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먹지 않을 통마늘을 샀다

이웃의 해피로즈님께서 햇마늘 구워 드셨다고 포스팅 하신 지가 꽤 됐지 아마... 그 때부터 '맞다, 나도 마늘 사야하는데' 생각만 하다가 결국에는 시장에 가질 못하고 인터넷으로 주문

뿌리가 있고 흙이 묻어 있는데 어찌 국산이 아니랄 수 있어

2kg에 배송비까지 11800, 비싼 건가 싼 건가... 총 25통. 어찌나 굵은지 웬만한 여자 주먹 만해 "왜 이리 크지? 이거 진짜 국산 맞아?" 하는 바보 같은 의심까지 할 정도였다. 뿌리가 있고 흙이 묻어 있는데 어찌 국산이 아니랄 수 있어, 바부 아녀? 뒤늦게 정신이 들긴 했지만. 하지만 아쉽게도 먹으려고 산 게 아니어서 좀 잔잔하고 양 많은 걸 살 걸 그랬나 살짝 후회도 했다

벌레들이 꽤 자주 출현 하시는데 이렇게 창틀마다 서너 개씩 얹어두면 그 분들이 웬만하면 방문을 삼가하시기 때문이다

먹지 않을 걸 왜 샀냐 하면, 이 동네는 산이 가까워 그런지 여름이면 꼽등이 등 다른 집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벌레들이 꽤 자주 출현 하시는데 이렇게 창틀마다 서너 개씩 얹어두면 그 분들이 웬만하면 방문을 삼가하시기 때문이다 - 서양에서는 마늘이 뱀파이어를 쫓는다고 (서양 사람들이 어떤 면에서는 미신에 훨씬 더 집착 하는 듯) 심지어는 현관 앞에 걸어두기도 하니 더불어 우리집에 찾아오시는 뱀파이어(모기)도 쫓아 주려나 기대도 하면서 매 년 이렇게 마늘을 바꿔 놓아주는데 실제로 아직 집 안에서는 모기를 만난 적이 없다. 

창틀에서 마늘은 비와 햇살을 맞아 젖었다가 말랐다가를 반복 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빼꼼 싹을 틔우는 귀여운 짓까지 해서 유난히 식물을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생각지도 못했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창틀에서 마늘은 비와 햇살을 맞아 젖었다가 말랐다가를 반복 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빼꼼 싹을 틔우는 귀여운 짓까지 해서 유난히 식물을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생각지도 못했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위 그림은 작년에 창틀에 놓아두었던 것으로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속은 완전히 텅텅 비었다. 말라비틀어진 과육조차도 없이 - 마늘싹 얘기가 났으니 말인데 마늘도 뿌리쪽이 완전히 잘리지 않았다면 화분에 하나씩 꽂아서 파처럼 길러 먹을 수 있다, 물론 양파처럼 수경재배도 가능하다. 이런 것 살살 길러두면 일 인 가구에서는 꽤 유용할 때가 많다

쌀벌레, 이렇게 마늘을 더러운 껍질만 까서 쌀독에 쿡! 해 놓으면 적어도 일 년은 절대로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또 다른 용도로는 혼자 먹는 쌀이라 한 포대 사 놓으면 중간쯤 가서 어김없이 생기는 쌀벌레, 이렇게 마늘을 더러운 껍질만 까서 쌀독에 쿡! 해 놓으면 적어도 일 년은 절대로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쌀을 일 년 이상 묵혀 본 적이 없어 모르겠지만 그 이상 보관이 가능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으다. 마늘은 까지 말고 통째로 넣으라고 조언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깐마늘을 넣어도 된다. 마늘에 있는 수분 정도로는 쌀이 상하지 않는다는 걸 직접 경험했고 마늘이나 쌀에 곰팡이 따위가 생기지도 않는다

고양이 장난감

사실은 마늘 이야기 포함 이런 저런 - 예를 들어 위 그림의 고양이 장난감, 설명서대로 조립하다가 휘리릭 모다 싸서 재활용 통에 넣어 버린, 부실한 설명서 부실한 재질 부실한 지능... 그리고 월드컵, 예멘 난민, 청와대 청원, 댓글 모으는 활동에만 몰두하는 블로거 등등 진짜로 하고픈 말이 많았는데,  마늘 얘기 하던 중에 저 혼자 들끓던 말들이 저절로 정리 되고 소화 돼 그랴, 말은 적을수록 값어치가 있는 법이야~며 이만 총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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