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집사는 늘 수면부족이지만

비누바구니 2022. 2. 15. 09:15

경철이 침대가 흔들리도록 밤새 머리를 흔들며 돌아다닐 때는 당장이라도 일어나 귀 청소를 해주고 싶지만 한 밤 중에 울려 퍼지는 고양이 비명소리 듣기 좋을 사람이 어딨을까?, 가 해주지 못하는 첫째 이유이고 다음으로 실제로 집사가 일어날 수 없다는 이유가 있다. 

[귀청소 후 화가 잔뜩 난 우경철]

같은 병을 가진 다른 사람들 두 배의 약을 먹는데도 나는 한 번 깨면 다시 잘 수가 없고 일어났다 하면 그대로 일출 보기를 밥 먹듯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사는 늘 수면부족, 그리고 조금 전 아침에 귀 청소를 마친 다음 잔뜩 화가 난 경철.

 

귀 청소!

해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지난 기록을 보니 2월 5일에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했으니 열흘 만인가...? 어쩌면 그 중간에 한 번 더 했을지도? 그래서 결심한다, 경철의 귀 청소는 기록을 해서 주기를 알고 있기로. 쌤은 일주일에 2, 3번이라 하셨는데 나는 아이가 가려워 못 견딜 때만 해준다, 게으름이라기보다 아이가 너무나 싫어하기 때문이다.

[화 나도 먹는 건 좋다냥~]

아무 문제없이 그냥저냥 살아지면 얼마나 좋을까만 그렇게 살아지는 삶이 세상에 어딨겠니... 우리 셋 모두의 명을 갉아먹는 듯한 곰팡이 뿜뿜 북향집에서 벗어나려 시도해봤지만 그마저도 실패... 아니 그냥 욕망을 내려놓기로 했다. 실패보다는 이렇게 마음먹는 것이 나을 듯! ㅎㅎ

[눈치를 보며 돌아다니는 대장 고양이]

철수는 요즘 방광염 약을 먹인다. 그냥 시중에서 흔히 판매하는 걸로 보조제인데 이제 세 식구 모두 큰 병 생기면 그저 통증 없이 이 세상과 작별하기를 바랄 뿐 아이를 입퇴원 시키고 수술시키고 그런 스트레스를 겪지 않게 하기로 마음먹은 지 꽤 됐다. 그래서 철수의 감자가 가끔 의심스러워 보조제를 먹이기 시작한 지 두 달째, 의심 가는 날의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장기 기증 카드]

아이들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집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리 마음먹고 2002년에 이미 장기기증을 했지만 이번에 시신기증까지 하면서 새 카드를 받았다. 아래의 것이 2002년 디자인 위의 것이 언제 것인지 모르지만 새 디자인인데 신용카드와 얼른 구별이 어렵게 디자인돼 있어 피식 웃음이~

[신분증 부착용 장기기증 스티커]

이건 같이 따라온 스티커인데 옛날에도 있었는지 새로 생긴 건지 기억이 안 난다. 아무튼 지금은 이름 바꾸는 재판 중이라 주민증 새로 만들고 (작년 말에 새로 만들었는데 또!) 나서 붙여야겠어서 잘 보관하고 있기로. 1인 가구에 무연고자라 내 몸의 어떤 부분이든 쓸 수 있는 게 남아있을 때 발견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