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고양이처럼 살면 돼 - 8살 생일 맞은 고양이 형제

비누바구니 2018. 5. 15. 14:59

철수와 경철 고양이 형제, 태어난 날을 첫번째 생일로 치면 오늘이 8번째 생일이다 - 2011년 5월 15일 인천 연수에서 5둥이의 맏이와 막내로 태어나 내게로 온 보석 같은 생명들


생일이니 점잖게 기념사진, 그러니까 투샷으로 시작하자 잉?

"철수, 우철수우~ 여기 봐야지~~" 고양이 아니랄까봐 들은 척도 않는다

경철 - "캬아~ 그 시키, 말 더럽게 안 듣네!"

"야! 너 방금 머라 캤어?!"

"머, 난 암 말 안해써~"

이 고양이 형제는 생일 아침을 이렇게 쌈박질로 시작해 

8번째 생일기념 투샷은 쌈박질로 마무리 했다

다른 집사들은 고양이 생일에 무엇들 해 주시나... 첫돌에 이벤트 해 줬더니 꼬깔모자고 케익이고 다 소용 없고 오로지 참치만 달라셔서 이 후로는 그저 즈들 좋아하는 간식 한 바가지 퍼 먹이는 걸로~ 오늘은 아침 댓바람부터 추르 한 그릇씩 하셨다. 다른 이벤트라 해야 다 인간 마음에나 즐거운 것일 터이니

"자 , 이제 생일 간식 다 먹었으니 독사진 찍자~"

"싫다아~"

"이 넘 시키! 생일인데 기념사진은 찍어야재"

"아이 씨이~ 안 찍는다고오~~" 벌러덩

"그럼 경철이 찍자아~" - 이 샤꾸는 포즈 취하라고 말 할 필요도 없다, 늘 집사 곁에 자석처럼 들러붙어 있기 때문에 카메라만 살짝 뒤로 빼서 찍으면 그냥 기념사진이 된다. 그런데 경철아, 8살 먹은 고양이가 이런 아기 같은 표정 지어도 되는 것이야?


"경철이 예쁜짓~"

윙크!

"철수도 예쁜 짓~"

옛다 예쁜 짓 "어흥~!"

예쁜 짓이고 나발이고 "놓치지 않을 꼬예요!"

경철 고양이도 어흥~


아따, 데다! - 보통은 고양이 이야기로 아침 꼭지를 올리는데 오늘은 아이들 생일이라 반드시 오늘 찍은 사진으로 기념 포스팅을 하겠다 마음을 먹어 아침에는 처음으로 고양이 이야기가 아닌 꼭지가 올라갔다 - 눈 뜨자 마자 간식과 밥 챙기는 것부터 시작해 기념사진 찍고 편집 하느라 다른 일 아무것도 않고도 2시가 훌쩍 넘은 지금까지 ing다

만 7년이 가는 동안 험한 일도 많았는데 그래도 큰 탈 나지 않고 한결같이 곁을 지켜준 고마운 생명들, 엄니 보내고 짐승 같이 우는 내 곁에 나란히 앉아 근심스레 보내던 그 눈길, 아무리 늙고 무능하고 못 생겼어도 언제나 "니가 최고야!" 해주는 변함없는 신뢰

시덥잖은 일로 조바심이 나 버르적거릴 때마다 시원한 하품 한 방으로 가뿐하게 힐링의 길로 인도해 주시는 기적 같은 존재

'사는 거 뭐 별 거 있나, 고양이처럼 살면 되지'를 순간순간 일깨워 주며 "잘 하고 있어, 이렇게 살면 돼"라고 저절로 느끼게 해주는... 이런 말 하는 거 참말로 오글오글 손발가락 다 없어질 것 같지만 지켜줘서 고마워, 세상 다른 어떤 존재도 내게 이렇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된 것은 없었어

"그런데 우철수, 이제 중년도 넘어서 장년이 됐으니 쪼매만 덜 징징거리면 안 될까나?" - 췌~ 이렇게 멀쩡한 표정으로 포즈 취하고 있는 모습만 보면 누가 내 말을 믿을꼬... "글고 경철아..."

"아아 시끄럽다! 나는 난청 고양이, 아무 것도 안 들리긔~" - 사실 집사는 진심 더 바라는 거 없다, 다만 아프지만 말기를, 건강하게 살다가 우리 셋 중 누가 먼저 갈지 모르지만 편안하고 행복하게 이별하게 되기를 바랄 뿐


이상! 오늘은 이제 드디어 장년의 길로 들어선, 내년이면 집사와 동년배가 될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의 8번째 탄신 기념일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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