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가는 고양이를 모시는 집사의 마음이란

다음 달이면 철수와 경철이 고양이 형제는 만 8살이 된다 - 이렇게 나이를 계산하는 버릇은 고양이 형제가 만 7살을 넘어서면서부터 생긴 것으로  고양이 사료가 '만 7세 이상 노령묘'라는 특별한 표시를 해서 판매되고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인 듯하다.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 본 결과 고양이도 나이가 두 자릿수로 들어서야 나이가 들었다고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음에도 초보 집사 시절 '7살=노묘'라 도장 찍었던 자국을 아직 쉽게 씻어내지 못하고 있는데...

다음 달이면 철수와 경철이 고양이 형제는 만 8살이 된다

어제 오늘 연속으로 씻고 나오면 외딴방에 철수가 이러고 있다. 이 곳으로 말 하자면 거의 드나들지 않아 집사 껌딱지인 아이들도 덩달아 잘 오지 않는 곳인데 아무도 없는 이곳에 좌절모드를 하고 혼자 엎드려 있는 것이다 - 이해 하기 어려운 것은 고양이들이 어릴 때는 종종 이렇게 혼자 있기를 잘 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집사 껌딱지가 돼 좀처럼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고양이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들러붙고 아기처럼 행동한다는 연구가 사실인 모양이다 -

이 장소에 이런 표정으로 혼자 있으니 집사는 이건 또 무슨 일인가 가슴이 철렁 하는 것이다

아, 이 표정 봐라... 사실 며칠 전부터 철수가 입맛이 없는 듯, 밥을 주면 꿀떡꿀떡 삼키는 소리까지 내면서 맛있게 먹던 아이가 반 정도만 겨우 먹고 물러나고 하기를 반복하고 있어서 불안하던 참이었는데 이 장소에 이런 표정으로 혼자 있으니 집사는 이건 또 무슨 일인가 가슴이 철렁 하는 것이다

스크래처 하우스 안 고양이

"아, 왜애?" 하는 철수 고양이와 저 멀리 피처링을 담당하고 있는 경철 고양이 

창가의 고양이 형제

경철이 창가의 바구니를 먼저 차지하면 철수는 의례히 더 위에 있는 바스켓으로 들어가기 마련인데 요 며칠은 한 칸 더 아래에 달려있는 바가지 같은 곳에 작지 않은 몸을 구겨넣고 면벽하고 있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생각에 잠긴 고양이

"철수 머 해?"하고 바가지를 돌려보니 역시나 눈도 안 맞추고 뚜웅~ - 건사료 때문인가? 사실 2주 전에 내가 호되게 앓고 나서 또 그럴 시에 아이들이 굶는 일이 생길까봐 훅 부어주면 잠시는 잊을수 있는 건사료를, 며칠을 검색해 글루텐 불내증이 의심되는 철수가 가장 잘 받아들일 것 같은 걸로 사들여 간식처럼 조금씩 주기 시작했는데 걱정과는 달리 소화도 잘 시키고 기호성도 좋았지만 그 때부터 식사량이 줄어드는 것 같기 때문이다 - 수분섭취 때문에 건사료 잘 먹는 것 사실 하나도 반갑지 않다

철수와 집사의 신경전 중에도 경철 고양이는 언제나 해맑!

철수와 집사의 신경전 중에도 경철 고양이는 변함없이 해맑! - 이 샤꾸는 자신의 니즈 외에는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다

여름이 되면 고양이들이 전반적으로 입맛을 잃곤 하는데

웨헤헷! 웃는 듯 보인다. 걱정 많고 겁 많은 집사를 비웃는 것이냐? - 하지만 여름이 되면 고양이들이 전반적으로 입맛을 잃곤 하는데 벌써 이러면 다가오는 여름에는 또 어쩌자는 말이냐...

경철이 걱정 말고 네 걱정이나 해라 이 샤꾸야

"야, 너 거기서 그러면 위험해~" - 경철이 걱정 말고 네 걱정이나 해라 이 넘아! 가끔씩 아이가 입맛을 잃는 일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 때마다 며칠 안 가 금새 회복하곤 해서 무사히 지나오긴 했지만 알마 전 이러다 죽겠다 싶을 만큼 집사가 앓았던 일과 더딘 회복 때문에 더 불안한 것일까

고양이들이란 태생 부터가 함부로 또는 섣불리 대할 수 없는 유리그릇 같은 무엇을 가진 존재

갑자기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진 것이 확실한 듯 좀처럼 들어가지 않는 인디언 텐트에도 이렇게 들어가 낮잠도 한 번씩 때려주시고 - 고양이들이란 태생부터가 함부로 또는 섣불리 대할 수 없는 유리그릇 같은 무엇을 가진 존재라 아침마다 감자 갯수, 크기를 점검 하는 등 노심초사하는 일이 일상화 돼 있긴 하지만 내 고양이가 점점 나이 들어간다는 것이 의식되면서부터는 삐끗만 하면 불안에 떨며 꽁무니마다 밥그릇을 들이밀었다 간식을 던졌다가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폭풍 검색으로 확신도 없는 새로운  간식거리와 영양제를 사 들이기도 하는 집사의 생활

고양이들은 정말 몸이 안 좋으면 사람을 멀리 하므로

하지만 집사가 어딘가에 엉덩이만 붙이고 앉으면 여전히 두 녀석 모두 지체없이 달려와 껌딱지 노릇을 하시니 요 며칠은 잠시 컨디션이 흔들리는 것이려니 억지 위로를 한다(고양이들은 정말 몸이 안 좋으면 사람을 멀리 하므로) - 말도 않고 모습이 변하지도 않으면서 꼬박꼬박 나이만 들어가는 고양이를 모시는 집사의 마음이란 하루하루가 안개 속이며 살얼음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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