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휴지 밟고 당황한 배바지 입은 고양이

내가 진짜로 귀여워 하는 철수 고양이의 모습 - 짧은 두 다리로 서서 곱지 않은 표정으로 뭔가에 열중할 때인데

두 발로 서서 귀여운 내 고양이

내가 자라던 시절 가슴까지 올라가는 배바지를 입고 이 사이로 침을 찍찍 뱉아내 공연히 두렵게 만들던 동네에 흔한 양아치 머스마들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진짜 양아치 싸나이가 바짝 쫄아 쩔절 맬 때가 있는데 이야기는 이렇다

숨기 놀이 중인 고양이

한 녀석은 장막이 드리워진 피아노 아래에 숨어서 (이 시절에는 집구석에 이런 저런 장막이나 가림막 등을 만들어 고양이 형제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이 잦았는데...)

고양이 형제의 숨바꼭질 놀이

다른 한 녀석은 피아노 위에서 호시탐탐 숨은 제 형을  사냥할 기회를 노리는 즉, 숨바꼭질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고양이 형제의 놀이

싸나이 고양이들의 놀이 중에는 당연히 이렇게 후다닥 맞붙어 치고박고 뒹구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고 또 그러다 늘 그렇듯이 한 구석에 놓인 물그릇을 차서 쏟아 놓았길래

놀다가 물 쏟은 고양이

마침 잘 됐다, 청소도 할 겸 키친타올을 잔뜩 풀어 물을 먹여 놓았더니 (여기서 잠깐, 아무리 그렇다고 키친타올로 청소를 하냐 하실 분들을 위한 변명 : 당시의 시점에서 지난 주에 청소기가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죽어버렸다 -2년도 채 안 됐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오픈마켓으로 가 주문을 넣었지만 그 잘 난 청소기 5일이 지난 후에야 도착, 그 동안 아이들 털이 난무하는 가운데 헝겊걸레질을 시도했다가는

그 털들을 다 세탁해 내려면 키친타올 쓰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천연자원 낭비를 할 듯하여...)

고양이 발자국

철수 고양이, 어기적 어기적 후다닥 피아노 위로 튀어올라간 뒷자리를 살펴보니 이런 것이 뙇! 꺄아오오~~~~~ 세상 어느 낙관이 이보다 더 예쁠까?

발가락을 쫙 편 고양이

아이야, 배바지 입고 양아치 행세 하면 머 하노, 축축한 거 좀 밟았다고 발가락 쭈악 펴고 저기이 머고... 저 당황한 듯한 표정은 "헉! 이 할망구 또 다 찍고 있었나..." 하는?

집사를 바라보는 고양이 형제

"엄니, 포스팅도 좋지만 내 체면도 쪼매나 살려주시지를요..."

"싫다, 이 눔아! 내가 무슨 재미로 사는데!?"

그루밍 하는 고양이 형제

눈 땡그랗게 뜨고 오가는 대화를 듣던(?) 경철 고양이, 덩달아 물휴지 밟아 칙칙한 느낌이 들었던가 그루밍그루밍~

졸고 있는 고양이

그리고 다시 모든 것이 편안해진 시간

발정난 수고양이

꾸엑꾸엑, 발정 난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니시던 담북 고양이, 며칠 안 보이더니 어디를 얼마나 굶고 돌아다녔는지 다리가 달마시안 만큼이나 길어져 나타났다. 밥순이를 보더니 뭐라뭐라 잔소리를 하시다가도

길고양이

내가 움찔만 하면 저리 겁 내는 시늉을 한다. 이누마, 괭이시키 다리 길어 어따 쓸래, 싸돌아 다니지 말고 밥이나 열심히 묵아서 원래 다리 길이로 돌아가구라, 밥순이 속 뒤집어진다!

놀이 하는 고양이 형제

그렇게 바깥 아이들 시리디 시린 밥 겨우 챙기고 들어와 우리는 또 이렇게 재미진 시간을 보냈다 - 신은, 삶이란 것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같은 품질이면 당신이 구경 하시기에 지루해질까봐 일부러 이리 울퉁불퉁 만드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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