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는 늘 수면부족이지만
경철이 침대가 흔들리도록 밤새 머리를 흔들며 돌아다닐 때는 당장이라도 일어나 귀 청소를 해주고 싶지만 한 밤 중에 울려 퍼지는 고양이 비명소리 듣기 좋을 사람이 어딨을까?, 가 해주지 못하는 첫째 이유이고 다음으로 실제로 집사가 일어날 수 없다는 이유가 있다.

같은 병을 가진 다른 사람들 두 배의 약을 먹는데도 나는 한 번 깨면 다시 잘 수가 없고 일어났다 하면 그대로 일출 보기를 밥 먹듯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사는 늘 수면부족, 그리고 조금 전 아침에 귀 청소를 마친 다음 잔뜩 화가 난 경철.
귀 청소!
해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지난 기록을 보니 2월 5일에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했으니 열흘 만인가...? 어쩌면 그 중간에 한 번 더 했을지도? 그래서 결심한다, 경철의 귀 청소는 기록을 해서 주기를 알고 있기로. 쌤은 일주일에 2, 3번이라 하셨는데 나는 아이가 가려워 못 견딜 때만 해준다, 게으름이라기보다 아이가 너무나 싫어하기 때문이다.

아무 문제없이 그냥저냥 살아지면 얼마나 좋을까만 그렇게 살아지는 삶이 세상에 어딨겠니... 우리 셋 모두의 명을 갉아먹는 듯한 곰팡이 뿜뿜 북향집에서 벗어나려 시도해봤지만 그마저도 실패... 아니 그냥 욕망을 내려놓기로 했다. 실패보다는 이렇게 마음먹는 것이 나을 듯! ㅎㅎ

철수는 요즘 방광염 약을 먹인다. 그냥 시중에서 흔히 판매하는 걸로 보조제인데 이제 세 식구 모두 큰 병 생기면 그저 통증 없이 이 세상과 작별하기를 바랄 뿐 아이를 입퇴원 시키고 수술시키고 그런 스트레스를 겪지 않게 하기로 마음먹은 지 꽤 됐다. 그래서 철수의 감자가 가끔 의심스러워 보조제를 먹이기 시작한 지 두 달째, 의심 가는 날의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아이들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집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리 마음먹고 2002년에 이미 장기기증을 했지만 이번에 시신기증까지 하면서 새 카드를 받았다. 아래의 것이 2002년 디자인 위의 것이 언제 것인지 모르지만 새 디자인인데 신용카드와 얼른 구별이 어렵게 디자인돼 있어 피식 웃음이~

이건 같이 따라온 스티커인데 옛날에도 있었는지 새로 생긴 건지 기억이 안 난다. 아무튼 지금은 이름 바꾸는 재판 중이라 주민증 새로 만들고 (작년 말에 새로 만들었는데 또!) 나서 붙여야겠어서 잘 보관하고 있기로. 1인 가구에 무연고자라 내 몸의 어떤 부분이든 쓸 수 있는 게 남아있을 때 발견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