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에어컨과 전기요금 누진제 유감

대구는 오늘도 37도가 예보 돼 있다. 우리집으로 말하자면 여름이면 유난히 강도가 높아지는 바깥 소음 때문에 정확히 6월 30일부터 에어컨을 가동 시키기 시작했다. 그 날 이 후 하루도 빠짐 없이 에어컨을 사용하다가 7월 10일부터 본격적으로 하루에 정확하게 11시간씩 작동 시켰는데 아닌 게 아니라 티비며 현실이며 다들 아우성인 누진제 때문에 약간 쫄기도 했었다

우리집으로 말하자면 여름이면 유난히 강도가 높아지는 바깥 소음 때문에 정확히 6월 30일부터 에어컨을 가동 시키기 시작했다.

어제 e-메일로 받은 전기요금 청구서다. 작년 여름, 검침원이 골목 건너집에다 대고 큰 소리로 "18만 ****"입니다" 라고 외쳤던 기억이 있길래 (전기요금이 평소보다 많이 나오면 검침원이 현장에서 알려준다) 우리집도 올 해는 검침원 목소리 듣게 생겼군! 각오 하고 있었는데 어라? - 저것은 대통령의 지침에 따라 누진제 구간100kwh를 손 보기 전의 요금이니 실제로는 아직 누진 1구간에 속하니 삼 만 얼마가 청구 된 것으로 보면 될 것이고 (사실 나는 어떤 여름을 지나더라도 전기료를 45천원 이상 낸 적이 없다)


하루에 11시간씩 한 달 내내 풀가동해도 요금이 저렇게 적게 나오냐고? 일 인 가정이라 전기를 적게 써 그렇겠지!? 아니다, 티비가 하루에 18시간 켜져 있고 밥도 전기레인지로 하고 컴터도 적어도 12시간 작동한다. 집이 어두워서 집 안 어느 한 곳은 반드시 전등이 켜져 있기도 하며 에어컨도 15년 됐고 냉장고도 20년이 돼서 열효율이(물론 1등급으로 표시 돼 있기는 하지만) 징그럽게 낮은 물건들이다. 


게다가 나는 평소에도 더러는 평균을 약간 웃도는 전기를 소비하는 편이라고 고지서에 그야말로 "고지" 돼 있고 에어컨 용량도 19평 형이라 작거나 적은 편은 아니지 싶어서 일 인 가구라 소비량이 적어 그렇다는 말은 해당이 거의 안 될 듯한데 내가 에어컨을 쓰는 방법이 어쩌면 비법에 속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개하려 한다

폭염, 에어컨과 전기요금 누진제 유감

내가 에어컨을 쓰는 비결 - 제습 모드를 이용한다

초반 10분, 터보(기종에 따라 초고속 냉방) 모드로 에어컨을 작동 해 온 집 안의 문을 열어놓고 환기를 시킨다(에어컨 속 묵은 냄새가 엄청 나므로 반드시 환기를 해야한다) 냄새가 잦아들고 에어컨에서 본격적으로 시린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창문을 닫고 5분 정도 더 터보 모드로 둔다. 


그 후 '운전선택'란에서 곧장 '제습'으로 스위치를 바꿔 누른다. 온도는 22~24도로 둔다. 에어컨의 제습 기능을 모르는 사람들 그리고 알아도 무심한 이 의외로 많은데, 제습 모드에서도 바람만 적게 나올 뿐 냉방이 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전기료가 그냥 냉방 모드일 때보다 훨씬 적게 나온다. 아마도 제습 정도로 프로그래밍 돼 있어 실외기가 자주 멈추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어쨌든 절전 효과가 크다 - 못 믿겠으면 아직 더운 날이 많이 남았으니 시험 해 보시라, 제습모드!

