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집사인 내가 현관에 반드시 중문을 만드는 이유

고양이들과 살기 시작한 이 후로 나는 이사 가는 집마다 현관에 중문이 없으면 어떻게든 꾸역꾸역 무엇이라도 엮어서 중문을 만든다. 아무리 허술하고 우스운 모양새라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것인데

중문 밖이 궁금한 고양이[고양이의 현관 출입을 막는데는 이렇게 허술한 매쉬망이라도 잠금장치만 있으면 충분하다 - 잠금이 없으면 문을 열 줄 안다]

고양이 형제들 때문이다. 고양이들의 전염병 중에는 한 번 걸리면 목숨까지 담보할 정도로 치명적인 것들이 몇몇 있어 남들이 보면 유별나다고 할 정도로 밖에서 유입되는 바이러스에 신경이 쓰여 내 고양이들이 절대로 갈 수 없는 곳이 현관 그리고 하수구가 있는 세탁실 또는 화장실 등의 공간이다

신발은 반려동물들에게 더럽다

현관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신발을 물고 뜯고 놀거나 보호자를 기다리며 그 곳에 엎드려 있는 댕댕이들이 특히 많은데 댕댕이들은 어차피 산책을 다니는 아이들이니 거기서 거기라 하겠지만 실내 고양이들에게는 신발에 묻어온 무엇이 치명타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집에 들어오는 사람에게는 웬만하면 손 또한 씻게 하는데 손을 성의있게 씻어주는 사람은 아직 한 번도 못봤고 별나다고 욕 하는 사람만 많았다. ㅜ.ㅜ


하지만 이제, 손 뿐만 아니라 신발 밑창에 들러붙은 바이러스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뉴스가 나왔으니 늘 어느 한 편 나를 불편하게 했던 "유별남"의 구실을 드디어 찾은 것 같아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신발 바닥에 바이러스가 5일 정도 생존할 수 있다는 뉴스를 전한 스위스 매체[신발바닥에 묻은,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가 5일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뉴스를 전한 스위스 매체]

미국의 여러 감염병 의학자들의 분석에 의하면 이번에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신발바닥에 붙어  최장 5일까지 생존할 수 있고 이 외에 온갖 박테리아, 곰팡이 등 수 많은 유해물질이 신발바닥에 들러붙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방송에서의 분석을 들어보면 그 쪽 문화는 신발을 신고 집 안에까지 들어가 생활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 중문의 높이는 170cm, 이사온 다음 날 철수 고양이가 훌쩍 뛰어넘어버려 커텐을 추가로 설치한 후 안전해졌다[이 중문의 높이는 170cm, 이사온 다음 날 철수 고양이가 훌쩍 뛰어넘어버려 커텐을 추가로 설치한 후 안전해졌다]

물론 우리나라는 신발을 신고 집안에까지 들어가지는 않기 때문에 방송에서의 해석처럼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동물들에게 현관이 오픈 돼 있고 맨발로 그 곳을 드나들고 신발과 놀다 들어와서 그루밍을 할 때는? (같은 맥락으로 나는 택배 상자도 절대 집 안에 들이지 않는다)


그러니 나를 오프라인에서 아시는 분들은 날더러 별나다고들 하지 마시오, 이번에 학자들이 내 생각이 옳았다는 분석을 확실하게 내 놓았으니 말입니다! ㅎㅎ - 글고 우리집에 오시면 손 좀 깨끗하게, 성의 있게 씻어주시오들~ 이번 유행병은 사례마다 사람이 반려동물에게 옮긴 것이라 하니 더더욱! - 그런데 별난 집사는 왜 하필 이 시국에 감기에 걸렸을까, 화가 난다 화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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