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밥그릇에 장난감을 모으는 고양이, 왜 그럴까?

비누바구니 2018. 4. 27. 09:00

여러 경로로 고양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접하다 보면 밥그릇이나 물그릇 근처나 심지어는 그릇 안에 장난감을 가져다 놓는 고양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심지어는 줄줄이 가져다 식사장소 주변에 저장하는 고양이들도 꽤 눈에 띄는데 밥은 밥이고 장난감은 장난감이지 먹을 수 없는 장난감을 왜 밥자리에 가져다 놓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동물들의 저장 본능

먼저 야생의 동물들을 살펴보면 새들은 둥지를 짓기위해 나뭇가지를 모으로 다람쥐 등의 설치류는 나중에 먹을(?) 열매들을 부지런히 줏어다 모으며 늑대들도 더러 나중에 먹으려고 먹고남은 뼈들을 땅에 묻어 저장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고양이도 이런 본능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그러나 야생의 고양이에게서 이런 행동이 관찰 된 적은 아직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수의 집사가 고양이의 기이한 저장 행동을 고발 하는데 고양이는 도대체 왜 그럴까? 고양이의 이런 행동에 관해서는 두 가지 이론이 있다

어미로서의 행동

이런 행동은 암고양이에게서 더 자주 관찰 되는데 장난감을 물어와 자신의 물그릇 밥그릇 옆에 놓아두거나 아예 밥그릇에 담아두는 고양이들이 있다. 이것은 야생에서도 관찰되는 행동으로 어미 고양이가 새끼들을 먹이기 위해 사냥감을 물고 와 방해받지 않는 장소에 놓아두는 것에서 기인한다. 즉, 어미는 새끼들에게 사냥을 가르치기 위해 살아있는 것을 그대로 또는 죽은 것을 물고 와 안전한 장소에 놓아두는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것은 새끼들에게 이런 것이 사냥할 수 있는 대상과 사냥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이 사냥감의 역할을 실내 고양이에게는 장난감이나 다른 물건이 대체하는 것이고 물과 밥이 있는 장소가 고양이에게는 안전함을 느끼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 말하자면 고양이의 장난감 물어다 놓기는 모성애에서 비롯된 본능이라 할 수 있다.

수고양이의 경우

또 다른 학자들은 장난감을 자신의 새끼로 인식해서 밥과 물을 먹고 마실 수 있는 장소로 데려다 놓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수고양이도 역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그들에게 부성본능은 매우 희박하지만 장난감 데려오기는 어미에게서 배운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고양이가 아직 새끼이던 시절에 어미가 자신을 자주 밥과 물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었던 것을 기억하는 수고양이가 자연스럽게 어미의 행동을 모방하려는 것이다. 고양이의 교육은 '모방'에서 완성되므로 성별에 관계없이 따라하게 되는 것일 수 있다

집사에게 선물하는 죽은 쥐?

외출고양이들 중에는 다 수가 사냥한 쥐를 물고 와 집사의 눈에 잘 띄는 장소에 놓아두기를 반복하는데 이것은 집사에 대한 보은이라고 흔히 해석되어진다. 그러나 학자들의 또다른 해석에 따르면 고양이들은 집사를 덩치가 매우 큰 고양이로 인식하기 때문에 역시 어미 고양이의 경우처럼 사냥을 가르치기 위해서일 수 있다고 한다

저장강박, 도벽을 가진 고양이?

장난감을 모으는 행동에서 더 나아가 고양이 중에는 특정한 물건만 보면 그것이 내 것이든 남에 것이든 상관없이 수집하려는 버릇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방송에도 소개 된 적이 있듯이 빨랫줄에 널린 여성속옷을 지속적으로 절도하는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반짝이는 물건, 액세서리 등을 모으는 고양이들도 있다. 이런 행동은 까치나 까마귀 등에서도 관찰 되는데 새들의 경우에는 둥지를 만들기 위한 본능으로 하는 행동이라 할 수 있지만 고양이의 경우에는 명확한 쓰임새가 없기 때문에(심지어는 장난감으로도 사용하지 않으므로) 이들에게도 사람에게처럼 노이로제로 인한 저장강박증세가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그러므로 고양이의 이런 행동이 문제를 일으킬 정도까지 간다면 동물심리학자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권고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