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뭐 먹고 살지?

아침 글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문제는 철수 고양이다.

고양이 배에 난 뾰루지

이 사진을 찍었을 때는 소독을 한 탓인지 좀 가라앉은 상태지만 그렇잖아도 탈모로 심란하기 짝이 없는 배에 뾰루지 또는 여드름 같은 빨간 것이 세 개 올라 와 있었다.


요즘 탈모를 개선 한다는 비오틴을 먹이고 있는데 그 덕인지 다른 영양제에는 반응이 거의 없던 털이 느리지만 서서히 다시 나기 시작해  젖꼭지 주변 빼고는 빈 자리가 없이 들어차고 있어 기쁜 와중에 난데없이 뾰루지라니... 비오틴의 영향으로 사람에게 여드름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혹시 그런 것일까?


사실 비오틴은 몇 년 전에도 사료에 뿌려 먹이기를 시도 했었지만 그 때는 무슨 일인지 영양제만 뿌려주면 구토를 하는 바람에 며칠 못먹이고 끊었었다. (그 때는 집사가 캡슐로 된 것을 먹이는 기술이 없을 때였다)

배에 탈모를 겪고 있는 내 고양이[배에 털은 다시 나고 있지만 멀리서 보면 여전히 민배다]

이것이 비오틴 때문은 아니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

알레르기로 수염이 뭉텅 빠진 고양이

사진을 자세히 보면 드러나지만 레오나르도를 먹일 때 생긴 오른쪽 입술 끝 부분의 땜빵 (아직 약간의 염증기가 있다)과 수염자리의 땜빵, 그리고 아직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귀의 가려움(사실 이 가려움은 거의 평생 있었는데 둔탱이 집사라 식이 알러지니 뭐니 따위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조공 5km 옐로우 주성분

그런데 갑자기 돋은 뾰루지가 혹시 이것 때문일까, 싶기도 하다. 대구, 단호박, 타피오카 외에 

조공스틱 옐로우 성분

황태, 파인애플(이 과일은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다), 강황이 들어있는데 혹시 주성분인 대구가 맞지 않는 것이라면?

츄르를 묻혀 고양이에게 약 먹이기

사실 요 며칠은 조공 5km 라인 중에  호키 (대구와 명태의 중간쯤 되는 생선이라 한다)가 주성분인 츄르를 주다가 다시 위의 '옐로우'를 시험 해 본 결과 경철 고양이가 옐로우를 전면적으로 거부하고 철수는 여전히 좋은 기호성을 보여 경철에게는 '그린 호키'를, 철수에게는 '옐로우 대구'를 준 것인데... 호키와 대구가 비슷한 어종임을 감안하면 강황, 호박 또는 파인애플이 문제일까?


만일 '생선'이라는 식재료 자체가 철수에게 맞지 않는다면 철수는 이제 츄르 같은 간식 따위는 꿈도 못 꿀 처지가 된다. 조류가 안 된다는 것은 이미 확인이 됐으니 그 외에 네 발 달린 짐승이 주원료인 것을 먹여야 한다는 뜻인데 그런 츄르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게다가 시험 해보려던 '고! LID 폴록'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인 것이다.

택배 오는 날

그리고 나쁜 소식은 겹쳐서 온다던가... 경철 고양이가 입맛을 회복하는 바람에 예상보다 빠르게 토끼 파우치가 소진 됐는데 참 희한한 운이지, 14일 택배 없는 날을 필두로 17일까지 임시 공휴일이 돼 버려 새로 주문한 파우치는 일찍 와야 수요일인 19일에 온다. 현재 남은 것은 파우치 두 개, 아무리 아껴 먹어도 오늘까지 끝이다.

캣츠파인푸드 생선 캔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레오나르도 리치 인 토끼 여러 캔과 역시 같은 회사의 완전 치킨 그리고 캣츠파인푸드의 생선이 전부인데 리치 인 토끼는 성분이 나빠 완전히 배제했고 캣츠파인푸드의 생선이 그나마 단순한 재료로 만들어졌는데 마음에 걸리는 것은 대구 등의 흰살 생선보다 알레르기를 보일 확률이 더 높은 청어가 주원료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글로는 쉬림프라고 적혀있지만 사실은(원어로 봤을 때) 게살이 들어있어서 철수가 좋아하는 맛이기는 하지만 생선 전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갑각류는 더 위험하고 플러스 연어오일...

레오나르도 닭고기 파우치

그리고 딱 하나 있는 이 파우치는 다른 성분 없이 닭과 그 부산물로만 만들어진 것이라 그나마 깨끗한 것이라 보고 한 끼쯤은 대체해도 괜찮을까 싶기도 한데 역시 연어오일이 들어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하루 이틀 습식 없이 살아도 죽지야 않지만 냥집사라면 누구나 이해 할 것이다, 고양이들 감자 갯수와 크기가 줄어들면 얼마나 큰 공포와 맞닥뜨리는지를. 이제 겨우 감자 갯수를 회복했는데, 그것도 경철 고양이만...

얼굴에서 연륜이 엿보이는 내 고양이

모자라는 토끼 파우치가 도착하는 수요일까지 경철 고양이만 캣파푸 생선으로 먹여보자는 대안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생선이 뾰루지의 원인이라 생각하는 것이 오버, 지레짐작이길 바랄 뿐이다. 아무튼 철수에게 생선 성분은 일단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다음에 시도를 해 보는 것이 맞는 순서이리라는 생각은 확실하게 든다.


세 식구 모두 이유는 다르지만 먹을 걸로 이리도 고생을 하다니 요즘 같은 세상에도 굶어죽을 팔자라는 것이 있기도 한 모양이다, 그런 극단적인 생각마저 드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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