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공격 당하고 세상에서 가장 서러운 고양이

어린 시절의 이 고양이 형제의 관계에는 들여다 보면 볼수록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무엇인가가 일어나곤 했다는 것이 새삼스레 느껴지는데 까맣게 잊었던 일 가운데 하나가 철수 고양이의 전가공격?  말하자면 손톱만 깎고 나면 철수 고양이가  경철 고양이를 아주 죽여버리겠다고 설쳐대는데

까맣게 잊었던 일 가운데 하나가 철수 고양이의 전가공격

두 녀석 모두 손발톱 깎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할 만큼 얌전하지만 손톱만 깎고 나면 단 한 번도 어김없이 내내 반복되는 일에 이 녀석 저 녀석 순서를 바꿔 깎아보기도 하고 빨리 끝내느라 손톱만 깎고 발톱은 생략하기도 해봐도 그런 건 전혀 상관 없다, 깎고 나면 무조건이다. 

손톱만 깎고 나면 단 한 번도 어김없이 내내 반복되는 일

한 바탕 치르고 끝났나 하고 무심히 방으로 걸어들어가는 놈을 뒤에서 발 걸어 자빠뜨리고 

한 바탕 치르고 끝났나 하고 무심히 방으로 걸어들어가는 놈을 뒤에서 발 걸어 자빠뜨리고

아, 뜨거!, 허둥지둥 도망나오는 놈 목덜미를 낚아채고 

아, 뜨거!, 허둥지둥 도망나오는 놈 목덜미를 낚아채고

어찌어찌 몸부림쳐 빠져나가면 어디까지든 따라가 물고 뜯는다 

전쟁 때면 언제나 하는 것처럼 책상 아래로 컴퓨터 뒤를 지나 장난감 상자로 피신

전쟁 때면 언제나 하는 것처럼 책상 아래로 컴퓨터 뒤로 돌고돌아 장난감 상자로 피신한 경철 고양이 

엉아는 미친 듯이 뒤따라 오다가 물그릇을 드립다 걷어차고 이 꼴을 연출 하시고

엉아라는 넘은 미친 듯이 뒤따라 오다가 물그릇을 디립다 걷어차  발가락을 핥핥 하는 주접도 떨어주시고~ 고양이 삼신이니 이쯤해서 전쟁은 잊어버리고 그만 두려나 했지만 

뜻밖에도 뿔이 날대로 난 얼룩 고양이는 그럴 생각이 눈꼽만치도 없다

뜻밖에도 뿔이 날대로 난 얼룩 고양이는 그럴 생각이 눈꼽만치도 없다, 웬만하면 발에 묻은 물 핥다가 잊겠구만은! 하는 게 사람 생각인데 말이다

불쌍한 경철 고양이는

이 불쌍한 경철 고양이 정말로 위기감을 느낀 모양이다 "엄니, 사진만 찍지 말고 나 좀 살려줘여~~" 생전 못 본 애간장을 녹이는애절한 표정

엉아는 아예 마주보이는 의자 아래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지키고 앉았다.

엉아는 아예 마주보이는 의자 아래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지키고 앉았다. 

나 인제 우떡해 - 애절한 고양이 표정

"나 인제 우떡해...?" (윗장면과 같은 사진 같지만 아니다)

괭이란 눔이 어쩌면 이리도 불쌍한 표정을 지을 수도 있는지...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이 날은 다가오는 철수를 밀어내며 숨은 놈 머리 쓰다듬고 엉덩이 두들겨 달래 꺼내 줄 수 밖에 없었다. 

다정해 보이는 고양이 형제[전쟁이 지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한 고양이 형제]

철수 고양이가 매 번 저러는 것은 아무래도 "전가공격"이라는,  쉽게 말 하자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기' 현상인 것 같은데 손발톱 깎는 장면을 서로에게 노출 시키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렇게 쫓고 쫓기는 것도 일종의 놀이려니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이번에는 경철이 표정이 저리도 심각한 수준이라 생각이 많았던 시절이다. 지금 생각하니 인간에게 제압 당한 공포감(?) 등의 스트레스를 만만한 상대에게 푸는 거였나 싶으다 - 이 행사는 어느 사이엔가부터 특별히 인지할 새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아직도 변하지 않은 것은 경철 고양이는 여전히 손톱 깎는 일을 심히 거부한다는 것

위 사진들과 같은 앨범에 들어있는 경철의 목소리다. 아랫층 지붕 위에 올라와 있는 바깥 고양이들에게 꼴 보기 싫다고, 저리 썩 꺼지라고 나름 지롤을 떠는 것인데 자세히 들어보면 그리 막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고 제 '나와바리'라고 유세 떠는 정도? - 이 고양이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날고양이, 조금도 인간화 되지 않는 날고양이 그대로이다,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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