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양이가 사과 하는 법

두 고양이 형제 모두, 특히 철수 고양이는 내가 다른 일에 열중해 있을 때, 이 때다! 하고 평소 금지 된 장소에서 산책 하기를 몹시 즐기는데 그 중 가장 즐기는 곳이 가스렌지 위다. 요리를 하는 일은 천만에 단 한 번도 없지만 어쩌다 밥은 끓이니 혹시 불이 켜져 있을 때 뛰어오르게 될 사고를 대비해 평소 그 곳에 발을 올리면 내가 무지무지하게 화를 낸다는 걸 철수 고양이도 너무나 잘 알고 계실터

철수 고양이는 내가 다른 일에 열중해 있을 때, 이 때다! 하고 평소 금지 된 장소에서 산책 하기를 몹시 즐기는데

이 날도 컴터질 하다 뭔가 쎄에~한 느낌이라 나가보니 역시나! "이 눔 시키!!!" 하고 바가지 깨지는 소리를 내니 제 풀에 풀쩍 뛰어내려와 이리 숨고 저리 숨고 - 잠시 쫓아다니는 시늉을 하다가 우짜겠노 가스렌지 따위 쓰는 인간이 잘못이지...

다른 볼 일이 있어 왔다는 듯 공연히 냄새를 킁킁 맡으며 점점 거리를 좁혀 들어온다

어차피 더 혼 낸다고 알아들을 지능도 못되니 다시 컴퓨터로 돌아와 앉았더니 슬그머니 뒤따라 와 슬슬 기는 시늉을 하더니 다른 볼 일이 있어 왔다는 듯 공연히 냄새를 킁킁 맡으며 점점 거리를 좁혀 들어온다. 완전 무시하고 일별도 안 하는 척하고 있으니 (웬걸, 신 나서 콧구멍 벌렁거리며 사진은 다 찍고 있으면서)

눈을 땡그랗게 뜨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예쁜 척하며 올려다 본다

어느 새 코 앞에 와 철푸덕! 앉더니 눈을 땡그랗게 뜨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예쁜 척하며 올려다 본다. 하 기가 막혀 눈을 맞추고  "이 눔 시키! 니 그칸다고 내가 용서할 줄 아나?"

고양이가 사과 하는 법

"아 아직도 썽났나..." 고양이가 혼 날 때 이런 표정을 짓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하고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해 일부러 계속 뷁! 을 해보기로 한다 - 눈이 검실검실~ 괭이가 눈을 좁히는 건 겁을 먹었거나 호의를 가졌다는 표신데 이 녀석은 천만에 겁을 먹었을 리는 없고 나를 꼬시려는 수작임에 틀림없다.  "이 눔 시키, 엄마가 가스렌지 올라가면 안 된다고 몇 번 말 했어?!" 다시 한 번 일갈 했더니

고양이가 혼 날 때 이런 표정을 짓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하고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해 일부러 계속 뷁!

"할망구 화가 단단히 났구먼... 이 정도로는 안 통한다, 이것이지...?" - 나쁜 잔머리 굴리는 중인 거 다 보여 이 눔아!!!, 이렇게 한 컷 후

대뜸 두 손을 내 배 위로 가져오더니 동시에 꾹꾹이 대작렬

간도 크지~ 대뜸 두 손을 내 배 위로 가져오는(거의 엎어지는 자세로, 겁도 안 나는 모양인지) 동시에 꾹꾹이 대작렬, 그래도 반응이 없자

다 죽어가는 소리로 끄에에

다 죽어가는 소리로 끄에에~ 기가 차고 코가 막히네 이 떡을 할 누무 시키!!! 우스바 죽겠는데도 어쩌는지 계속 보고 싶어 "왜, 뭐 잘 했다고 지롤여?!"

꾹꾹이에 검실검실 그리고 고로롱까지~ 고양이에게 개인기라고 있는 건 모두 모아 한꺼번에

"정 그렇다면 이것이 마지막 방법이다" -  꾹꾹이에 검실검실 그리고 고로롱까지~ 고양이에게 개인기라고 있는 건 모두 모아 한꺼번에, 게다가 완전 기 죽은 표정은 덤!  괭이로서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사과를 했으니 이쯤해서 받아주는 수 밖에...

한시름 놓고

한시름 놓고 "이제 나 예뻐해 줘" 표정 - 그랬으니 이 아이가 다시는 가스렌지에 안 올라갈 것 같지? 아~니, 고양이를 뭘로 보고 그런 생각을?! 오늘 오후에 또 올라간다,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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