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양이는 어미로부터 무엇을 배울까?
우리나라에서는 아기 고양이가 태어나 2달을 미처 채우기도 전에 각 가정을 찾아 분양 되는 것이 분양자나 입양자도 당연시 여기는 관행이 이미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며칠 전 품종 고양이를 아주 큰 돈 주고 입양 했다는 분의 블로그를 우연히 방문하게 됐는데 그 분 또한 7주인가 8주 정도 된 아이를 소위 브리더라 불리우는 분에게서 데려온 것이 기록 돼 있었다. 마음에 드는 품종은 알아보시지만 고양이를 언제 데려와야 가장 안정적이고 행복한 반려생활을 할 수 있는지 모르고 계시는 것 같아(브리더라는 그 분까지) 내 일은 아니지만 어쩐지 마음이 편치 않아 비슷한 이야기를 몇 번 했던 기억이 있지만 다시 한 번 이에 대해 쓰고 싶어졌다.
고양이나 강아지는 "완모" 후에 데려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전문가들은 힘주어 말 한다
고양이는 3달 (12주 ~14주 사이, 댕댕이는 어미가 수유를 거부 할 때가 가장 좋은 분,입양 시기이다). 전문가들이 이렇게 강조하는 것은 순전히 완모를 통한 건강상의 이유 뿐만이 아니라 사람 아기가 태어나 부모의 행동을 따라하다가 후에는 가르침대로 자라 사람다운 행동을 하듯이 고양이의 세계에도 어미가 아니면 가르칠 수 없는 고양이만이 할 수 있는 교육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고양이적인 행동은 유전자에 새겨져 태어나는 것이 분명하지만 태어난 후에 고양이로서 배워야 할 것들이 있는데 이것은 대부분 어미 고양이의 행동을 보고 따라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물론 어미를 잃은 경우에는 사람이 가르칠 수 있지만 어미가 직접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생각 이상의 인내심과 일관성이 필요한 과정이 된다.
새끼 고양이의 사회화
고양이에게 가장 중요한 배움의 단계는(댕댕이도 마찬가지) 사회화 단계인데 이것은 대개 태어난 4주 경부터 시작 돼 12주가 지나면 거의 마무리가 된다. 이 기간 동안 아기 고양이는 주변 환경을 충분히 탐구, 탐험 함으로써 호기심을 해결 하고 어미와 형제자매들을 학습대상으로 삼아 어엿한 고양이로서 자격을 모두 갖추게 돼 혼자만의 생활을 찾아 떠날 수 있게 된다.
고양이들에게 영역을 지키는 것과 사냥을 하러 나서는 본능은 타고난 것이지만 영역을 지키는 방법과 사냥에 성공하는 방법은 어미에게서 배우고 연습은 형제자매들을 대상으로 하게 되며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언어"를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행동적 한계의 설정
그리고 현실적으로 화장실을 사용하는 방법과 점프 하는 법 또는 캣타워에 기어 오르는 법 등을 배우는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고양이가 하면 안 되는 용감하지만 위험한 행동이나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호기심 등에 브레이크를 걸고 한계를 설정 해주는 역할도 어미 고양이가 하기 때문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은 후에 고양이의 행동장애를(이식증, 지나친 공격성, 한계를 모르는 장난, 분리불안, 우울증)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행동장애를 보이는 절대다수의 고양이가 어미 없이 자랐거나 너무 일찍 분양 당했다는 통계도 있을 만큼 중요하다.
이렇게 어린 시절을 어미와 함께 안정적으로 잘 보낸 고양이들은 예를 들면 진공 청소기 같은 일상적인 소음에 지나친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되며 낯선 사람이나 다른 동물과 사귀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없는 성격으로 성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러므로 고양이가 이유식을 시작하게 되면 곧장 데려오거나 보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은(대개는 이 꼬물거리는 예쁜 모습을 하루라도 더 즐기고 싶어 하루라도 더 일찍 데려오는 것이다) 아기 고양이 뿐만 아니라 입양자의 편안한 반려 생활을 위해서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고양이와 비누바구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