내가 에어컨을 쓰는 비결 - 제습 모드를 이용한다[유독 에어컨 찬바람에 호기심을 보이는 철수 고양이]

에어컨 냄새 없애기 - 터보 모드를 이용한다

에어컨 전문 기사님들께 여러 번 문의 한 결과 솔직히 말 하면 에어컨에서 나는 눅눅한 걸레냄새, 곰팡이 냄새 등을 없애는 방법은 완전 분해 청소 외에는 없다고 한다. 시중에 여러가지 에어컨 세척제가 시판되고 있기는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 후로 나는 이런 물건 쪽은 쳐다도 안 본다. 그렇다면 냄새 없애기는? 시시하게도 위에 서술한 전기료 아끼는 방법과 동일하다.


어떤 회사는(예 :미쯔비시) 냄새를 없애려면 한 시간 이상을 터보로 작동 시키라는 지침을 주기도 하는데 안 그래도 된다. 10~ 15분 정도 최강력 냉방으로 작동 시키고 적당한 간격으로 실외기가 돌아갈 만큼의 온도로 제습에 두면 하루 종일 에어컨 냄새에 시달릴 일이 하나도 없다. 냉방 중간중간에 필요한 환기는 에어컨은 그대로 두고 창문만 열고 한다.


에어컨을 그 해에 처음 쓰거나 오래 쓰다 보면 냄새가 심해질 때가 있는데 이럴 때 나는 에어컨 커버를 열고(스탠드형의 경우) 내부의 물받이 같이 생긴 곳에 베이킹소다를 두어스푼 뿌려둔다 - 냄새가 아주 없어지지는 않지만 빨아들인 습기가 베이킹소다와 섞이면서 냄새가 중화되는지 훨씬 악취가 줄어드는 걸 느낄 수 있다


엄청나게 가족이 많아 하루종일 부엌에 조리기구가 켜져 있고 엄청나게 집이 넓어 에어컨  제습 기능 정도로 커버 못할 정도가 아니라면 한 번쯤 시험들 해 보시길 권장한다. 특히 일 인 가구라면 더더욱! - 이것이 경험으로 축적 된 나만의 노하우(?)라 할 수 있는데 그 동안 옛 블로그에 한 번 포스팅도 했고 현실의 친지들에게도 여러 번 설명 했는데 귀담아 듣는 사람은 1인도 없었다 --;; 그러면서도 누진세 걱정하는 것이 나로서는 심히 유감이다

에어컨 냄새 없애기 - 터보 모드를 이용한다

그래서 전기세 적게 내서 좋으냐? 뜻밖에도 하나도!!! 안 좋다. 폭염, 누진제 등이 뉴스에 오를 때마다 내 뇌리에 콕 박힌 장면은 쪽방촌, 또는 그 비슷한 환경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에어컨을 시에서 정부에서 놔 주고 싶어도 실외기 자리가 확보 안 돼 못 놔주는 그런 곳에서 누진제 때문에 시민들이 아우성이라는 뉴스를 보며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 결국 이 번 누진구간 완화 조치도 낡은 에어컨이나마 쓸 만한 능력이 되는 사람들이 보는 혜택일 뿐 사시사철 쓰는 전기량이 같은 사람들에게는?


내가 뭐라 할 일도 아니고 각자의 입장이 있는데다 나라가 하는 일이니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솔직히 나는 이번 누진세 파동이 좀, 많이 민망하고 유감스러웠다. 


이런 생각은 젊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이제서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 그리고 마침 지나는 길에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다큐를 보게 됐는데 떵떵거리며 사업을 하던 사람이 "쫄딱" 망해 남은 재산 닥닥 긁어 시골로 들어와 몇 천 평인지 몇 만 평인지의 야생화 농원을 차리고 그 부지에 전원주택을 함께 짓고 살면서 "죽을 것 같은 절망" 끝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런 걸 차렸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진술하는 장면을 봤다


아아, 죽고 싶을 만큼 쫄딱 망하면 "고작" 몇 천 평의 야생화 농원에 전원주택이구나, 그게 이런 사람에게는 "가장 밑바닥"이구나... 사람은 역시 자신이 겪은 딱 그 만큼이 절대적인 것이어서 딱 그 만큼만 짚을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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