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양이가 드라큐라가 된 사연 - 넥카라의 재등장

경철 고양이의 귓병과 그 치료, 수술 과정을 다 보신 분들은 아마 깜짝 놀라 이게 또 무슨 일이야 하시겠지만 철수는 알레르기, 경철이는 귓병의 만성화로 계속 약을 먹이고 있다는 것도 모두 아실 것이다.

제 입술을 핥으며 마음을 진정 시키는 고양이

그런데? 고양이가 입술을 핥고 있는 평범한 장면이잖아~ 맞습니다, 맞고요

약 먹은 후 화가 난 고양이의 옆모습

이 장면도 제 입술을 핥은 후의 아무 볼 것 없는 평범한 장면인데...

이마에 집사의 피를 묻히고 있는 고양이

이것을 당겨서 보면 이마에 둘러진 저 침과 함께 섞인 불그스름한 것, 

고양이 입가에 남아 있는 피의 흔적

그리고 열심히 닦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입가에 남아 있는 피의 흔적, 저것이 오늘의 주제로

집사 손이 고양이 입안에서 제대로 물려 아이 입술에 벌겋게 드라큐라처럼 피가 질질

집사 손이 고양이 입안에서 제대로 물려 아이 입술에 벌겋게 드라큐라처럼 피가 질질~ 그 순간 내가 너무 그악스럽게 약을 넣어 아이 입에 상처를 냈나, 끔찍한 생각이 들었지만 아닐거다, 얼른 내 손을 봤더니 역시나!  


옆에서 누군가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면 볼 만한 장면이 나왔을텐데 혼자인 나는 고양이가 사람 피를 조금이라도 먹어도 되냐는 생각이 먼저 들어 아이를 꽉 부여잡고 일단 입에 묻은 것부터 깨끗이 닦아내던 중 몸부림을 치는 바람에 놓아 준 장면인데 놓아주고 나니 다른 손이 없는 것이 참으로 아쉬웠다 ㅎㅎ;;

고양이가 할퀴어 피나는 집사 손바닥

이건 아이 입에 들어간 손가락이 아니라 손바닥에서 따로 나는 피. 저 위에 모습은 저렇게 달아나면서 머리를 세게 흔들어 수염, 입가에 묻은 것은 다 털어 내고 그나마 인간적인 모습으로 찍힌 것이다.


하필 경철 입 안에서 피가 난 손가락은 지난 번과 똑같은 자리를 다시 물려 피가 엄청 나쩌염...--;;

고양이 약 먹이기 실패, 뱉아낸 약

그리고 두 녀석이 함께 날을 잡았는지 철수 고양이도 함께 생지롤을 했지만 머리를 부르르 흔들고 혀를 낼름 하면 대부분 삼킨  것이라 놓아줬더니 도리도리 퉤퉤 해서 저것을 뱉아냄. 당연히 다시 하나 먹이는데 한 쌩쑈는 새삼 묘사할 필요도 없지 싶으다.


그리하여 집사는 만신창이가 된 손을 여기 저기 지혈하고 약 바르며 생각한다, 왜 이렇게 약 먹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지?

넥카라!  저것을 씌우면 고양이들이 두 손을 들어 내 팔을 밀어내고 할퀴고 하지를 못할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목덜미를 제압하는 효과가 있다

그 때 문득 떠오른 것, 넥카라!

저것을 씌우면 고양이들이 두 손을 들어 내 팔을 밀어내고 할퀴고 하지를 못할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목덜미를 제압하는 효과가 있어서 약 먹이기가 그렇게 수월했던 것이다. 저넘의 것, 다시는 보기 싫어 서 내다버릴까 생각하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잘 세탁해서 모셔두기를 참말로 잘했지~

대장 고양이가 넥카라 한 모습은 집사조차도 처음

다음 날이다. 약 드시고 기념 사진 한 컷! 경철이 넥카라는 이미 유명해졌지만 우리 대장 고양이가 넥카라 한 모습은 집사조차도 처음 보는 바, 기념하지 않을 수가 없지~


그런데 역시 대장은 대장이다. 생지롤난리가 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담하고 침착한 모습으로 경철 고양이처럼 벗어던지려고 몸부림 비슷한 것도 안 치고 다른 고양이들처럼 얼어 붙지도 않는다.

철수 고양이 양다리 관절에 털 빠진 것, 역시 다리 안 쪽과 배에도 비슷한 현상이라 약을 먹이는 것으로 조금씩 차도를 보이고 있어 다행이다

돌아서서 조용히 보상으로 차려놓은 참치캔 드시러 가는 중이다. 기특하고 신기한 넘~ (철수 고양이 양다리 관절에 털 빠진 것, 역시 다리 안 쪽과 배에도 비슷한 현상이라 약을 먹이는 것으로 조금씩 차도를 보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약 먹은 보상으로 참치캔을 먹는 하얀 고양이

넥카라를 이용하니 두 분 모두 조용히, 아주 간단하게 약 먹기를 끝내고 그 지긋지긋한 츄르도 끊고 (츄르 먹는 동안 경철이 내내 설사에 가까운 무른 변을 봤다) 옆집 이모가 주신 선물 덕에 떠오른 아이디어로 보상은 그나마 츄르보다 나은 참치캔으로 갈아탈 수 있었다. 


다만 문제는 경철 고양이가 주식파우치는 마다하고 온종일 배 고픈 소리로 울며 집사를 따라 다니는데 정답은 참치캔이라, 약 안 먹으면 참치캔도 없지럴~

약 먹은 보상으로 참치캔을 먹는 대장 고양이

이제 아침마다 집사 손에 피 터질 일도 없고 보상으로 먹이면서도 정말로 마음이 편치 않았던 츄르도 더 이상 먹이지 않게 돼 이래저래 홀가분해진 집사, 기분 좋은 연말을 맞고 있다 ^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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