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갑자기 왕창 철이 들어버린 고양이 형제

비누바구니 2022. 2. 20. 13:25

한 1, 2년 사이에 길이 든 탓일까, 

[정리 안 된 침대 위에 엎드린 철수]

요즘은 집사가 눈만 뜨면 침대 정리도 안 하고 커피 한 주전자 겨우 마시고 지끈질에 매달리는 걸 너무나 잘 알아 집사와의 놀이, 소통 따위는 이미 즈들이 알아서 다 포기했다는 표정이다. 정말로 정말로 왕창 철이 들어버렸음 ㅜ.ㅜ

[쓸쓸해 보이는 우리 철수의 표정]

네가 옆에 있어도 나는 외롭다, 의 표정... 그래도 집사는 느들이 없으면 이를 어쩌나, 싶을 텐데... 의사쌤도 내가 느들 덕에 목숨 부지하고 있다는 걸 아시는데 느들만 그걸 몰러.

[집사에게 복수]

커피 채우러 잠시 부엌에 나갔다오면 우리의 대장 고양이 정해놓은 것처럼 이런 순서로 집사를 은근히 괴롭히기 시작한다. 복수당해도 싸다 싸!

[고양이 형제]

어떤 모습이든 두 녀석이 한 액자에 들어가기만 하면 무조건 다 담아내고 싶은 집사. "내가 뭐?!"하듯 돌아보는 철수와 메렁~ 하는 경철의 모습이 집사 눈에는 환장각이다.

[새 바구니를 형에게 빼앗긴 경철]

얼마 전에 포스팅했듯, 침대 아래에 새 바구니를 놓아주니 철수가 자주 그걸 차지하려들어 경철은 어쩔 수 없이 쫓겨나 침대 위에서 잠이 들었다. 이렇게 잠든 모습을 보면 어찌나 짠한지 집사가 아닌 사람은 모를 것이다...

[탈모 배를 드러내고 잠 든 우리 집 대장 고양이]

짠한 것은 철수도 마찬가지... 집사란 인간이 지끈질에 매달려 있으면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있으려는 듯 그 옆에 놓인 방석에 누워있다가 저도 모르게 꼬옹~꽁 소리를 내며 깊은 잠에 빠진다. 이럴 때 미안하다, 미안하다, 며 쓰담쓰담이라도 해주고 싶지만 잠자는 고양이는 아무리 예쁘고 미안해도 깨우면 안 되는 것이 집사들의 의무!

[컴터 책상에 올라앉은 경철]

말이 컴터 책상이지 집사 코 밑에 받치고 앉아 있는 중이다. 왜? 잠자자고~ 경철은 밤잠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집사 팔을 베고 자야 한다. 그러니 어서 책상 좀 치우고 좀 잠 자자, 는 것이다.

[처량한 표정]

집사가 못 알아듣는 척 컴터질을 계속하니 뭐라 말할 수 없는 처량한 표정을 짓는다. 이 녀석은 진짜로 어디 비할 바 없이 사람보다 더한 표정 부자 고양이다.

[저 멀리서 혼자 그루밍에 몰두한 철수]

그런데 경철의 쓸쓸한 표정 너머로 보이는 대장 고양이의 모습. 역시 잠잘 시간이 됐다는 신호로 열심히 그루밍을 하고 있다.

[그루밍하다 돌아보는 철수]

귀신이다! 저 멀리 그루밍에 몰두해 있다가 저한테 초점 맞춘 것은 어찌 알아차렸는지 "또 왜애~?" 하는 표정으로 돌아본다.

[쓸쓸함, 한심함]

집사는 제 말을 안 들어 쓸쓸, 씁쓸하고 제 형은 철딱서니 없이 혼자 잘 놀고 있으니 "에잇, 한심한 넘!" 등의 복합적인 감정을 동시에 드러내는 금쪽같은 내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