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베드 열 바퀴도 못 도는 체력이면서~

사람마다 성격도 체력도 다 다르듯이 고양이들도 마찬가지로 성격과 체력이 다르다. 그 중에서 우리집 대장 고양이 철수는 나머지 두 식구인 경철 고양이와 집사를 압도할 만큼 에너지가 넘쳐 나서 매일 하루에 두 번 정도는 완전방전을 시켜줘야만 한다.

에너지가 넘치는 대장 고양이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침대 위에서 사냥놀이를 하는데, 위의 그림은 가슴에 이미 쥐돌이를 껴안고 있으면서도 집사가 흔드는 장난감을 사냥하려고 눈빛을 바꾸는 중이다.

대장 고양이의 사냥놀이

이렇게 왕복 서너 번쯤 했나,

사냥놀이에 지친 고양이

팔랑거리는 장난감을 오래 바라보는 것이 벌써 지친 기색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전속력으로 침대를 열바퀴는 한 번에 돌았는데...

지쳐서 벌러덩 드러누워 놀고 있는 고양이

이렇게 발라당 뒤집어지면 "엄니, 나 좀 살려주세여~" 체력이 방전 됐다는 뜻이다.

누워서 몸만 뒤채며 노는 고양이

그래도 확실한 방전을 위해 집사가 사냥감을 계속 이리저리 흔들면 몸만 이쪽저쪽 뒤채다가

입만 딱딱 벌리면서 사냥하는 시늉만 하는 고양이

끝내는 입만 딱딱 벌리면서 사냥하는 시늉만 하신다. 이쯤 되면 그만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말이다,

창 가의 고양이

어제, 경철의 햇빛 받는 사진을 찍고 있자니 이 녀석이 "엄니 거어서 머해여?" 하는 눈빛이길래 "응, 경철이가 하도 예뻐서~" 했더니

아래를 내려다보는 고양이

"머시라? 그 시키가 저 밑에 있다고라?"로 눈빛과 태도가 돌변,

고양이 형제 싸움

집사도 경철 고양이도 조금도 대비할 여유를 갖지 못하고 이런 장면을 맞닥뜨리고 말았다. 경철의 저 표정... ㅜ.ㅜ

때리고 도망가는 고양이 형제

일단 꽁지 빠지게 달아나

창 가의 하얀 고양이

다른 창에 경철 고양이가 자리를 잡아 잠시 잠잠해졌나 했더니, 이 처연한 경철 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다시 집사가 사진을 찍자

바스켓 안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

건너 편 바스켓 안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대장 고양이, 잠이 단 번에 달아난 표정이 된다.

바스켓에서 나오는 고양이

그리고는 눈을 세모꼴로 만들어 기어이 무거운 몸을 옮기기 시작하니

난감한 표정의 하얀 고양이

눈치 빠른 하얀 고양이, "왜 또..." 정말 난감한 표정이 된다.

동생을 쫓아낸 형 고양이

"시캬! 엄니한테 예쁨 받지 말란 말이야!" 진짜로 집사가 경철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눈에 띌 때마다 질투가 에너지를 불끈불끈 솟게 하는 것 같다.

침대 아래로 숨은 하얀 고양이

옆모습만 봐도 눈물이 또르르~ 굴러 떨어질 것 같은데 이렇게 잠시 쉬고나면 다시 세상 근심 다 잊어버리고 기어나오니 집사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그나저나 저 대장 고양이는 싱글베드 열 바퀴도 한 번에 못 달리는 체력이면서 질투의 에너지는 졸고있던 와중에도 불끈불끈 솟아나니 이 일을 어쩔것인가. 아무래도 대장 고양이의 에너지 방전에 집사가 좀 더 많은 노력을 할 수 밖에 없겠다는 결론이 나온다. 


싸움은 애착을 가지는 대상이 공통적으로 하나 밖에 없으니 라이벌 의식에 당연히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일이고 같이 사는 집사가 볼 때는 경철도 만만찮게 제 형에게 솜방망이질을 하니 요즘 이런 그림이 자주 올라온다고 "경철이만 넘 불쌍해~" 하지 않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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