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 넓은 지끈 숨숨집을 이중창으로 개조
2 주 쯤전에 고양이 형제에게 처음으로 지끈 숨숨집을 만들어 드렸는데([Human made] - 지끈(종이끈)으로 고양이 숨숨집 만들기) 입구가 그만 너무 넓게 나와버려
이렇게 첫날 신기한 것 즐기는 재미 정도로 철수 고양이만 들어가 보고는 여기 들어가느니 바구니가 낫다고 판단했는지 이 후로 찬밥신세가 됐다. 집사도 마침 만들자마자 실수를 깨달았기에 그 자리에 바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바쳤다. 이 이야기는 지난 금요일, 또 그 전 글에서 언급돼있어 생략하고.
입구가 넓은 숨숨집, 큰언니가 마침 명절 다가온다고 대대적으로 장을 봐서 가져왔길래 그 참에 '저 입구 넓은 숨숨집 누구 필요한 아이 있으면 줄까싶다' 했더니 "지끈을 이어서 입구를 좁혀 주람~"했다. 문디 같은 할망구, 워낙 빡빡하게 짜인 저 물건에 새 지끈을 연결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짐작도 못하고 툭 뱉은 말이지 싶은데 멍청한 나는 그걸 또 다큐로 받아 어제 새벽 2시가 넘도록 입구 좁히기 - 그러니까 숨숨집에 이중창 만들기 작업을 해서 아침에 철수 고양이에게 들어가 보시라고 안에 마따따비 이파리를 넣어주니
들어가지는 않고 상체만 들이밀고 좋아하는 마따따비 이파리를 씹고 즐기는 중이다. 아무래도 박스가 너무 작은가? 35cm 정사각형이면 그리 작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철수야, 그러지 말고 쑤욱~ 함 드가봐~"
"들어가라고여...?" 내 제안이 그리 내키지 않는다는 것이 표정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하지만 지 엄니 부탁이니 매정하게 거절할 수도 없고 들어주자니 저 속이 뭔가 제 맘에 맞지 않는 모양이다가
크하하! 이 녀석은 진짜로 사람처럼 문장을 알아듣고 심지어 마음을 읽기까지 하는 듯 쑤욱~ 들어가시더니 곧장 시선을 집사에게 던지면서 "자 됐어요?" 하는 표정을 만드는데 여기서 집사 또한 알아차린 것이 역시 박스가 너무 낮아서 엎드리면 몰라도 앉아 있기는 불편한 것이구나, 하는 것이다.
역시 작은 것은 이어 붙인 것이 지저분해져서 이미 누구에겐가 선물하기에는 지나친 모양새가 됐고 얼른 제대로 된 걸 다시 하나 만들고 저것은 경철이 가끔 숨는 작은 방으로 퇴출시켜야 할 모양이다
경철은 이 큰 숨숨집을 많이 좋아한다 -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 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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