 고양이에게 "지긋한 응시"란 공격, 전쟁을 의미하는 거니까 커다란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면 무서워서 솜방망이에서 발톱까지 장착해 한 방 거하게 날릴지도 몰라. 눈 깜빡이기가 고양이에게는 진짜 사랑의 표현이야.


9. 나도 가끔은 혼자 있고 싶어

사람들은 고양이도 여러 동료들과 식구들에 둘러쌓여 즐겁게 떠들고 웃으며 지내는 시간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야. 사람에게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보다 몇 배나 더 길고 깊게 우리는 자신만의 시간과 동굴이 필요해. 그러니까 내가 혼자 있을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고 내가 혼자 있고 싶어할 때 그걸 존중 해주면 정말 고맙겠어. 내 동료들이 많은 가족 구성일 때 이런 장소와 시간은 더더욱 중요한 것이야.

물고기를 사냥한 고양이

10. 나는 내 캔따개(집사)가 정말 좋아

우리의 집사들은 캔을 딸 줄 아는 특별한 기술이 있어 너무나 존경스럽고 마음이 든든해. 그래서 나도 가끔은 바퀴벌레 같은 커다란 걸 사냥하면 집사에게 선물도 하고 사냥은 이렇게 하는 거라고 보여주고 싶기도 해. 그러니까 내가 가끔 벌레를 잡아서 침대 위에 갖다놔도 소리를 지르며 기절 하지는 말길 바라, 그건 내가 보여주는 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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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행복한집사
    2020.09.13 20:24

    정말 가슴에 와닿고 좋은 글입니다. 많은 집사님들이 냥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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